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을 굽고 술도 한잔.
상추와 마늘 풋고추도 싱싱해.
얄팍한 양파는 참소스에 숨죽이고
갓버무린 무생채는 새코로미 신선해.
시작은 좋았는데.
무심코 꺼낸 친척얘기에 발끈한 남편은
입에 모타를 달고 설교를 시작하더니
목소리커지고 다다다다다....
술기운에 완전 탄력받았군.
대꾸몇번 하다가 싸움날까 심호흡하고
묵묵히 듣다가.
자연스레 손가락으로 귓구멍을 막았다.
최대한 머리카락으로 위장하고 하니둘셋.
또 둘셋. 셋넷다섯. 다섯여섯..
얼마나 지났나. 드디어 누그러진 남편 묻는다.
화났어? 기분나빴어?
아니 아니. 그만하자 우리.
그리고 다시 굽는 삼겹살. 역시 맛있군.
남편이 이젠 내게 위로를 건넨다.
난 죽어도 당신이 1번이야.
자식이고 뭐고 해도 무조건 1번은 당신이야.
내 다시 또 복분자술을 꺼내나 봐라.
내가 귀막은건 비밀.
내게도 1번은 남편인거. 그것도 비밀. 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