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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베스트 글 중 털실내화,를 보고

옛기억 조회수 : 4,130
작성일 : 2024-10-31 18:49:31

저희집은 정말정말 가난했어요

천장에 쥐가 우다닥우다닥 뛰어다니는 집에서 살았는데

비가 오는 날에는 천정에서 물이 새서 한방울씩 똑똑

떨어지니 아버지가 비닐 큰 걸 천정에 받쳐놓기도 하셨죠

지금 든 생각이 비로 천정이 젖으면 혹시

쥐가 방으로 떨어질까봐 그랬던건가 싶네요 ㅠ

 

정부에서 배급?주던 밀가루 받아먹던 집이었고

엄마는 일찍 돌아가셔서 열살에 새엄마 오셨고

아버지는 길거리에서 장사하며 하루 벌어 먹고 사는..

누가봐도 못살며 이래저래 불쌍한 아이였어요

 

근데 5학년 겨울 시작할때 그 새엄마가 

털실내화를 사 준거에요

아이를 못낳아 모성애도 모르고 퉁명스러웠던 새엄마가

어느날 하얀털 끝에 살짝씩 보라색이 입혀진 실내화를

사들고 온거죠 너무 좋아서 가슴이 막 부푸는 기분으로

다음날 학교에 갖고가 신었는데

 

같은 반 남자 아이 ㅊㅂ가 난로 근처에서

발을 뻗고 있는 내게

..발 치워 신발 타...나직하게 말하는데

뿅 가서 그 아이를 당장 좋아하게 됐었어요

ㅋㅋㅋㅋㅋ

그러곤 얼마 안되어 겨울방학이 시작됐는데

그 아이가 너무 보고싶어 그 아이 집앞을 왔다갔다 하다가

크리스마스에는 선물을 사서(공책이었던것 같아요ㅋㅋ)

그 아이 집 안에 던져두고!!! 하튼 그후로 한참을 콩닥대며 지냈어요

저혼자 짝사랑이며 첫사랑이었네요 ㅋㅋ

 

딸의 막말? 글을 읽으며

장사하고 온 아버지에게 반찬값 조금씩 타쓰던 엄마가

제게 고운 털실내화를 사줬었구나 새삼 고맙고

잠깐이지만 눈물 글썽했네요

두분 다 돌아가셨으니 감사의 말을 82에 ㅎㅎ

 

마무리 안되네요ㅋㅋ 

즐거운 저녁 시간 보내세요~~~~

 

 

 

 

IP : 121.161.xxx.137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니
    '24.10.31 6:53 PM (59.17.xxx.179) - 삭제된댓글

    중요한 내용이 빠진거 같네요.
    공책 던져놓으신 이후로는 어떻게 됐어요?

  • 2. ㅇㅇ
    '24.10.31 6:54 PM (59.17.xxx.179)

    중요한 내용이 빠진거 같네요.
    공책 던져놓고 짝사랑으로 그냥 끝난거에요?

  • 3. ㅜㅜ
    '24.10.31 6:54 PM (125.132.xxx.178)

    저까지 눈물이 핑…
    그 새엄마도 그때는 아직 어린 나이고 고생스러워 마음을 잘 포현못해 퉁명스러우셨나 봅니다. 그래도 이렇게 좋게 기억해주시는 원글님 마음이 고맙네요.

  • 4. ..
    '24.10.31 6:55 PM (211.243.xxx.94)

    아웅 .대담한 초딩이였네요.
    공책으로 맘도 표현할 줄도 알고..
    털실내화처럼 맘이 몽글몽글...

  • 5. ㅇㅇ
    '24.10.31 6:58 PM (211.234.xxx.195)

    정말 살기 힘들었던 시대였죠 엄니가 쌀독에 쌀 떨어질까봐 무서웠다고..지금은 하늘나라가신 엄니 그래도 그때는 젊고 건강하셨었는데..ㅠㅠ

  • 6. 털실내화
    '24.10.31 7:05 PM (122.36.xxx.14)

    원글님은 츤데레 스타일을 좋아하나봐요
    퉁명스러워도 그 속에 담긴 정을 좋아하는
    애들은 확실히 환경보다 감정에 더 지배를 받나봐요

  • 7. ㅡㅡㅡㅡ
    '24.10.31 7:09 P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어휴
    또 이런 뜻하지 않은 감동을.
    부모님도 원글님 덕분에 행복하셨을거에요.
    사랑 많이 받고 자란 원글님,
    행복하세요.

  • 8. 히히
    '24.10.31 7:11 PM (121.161.xxx.137)

    선물만 넣고 제 이름은 안썼죠
    그래서 이 세상 저만 아는 일로 남았슴다ㅋㅋ
    아 저 초딩때 겁나 멋졌었네요

    몇년 전 밴드가 유행일때 초등 동창들한테
    연락이 왔었어요 6학년 반창회에 가입을 했고
    나가서 만난 적 있는데 저는 그렇게 한번을 나갔고
    다른 반 아이들과도 만남을 갖던 친구에게
    다녀올때마다 물었죠 ㅊㅂ왔니? ㅋㅋㅋㅋ
    그 아이도 딱 한번 왔더래요
    잘 늙어가는거 같더라는 말이 참 좋았습니다
    직접 본 것보다 더!!!

  • 9.
    '24.10.31 7:14 PM (88.65.xxx.2)

    소설 쓰셔도 잘 쓰셨을 것 같아요.

    ㅊㅂ라니 춘배? 충빈? 철빈?

  • 10. 맞아요
    '24.10.31 7:18 PM (59.7.xxx.217)

    가끔 그런 선물도 받아야 좋은데.. 그분은 진짜..

  • 11. 나는나
    '24.10.31 7:33 PM (39.118.xxx.220)

    찬범이 일까요? ㅎㅎ

  • 12. ㅇㅇ
    '24.10.31 7:39 PM (113.131.xxx.169) - 삭제된댓글

    찬배,칠보,찬범,춘범,춘배...

  • 13.
    '24.10.31 7:41 PM (125.135.xxx.232)

    창배일 듯ᆢ

    ㆍ창배왔니?ᆢ
    이 물음에 느닷없이 가슴이 설레어져서
    나으 창배는 잘 살고 있는지?
    보고 잡네요ᆢㅊㅂ야

  • 14. 털실내화에
    '24.10.31 7:46 PM (88.65.xxx.2)

    난로가 등장하는거 보면 70년대 같은데
    찬범이란 이름은 너무 세련되었네요.

    춘배, 창배, 철범 이런 이름 같아요. ㅋ

  • 15. ㅎㅎ
    '24.10.31 7:57 PM (211.34.xxx.79)

    춘복이도 있음

  • 16.
    '24.10.31 7:59 PM (61.39.xxx.156)

    저 눈물 핑 돌았는데
    댓글보고 쏙
    춘배는 앙대요
    원글님 남주 이름은 비밀로 간직해주세요:)

  • 17. 네네
    '24.10.31 8:12 PM (88.65.xxx.2)

    그냥 찬범이로 ㅋㅋ


    춘복,창배,춘배, 창복이는 넣어둘게요 ㅋㅋ

  • 18. 동화
    '24.10.31 8:13 PM (121.128.xxx.105)

    같은 이야기 좋아요.

  • 19. 아아
    '24.10.31 8:14 PM (121.161.xxx.137)

    이 귀여운 82여인들
    사랑합니다♡

    네 비밀로 할게요
    근데요 깜짝 놀랐지모에요
    언급하신 이름들 중에 있어요 ㅋㅋㅋㅋ

  • 20. 춘배
    '24.10.31 8:20 PM (88.65.xxx.2)

    춘배 맞죠?

  • 21. ditto
    '24.10.31 8:26 PM (114.202.xxx.60) - 삭제된댓글

    창범이다 ㅎ
    겨울 찬바람이 대기하고 있지만 이런 글보면 또 겨울이 기다려져요 밖은 추워도 이런 따뜻한 글 덕분에

  • 22. 어머니
    '24.10.31 8:28 PM (223.38.xxx.64) - 삭제된댓글

    어린 님 두고 먼저 가신 어머니도 마음 아프고
    없는 살림에 새 신 사주신 새어머니도 마음 아파요.
    저기 계신 부모님들도 여기 계신 원글님도 모두 평안하시길요.

  • 23. 레이나
    '24.10.31 8:54 PM (110.12.xxx.40)

    ㅎㅎㅎㅎㅎ
    못산다 진짜
    어린 시절 추억에 몽글몽글 해져서 댓글 읽다가 웃음 터졌네요
    춘배, 춘복...ㅎㅎㅎ
    유쾌하신 분들

  • 24. 창배야
    '24.10.31 9:20 PM (211.243.xxx.85) - 삭제된댓글

    츤데레 창배 !!!
    건강하세요

    그리고 새엄마 제가 다 고맙네요
    저런 소소한 사랑으로 힘든 시간 견디고 또 살아가고 그렇더라구요.

    저도 아빠 생각이 많이 나요.
    (참고로 아빠 아직 살아계심)
    아빠가 돈 벌러 도시에 가서 일주일 만에 돌아오셨어요.
    힘들게 일한 돈으로 막내인 저 주겠다고 운동화 사왔는데 하필 그게 스파이더맨 운동화를 사와서 안신겠다고 울고불고 했던게 생각이 나요. 한참 공주 좋아할 나이였거든요.
    저 어릴 때 진짜 말 잘 듣고 떼 한번 안써서 엄마가 저 거저키운다고 했었던 애라서
    이렇게 울고 불고 하는 거 처음 본 부모님 당황해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냥 저 지켜보고 있었거든요
    아빠 많이 속상했을 듯.
    자고 있으면 아빠가 얼굴 머리 쓰다듬어주는 거 잠결에도 참 좋았더든요.
    제가 지금 그때의 아빠 나이가 되어보니
    부모님의 저런 소소한 사랑으로 살아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25. 리기
    '24.11.1 12:42 AM (125.183.xxx.186)

    창배로 읽혀졌어요..정답이 너무 궁금하네요ㅋㅋㅋ

  • 26. 인생무념
    '24.11.1 11:46 AM (112.169.xxx.139)

    와.. 글 잘쓰시네요. 본인 얘기 더 써주세요. 눈물났어요.

  • 27. ㅠㅠ
    '24.11.6 9:53 PM (220.72.xxx.13)

    새엄마의 그 마음이 읽혀져서 울컥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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