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너그러워지기로 했어요

먹성 조회수 : 2,195
작성일 : 2024-10-28 09:57:34

정말 좋아했던 작은 모임이 있었어요 일주일에 하루 한 시간정도 잠깐 보는 모임이에요

간단히 커피나 차랑 다과 즐기면서, 모두 교양있는 분들이라 자랑할만한 데도 자식자랑 본인자랑 하는 분 없고 성실하고 희생적이고 베푸는 성품인 분들이라 인생의 큰 선배 만났다 생각하며 즐겁게 만났었어요

 

그런데 소개로 새로 오신 분이 ,굉장히 말이 직설적이고 무례하고 징징거리는 분이셨어요.제가 제일 막내이다 보니 그분의 지적질, 무례한 언행,끊임없는 징징거림을 다 들어드려야 하는 입장이 되었어요. 한 번은 외모지적이 어찌나 강하던지 제가 그 후로 3일을 정신적으로 괴로웠어요. 그 후부터 그 분을 보기가 괴로운거에요

 

그 분 오기전까지는 명랑하고 웃고 떠들던 제가 ,언젠가부터 입도 닫고 , 표정도 굳고 ,자주 빠지기도 하면서 ,다른 분들께서도 저에 대해 걱정하시는 말들을 하실 정도로 제가 그렇게 그 분을 싫어하고 있더라구요.그래서 모임 분위기를 위해 이제 그만 나가야겠다 결심을 했어요.이런 결심하는 게 참 힘들더라구요.좋아하던 사람들인데,좋아하던 모임인데..

 

하지만 그 새로 오신 분을 보는 게 더 힘들고 괴로우니..그래 내가 이 나이에 싫은 사람 굳이 볼 필요가 있나 ...결심을 하고 나니 허탈하고 씁쓸하고 

 

어제, 가을이 된 것도,가을이 가고 있는 것도 놓치고 있는 것 같아 시간 내서 산책을 하고 ..그러면서도 내내 그 분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으로 우울했는데 ,

올해 들어 내내 먹고 싶었는데 이래저래 사정이 안돼서 못먹고 벼르던 카이센동  주문해 받으니 행복해지더라구요. 맛있게 먹고, 그동안 혈당 체중 관리로 절제하던 예쁜 케이크에, 잠 못잘까봐 안마시던 진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평소라면 사지 않았을 예쁜 블라우스 한 장 사고 나니..그분에 대한 감정이 점점 ..괜찮아지더라구요. 

 

싫어하지 말자. 외모에 자부심이 큰데 점점 늙어가는 모습이 본인 스스로도 괴롭겠지 그러니 온통 관심이 외모에만 쏠려서 타인의 외모에도 집착하는 거겠지,그래서 좋은 외모에 능력있는 성품인데도 주변에 사람이 없고 외로워하잖아 그 분.. 그 분 때문에 나의 좋은 사람들을 잃지 말자..

 

그런 마음이 들더라구요.

 

새삼 우습기도 하구요. 고작 밥 하나에 이렇게 너그러워지는 얄팍한 내 마음이라니..ㅎㅎㅎㅎㅎ 맛있는 밥으로 마음이 풀어지는 경험이 이렇구나.누굴 만나든 밥 대접은 진짜 잘 하자..는 교훈까지 얻었네요 

 

 

 

 

 

 

 

IP : 211.224.xxx.160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10.28 10:01 AM (222.233.xxx.216)

    원글님 정말 성숙하고 속이 깊은 분이시네요

    보통 저 부터가 이 나이먹어서 불편한 인연 엮이지말자 피곤한거 질색이 되는데..
    평회로운 우리모임에 그 튀는 분이 나타나 원인제공을 했는데 그 분을 못마땅해 하는 내 마음을 성찰하시다니 대단하십니다.

  • 2.
    '24.10.28 10:03 AM (223.38.xxx.90)

    전에 읽은기억있는데 그분이 영 진상인가봐요

    다른분들한테는 잘하나요? 전 저한테 기분나쁘게 구는것도 싫지만 분명 그자의 무례함을 보고도 못본척하는 주변인들이 더 괴롭고 환멸감이 들더라구요

    지금은 그리 친하지않은 지인인데 나름 제 맘속 까방권이 있는게 모임에 나르시시스틱하고 웃으며 선넘는 악인이 있었는데 선 넘으며 애공격할때 옆에서 한마디 도와줬었거든요 그게 그렇게 고맙더라구요

  • 3. 저는
    '24.10.28 10:12 AM (61.101.xxx.163)

    돈쓰면 우울이 풀려요.
    세상이 핑크빛이 되구요.ㅎㅎ
    비싼건 못사지만 필요한거,대부분 옷이나 신발이지만, 저렴하게 쇼핑하면 정말 행복해져요.ㅎ

  • 4. 바람소리2
    '24.10.28 10:32 AM (114.204.xxx.203)

    내가 맘이 편하면 더 너그러워지죠
    당연한거에요
    소소히 뭐 사고 맛있는거 먹으면 좀 풀리고요

  • 5. 스마일
    '24.10.28 10:54 AM (211.229.xxx.27)

    잘하셨어요.
    온갖 마음의 동요와 꿀렁거림을 멈추고
    생각을 정리하셨네요.
    칭찬스티커 드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84133 민법 서브노트로 나온 책 추천해 주세요 시험 2025/02/27 486
1684132 한국정부의 중국인대상 혜택 - 가짜뉴스인가요? 14 ㅇㅇ 2025/02/27 1,765
1684131 KBS시청료 중지 8 궁금해요 2025/02/27 2,700
1684130 가짜 다이아 9 Dl l 2025/02/27 2,219
1684129 교사임용고시공부관련 9 .. 2025/02/27 1,942
1684128 GS홈쇼핑 고객정보 158만건 유출…연락처·주소 등 포함 4 ... 2025/02/27 3,157
1684127 컴퓨터화면 녹화 프로그램 어떤게 좋나요? 4 ........ 2025/02/27 592
1684126 주삿바늘 재사용 병원이 있답니다 10 헉스 2025/02/27 3,092
1684125 레몬차 저녁에 먹어도 될까요 2 불면증,치아.. 2025/02/27 1,576
1684124 경제력 차이가 나는 친구를 두신 분들 15 고민 2025/02/27 6,721
1684123 월세 주고 월세 가려는데요 3 세금 2025/02/27 1,508
1684122 친윤라인 경찰들은 죄다 승진 되었군요. 4 .. 2025/02/27 1,321
1684121 딸아이가 딥페이크 법적 대처 어떻게 해야 할까요? 상대측 변호사.. 15 엄마라는 이.. 2025/02/27 3,329
1684120 리스본, 포르투 부모님 효도관광으로 괜찮을까요? 4 .. 2025/02/27 1,520
1684119 겸공특보) 노종면 의원이 입수한 명태 녹취 까는 중 8 2025/02/27 3,043
1684118 90년대 초반 부천에 있는 서울신학대학교 입결은 어땠나요 3 피곤하다 2025/02/27 1,282
1684117 김건희가 조선일보 폐간을 누구한테 말한 걸까요. 14 .. 2025/02/27 4,956
1684116 헤어 저비용 홈케어 방법 알려드려요^^ 37 . . .... 2025/02/27 6,440
1684115 제가 질염인데 남편도 치료하려면 어느과 가야하나요? 2 .. 2025/02/27 2,682
1684114 친구가 아이 담임이 됐는데 7 친한 2025/02/27 5,382
1684113 부산여행 옷차림 5 ..... 2025/02/27 1,462
1684112 미슐랭 식당들 가격이 왜이렇게 올랐나요?;; 6 ㅡㅡ?? 2025/02/27 1,896
1684111 폐경 시 보조제 알고 싶어요. 4 헬프미 2025/02/27 1,704
1684110 패딩코트를 빨았는데 추워질까요? 10 패딩코트 2025/02/27 2,857
1684109 커피에서 차로 취향을 넓혀보고 싶은 사람을 위한 길라잡이 글 (.. 8 깨몽™ 2025/02/27 1,6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