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차 넘어가는데
요새 50대 남편보면 참 짠해요
일중독처럼 일하고,
주말에도 집에서 일끌어안고 끙끙대는 절 보더니
알아서
설거지 하고, 분리수거 하고, 진공청소기 밀고
밤에 옷다리고 가습기 청소하고
그리고 자기 할일 하다가 2시 다되어 자더니
오늘 일찍부터 나가는데
차막힌다고 버스타고 나가더라고요.
오늘 여기저기 다녀야 해서 피곤할텐데.
아침은 원래 안먹어서 해줄게 없지만,
과일이라도 좀 입에 넣어줄걸.
덜렁대는 제가
남편 보조밧데리 충전해놓은 걸 밤에 확 빼놓은 바람에
남편이 아침에 악! 하는데
너무너무 미안하더라고요.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는 했는데
덜렁대는 베짱이같은 나를 만나서 참 고생이 많구나...싶어서
내가 더 착했으면 남편 더 위해줬을텐데 싶고
미안하고 안스러워서
이따가 환하게 웃고 반겨주고 고맙다고 그래야겠어요.
아침에 정신없이 애들 보내고 나니
미안한 마음이 스며드네요.
느지막하게 만나서
늘 한결같이 나에게 잘해주는 ai같은 남편.
저는 칠푼이 팔푼이면서 삽질하며 사는데
남편은 참 공장 기계처럼 멈출때까지 꾸준히 계속 돌아가네요.
내가 앞으로 더 잘해줄게..
남편, 아까 대출 갚는데 보태라고 돈 조금 입금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