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후배 이야기

친절과호구 조회수 : 2,827
작성일 : 2024-10-22 10:51:14

회사 후배가 있어요.

오래된 인연인데 살갑고 표현잘하고 그래서 항상 잘해주고 싶은 후배였습니다.

제가 선배다보니 항상 밥도 사고 하소연도 들어주고 주변 사람도 소개시켜주고

나름 서로 각별하다 생각해서 많이 베풀고 지냈어요.

그런데 최근에 이게 뭐지? 라는 생각이 드는 일이 있었어요.

 

이 후배가 차가 없어서

같이 골프 갈 때는 제가 캐디백을 제 차에 싣고 가요.

연습장이 회사 근처거든요.

서로의 집은 극과 극이라

본인은 따로 집 근처나 동선맞는 다른 동반자 통해 오고요.

라운딩 후에는 다시 캐디백을 제 차에 싣고 와서 다음날 연습장에 가져다 줘요.

 

그런데 얼마전

라운딩 끝나고 캐디백을 주려고 퇴근 후 시간 맞춰 연습장으로 나오라 했더니

저보고 자기 이름으로 연습장 카운터에 맡겨달라는 거예요.

그때 순간 벙찌더라구요.

제가 제 것도 아닌 그 무거운 백을 주차장에서부터 연습장까지 들고가서 맡긴다는게

마치 무슨 심부름을 해주는 느낌이랄까요.

 

제가 정색하고

네가 와서 가져가라고 이야기했더니 부리나케 왔더라구요.

 

이 경험 이후로 이 후배가 다시 보였어요.

그래서 이후부터는 이 후배랑은 골프를 잘 안 가요.

사실 아무리 근처라 해도 회사에서 차를 끌고 가서 백을 싣고 내리는 게 따로 시간을 내야만 하는 일이고 여간 귀찮은 게 아니잖아요.

 

그런데 또 어쩔 수 없이 같이 가는 골프일정이 생겼고

저는 뭐 그래도 좋은 마음으로 시간내서 이 친구 연습장가서 골프백 싣고 갔다가 잘 운동했어요.

오늘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같이 점심먹고 연습장에 가져다 주기로 했는데

이 친구가 점심을 간단히 먹고 근처 갤러리를 다녀오자고 하는 거예요.

또 제 차를 이용하는 거죠.

저는 점심도 사고, 골프백도 운반하고, 급기야 기사노릇까지 하는 느낌?

제가 점심에 그럴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

캐디백은 다음에 내려도 되니 너 혼자 다녀와라. 그랬더니

괜찮다고 그냥 점심 먹자고 하네요.

 

이 후배와의 인연이 여기까지인건지, 아니면 제가 좀 예민한 건지 모르겠어요. 

IP : 59.5.xxx.143
1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0.22 10:53 AM (125.177.xxx.20)

    이제는 선을 명확하게 그어야 할 마지막 때입니다

  • 2. ...
    '24.10.22 10:54 AM (112.171.xxx.247) - 삭제된댓글

    점심은 왜 사는거에요?

  • 3. 친절과호구
    '24.10.22 10:56 AM (59.5.xxx.143)

    제가 선배라 주로 사주는 편이에요. 이 친구는 그래도 커피나 쿠키 같은 건 사요.

  • 4. ...
    '24.10.22 10:57 AM (175.212.xxx.141)

    인연 끊을거 까지야
    선을 그으세요

  • 5. ...
    '24.10.22 11:02 AM (119.204.xxx.174) - 삭제된댓글

    자차 없이 라운딩이 가능한지 ,;;;
    주변분들이 다 친절하시네요

  • 6. 늘상
    '24.10.22 11:02 AM (1.236.xxx.114)

    해주던 일들은 고마움을 못느껴요
    당연한게 되서요
    손절할일은 아니고
    지금처럼 불편한건 거절하세요
    아니면 후배캐디백 싣고다니는거 다른짐이 있어서 안되겠다히세요

  • 7.
    '24.10.22 11:02 AM (223.38.xxx.67)

    졸업한지 언젠데 선배라고 끊임없이 사주고 돌봐주나요
    저흰 애저녁에 1/n 해요, 특별히 축하하거나 받을 상황이라 한턱 내는거 아니면

  • 8.
    '24.10.22 11:11 AM (1.236.xxx.93)

    원글님은 할말 다하시면서…그렇게 선 긋으시면서도
    베풀기도 하시고많이 불편하다면 끊어야죠
    제가 선배라면 살갑고 표현잘하는 후배 두는것도 괜찮을것 같아요
    근처 갤러리가는것도 저는 좋아해서 함께 갔을거예요

  • 9. ...
    '24.10.22 11:20 AM (119.193.xxx.99)

    얼마 전에 읽은 글인데
    사람마다 선이 있대요.
    그런데 그 선이 나와 맞는 사람은
    나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않고
    선을 넘지 않는대요.
    그런데 나와 선이 좀 다른 사람들이 있대요.
    좀 모호하거나 아예 선을 못지키거나...
    그런 사람들 중에 그래도 잘 지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 선을 넘을 때마다
    "그러지 마라. 나는 동의할 수 없다."
    라는 식으로 알려주래요.
    그렇게 몇 번 말해서 그 선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잘 지내면 되고 그렇게 여러 번 해도 달라지지
    않는 사람이라면 멀리 하라구요.
    아니다싶으시면 멀리하시던가 아니면
    몇 번 기회를 더 주면서 생각해보세요.

  • 10. 거리
    '24.10.22 11:27 AM (59.10.xxx.5) - 삭제된댓글

    갈수록 내 마음이 불편하다면 거리를 두든지 하세요.
    정색을 하면서 손절하는 것보다 자연스럽게요.

  • 11. ...
    '24.10.22 11:57 AM (39.7.xxx.68)

    후배가 좋은 사람은 결코 아니에요

  • 12. 선맘
    '24.10.22 12:26 PM (118.44.xxx.51)

    나의 마음이 다치지않을 나의 선을 알고, 그 선을 지킬줄 아는게 정서적 독립이 된 사람이래요.
    그 후배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볼때 과한건 있지만, 아주 무례한 사람은 아니니 편안하게 거절하고 편안하게 있는 나의 마음을 만드려고 노력하시는 게 좋을 듯합니다.
    모두가 나의 선과 같은 선을 갖고 있는게 아니니까요.
    그 후배는 다른 부분에서 나보다 더 너그러운 선을 갖고 있을 수도 있죠..

  • 13. ...
    '24.10.22 12:41 PM (222.106.xxx.66) - 삭제된댓글

    솔직히 지인이란건 그걸 잘 이용하는 사람들에게나 필요한거고 대부분 필요없어요.

  • 14. Asd
    '24.10.22 12:56 PM (118.235.xxx.175)

    밥을 자주 사는 이유가 선배인 것 부터가
    정해진 선이 적절치 못한 관계

  • 15. 친절과호구
    '24.10.22 1:10 PM (59.5.xxx.143)

    좋은 말씀 주셔서 감사해요.
    오랜 시간 만나오기도 했고 많은 부분이 서로 통하는 게 있다고 생각해서 격의없이 지낸 것도 사실이에요. 여러 댓글에서 말씀주셨듯 선의 경계가 최근 서로 일치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오래 알아온 귀한 인연으로 생각하고 잘 맞춰볼까합니다.

  • 16. ...
    '24.10.22 2:18 PM (223.38.xxx.254)

    인연끊을거까진 없겠지만
    지금까지해오던 배려는 안하셔도될것 같아요.

    ------제가 정색하고 네가 와서 가져가라고 이야기했더니 부리나케 왔더라구요.-------
    그 후배는 원글님 간 보는것 같아요. 이정도까지햐도 괜찮네? 싶으면 거기까지 하고. 아닌거같으면 후다닥 조심하고...

    쓸데없는 배려를 그만두세요.

  • 17. 에효
    '24.10.22 4:40 PM (122.254.xxx.87)

    원글님~님 느낀 그대로맞고요
    절대 배려같은거 해줄 생각마세요
    진짜 사람이라는게 몇번 친절을 당하다보면
    제아무리 잘난 선배 아니라 지 회사사장도 만만하게
    보이는거예요
    너무 배려를 잘하다보니 이제는 선배한테 명령 비슷하게 되는거죠
    저 선배 그일이후 나를 대하는 태도가 바꼈네~하는걸
    느끼게해야죠ㆍ
    그리고 친한인연은 여기서 끝인겁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8002 오늘 패딩 어떻습니까? 21 .. 2024/10/22 4,121
1638001 박쥐같은 남매맘 5 이런 2024/10/22 2,989
1638000 아들은 엄마를 웃기려는 본능이 있나요??? 13 2024/10/22 2,611
1637999 게시글 올린 사람이 본인이 댓글을 점령해서 쭉 나열하는 건 왜 .. 7 ㅇㅇ 2024/10/22 764
1637998 몸무게 1키로 차이가 커요 9 다이어트 2024/10/22 2,195
1637997 갑상선 수술을 앞두고 고민이 커지네요. 7 ... 2024/10/22 1,723
1637996 스포 있음 로스트 다 봤는데 14 2024/10/22 1,352
1637995 고구마줄기 삶은것 보관기간이요 1 나물 2024/10/22 597
1637994 유방검진-미세석회화 7 궁금 2024/10/22 1,833
1637993 뷔페 레스토랑 둘 중에 어디가 더 낫나요? 2 서울 2024/10/22 1,080
1637992 시나노골드라는 사과품종은 맛있어요? 14 ... 2024/10/22 3,145
1637991 1년 어학연수 다녀오려면 얼마정도 비용이 들까요? 8 .. 2024/10/22 1,679
1637990 양배추 오래되면 겉부분 시커멓게 된거 잘라내고 먹어도 되나요 5 00 2024/10/22 2,097
1637989 현실 파악 안되는 주변 딸 엄마 33 ... 2024/10/22 7,121
1637988 형제들이 첫째누나한테 감사패 만들어주고싶어요 35 2024/10/22 4,421
1637987 이번주 주말 아우터 추천좀 5 ... 2024/10/22 1,083
1637986 베트남 패키지 초1 가격이요 1 궁금 2024/10/22 703
1637985 빅토리아시크릿 무대 10 ㅇㅇ 2024/10/22 2,256
1637984 치아가 늦게 나고 늦게 빠지면 조금 늦게까지 클 수 있나요? 4 치아 2024/10/22 722
1637983 尹 "나와 내 가족, 문제 있을때 편하게 빠지려 한 적.. 25 속보 2024/10/22 4,702
1637982 제주에서 젤멋있는 한곳 16 제주 2024/10/22 3,123
1637981 친목모임에서 영업하는분 ㅠ 5 2024/10/22 1,663
1637980 생취나물, 애호박볶음 얼려도 되나요? 7 집비우기 2024/10/22 557
1637979 40대 후반 162cm에. 몸무게 69찍었네요. 53 ㅡㅡ 2024/10/22 5,298
1637978 홀어머니 발목 병원정보 구합니다. 저는 외국이예요 1 병원 2024/10/22 5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