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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바다처럼 깊은 사랑이 마를때까지 기다리는 이별

... 조회수 : 2,160
작성일 : 2024-10-20 00:15:39

솔직히 연애 한번을 못해보고 선봐서 결혼해서

남편과는 30년째 그럭저럭 남매처럼 잘 지내고있고요

자식 하나 있고  부모님 살아계시고요  

업둥이 냥이들 셋이랑 살아요.

 

악뮤의 어떻게 이별까지 사랑하겠어  제 최애곡인데 한강 작가도 이 노래 가사에 울었다고하죠.

저도 이후에 우리 바다같은 깊은 사랑이 다 마를때까지 기다리는기 이별일텐데..  이 부분이 참 슬프고 아름답다고 생각했었는데요 

 

어떤 이별이면 저런 느낌이 들까.. 싶어요.

찬혁의 저 노래 가사엔 연인의 이별이잖아요.

젊을 때 몇 년 사랑하는 연인과의 이별이 저렇게 아플수가 있나요? 

 

전 저 가사를 들었을때 평생을 그리워하는 사랑

죽어야 비로소 끝이나는 기다림과 그리움이어야 가능한 이별이라 생각들었거든요.  

 

제게 그런 사랑은 자식이어야 가능하다 생각되고

부모님도 넘 사랑하지만 주위에 보면 효자 효녀들이라도 부모님 보내고 3년 정도 지나니 슬픔이 많이 가시는 것 같아서 저도 결국 그러리라 생각되고요

남편도 글쎄 어떨땐 미워죽겠을때도 있으니 잘 모르겠고  냥이들도 10년 키워  자식같으니 많이 그리울 듯 하긴한

 

암튼 어떤 사랑이면 저런 슬픔을 느낄까..  젊은 찬혁이 저런 가사를 쓸 수 있는 게 신기해요.

IP : 14.45.xxx.21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avie
    '24.10.20 12:23 AM (112.152.xxx.23)

    글쎄요..
    어린 시절, 첫사랑 그다음 사랑 지나고 20대 후반~30대 초반쯤 만났던 정말 사랑했던 사람과 헤어졌을 때를 생각해보면 저런 마음도 들었던 것 같아요.
    어린 나이라 당시에 그 사람은 나의 모든 것, 제가 그리던 미래에는 빠지지 않고 있던 사람이라 헤어질 때 참 쓰리고 아팠거든요.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된 건, '시간이 약'이라는 말대로 그 기억이 흐려지고 더는 아프지 않게 되긴 했지만 그때의 사랑은 절대 없어지지 않아요.
    이건 다음 사람에 대한 예의다 아니다의 차원이 아니라 그냥 그렇게 마음에 묻어두고 깊이 어디 덮어두고 살아가는 거더라고요.

  • 2. ...
    '24.10.20 12:34 AM (210.98.xxx.63) - 삭제된댓글

    평생을 그리워하는 사랑은 죽거나 헤어져야 가능합니다.
    뭔가 욕망(그리움)을 느끼려면 손에 잡히면 안되거든요
    인간은 뭔가 쫓아갈때 뇌에서 도파민이 마구마구 분출된대요
    상상하느라... 상상이 현실이 되면 도파민이 뚝 끊기구요
    불같은 사랑 안이루어지면 상상하느라 평생을 그리워하는거고
    이루어지면 익숙하고 심드렁해서 감동도 없어지고...

  • 3. ...
    '24.10.20 12:40 AM (210.98.xxx.63)

    평생을 그리워하는 사랑은 죽거나 헤어져야 가능합니다.
    뭔가 욕망(그리움)을 느끼려면 손에 잡히면 안되거든요
    인간은 뭔가 쫓아갈때 뇌에서 도파민이 마구마구 분출된대요
    상상하느라... 상상이 현실이 되면 도파민이 뚝 끊기구요
    불같은 사랑 안이루어지면 상상하느라 평생을 그리워하는거고
    이루어지면 익숙하고 심드렁해서 감동도 없어지고...
    그래서 조상님들이 남기신 유명한 속담이 있잖아요
    남의 떡이 커보인다는...
    내 것이 아닌 것이 좋아보이는게 인간의 본성
    상상하면 도파민이 나오고 도파민이 나오면 뭔가 흥분되고 기분이 좋거든요
    그래서 사랑노래의 대부분은 못다이룬 사랑에 대한 절절함이 대부분이예요

  • 4. ..
    '24.10.20 12:48 AM (125.186.xxx.47)

    재미난 글이 있는데 읽어 보세요
    =======================
    연애에 대하여 ....................................................... 마광수

    연애에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연애를 위한 연애’이고 다른 하나는‘진짜 사랑에 빠
    져서 하는 연애'이다. 여기서 말하는 ‘사랑’이란 물론 정신적인 사랑이 아니라 관능적
    인 사랑을 가리킨다.

    ‘연애를 위한 연애’가 사람들이 하는 연애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그것은 하도 굶주리다
    보니 마지못해 먹게되는 음식과도 같은 것으로서,‘시장이 반찬’이라는 속담이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진짜 사랑은 ‘관능적 경탄’으로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말하자면 첫눈에 보고 반해야
    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학벌이 어떻고, 집안이 어떻고, 직업은 무엇이고, 성격은 어떤가
    따위의 문제가 고려되어서는 안 된다.

    즉, 상대방에 대한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야 한다. 그러므로 누군가의 소개로 만나게 되
    는 이성은 ‘진짜 사랑’의 대상이 되기 어렵다. 아무래도 선입관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또 소개를 받는다는 것 자체가 이미 ‘사랑에 배고픈 상태’를 전제하는 것이므로, 관능적
    열정에 의한 순수한 직관이 불가능하다.

    ‘관능적 경탄’은 시각에 의존한다. “상대방과 대화를 나누어 보니 감칠 맛이 나더라’나
    “상대방과 키스를 해보니 뿅 가게 되더라”따위와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까 첫눈에 보고
    반하는 사랑은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경탄’에서 출발할 수 밖에 없다. ‘외모’에는 얼굴
    뿐만 아니라 키, 헤어스타일, 화장, 옷차림 등이 다 포함된다. ‘첫인상’이 중요한 것은 그
    때문이다. 첫인상이 모든 연애의 성패를 좌우한다.

    물론 이성을 바라볼 때, 곰보가 보조개로 보이는 식으로 ‘제 눈에 안경’의 원칙이 적용될
    수는 있다. 하지만 어찌됐든 ‘첫눈’에 반해야 한다. “자꾸 만나다 보니 얼굴에 정이 가더
    라’나 “찬찬히 뜯어보니까 고운 얼굴이더라” 가지고는 절대로 안 된다.

    ‘연애’는 ‘부부생활’과도 다르고 ‘우정’과도 다르다. 연애는 정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 아
    니라 관능적 욕구에 의해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부부생활은 성격의 조화라든가 속궁합의 일치라든가 가치관의 일치 같은 것이 주된 성공
    요인으로 작용한다. 우정은 ‘좋은 의논 상대’라든가 ‘털어 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이’
    같은 것 등이 그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하지만 연애에는 그런 요소들이 아무런 작용을 하
    지 못한다.

    연애감정을 지속적으로 불태우기 위해서는 오로지 ‘상대방의 외모에 대한 관능적인 경탄’
    하나만 필요하다. 그러므로 오랜 연애 끝에 드디어 삽입성교를 하게 되면 연애는 대개 끝
    장을 고한다. 속궁합이 안 맞아서도 아니요 권태감이 느껴져서도 아니다. 연애는 그저 ‘바
    라보는 것’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물론 연애기간 중에 같이 블루스 춤을 춘다거나 키스를 나눈다거나 스킨쉽을 통한 애무를
    즐긴다거나 하는 것은, 연애감정에 불을 더 당길 뿐 연애를 끝장으로 몰아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삽입성교는 상대방과 이미 한 몸을 이루어 (다시 말해서 이미 ‘소유’해 버려), ‘군침
    흘리며 바라보는 상태’를 유지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한 남자와 한 여자가 우연히 만나 동시에 첫눈에 반하게 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영화나
    소설에서는 그런 경우가 자주 등장하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멀다. 대개의 연애는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홀라당 반해버리는 형태로 시작된다. 따라서 엄밀히 따져 말하면 진짜 연애는
    오직 짝사랑뿐이다.

    한쪽은 지극정성으로 구애하며 사랑을 하소연하고, 다른 한쪽은 차갑고 냉소적인 눈길을
    보내는 상태가 가장 연애다운 상태다. 상대방의 지극정성에 감복하여 사랑을 받아주면 연
    애는 그 즉시 끝난다. 그러므로 연애는 원칙적으로 비극이다. 사랑을 보내는 쪽에서 보면
    상대방이 사랑을 안 받아주기 때문에 비극이고, 사랑을 받는 쪽에서 보면 귀찮은 애물단지
    가 지긋지긋 괴롭히기 때문에 비극이다. 또 상사상애(相思相愛)하는 사랑이 이루어지고 나
    면 ‘관능적 경탄’의 감정이 식어버리기 때문에 비극이다.

    그렇기 때문에 진짜 연애소설은 결말을 한쪽의 죽음으로 끝낼 수밖에 없다.『러브 스토리』
    나『춘희』는 여주인공의 갑작스런 죽음이 있기 때문에 남자 쪽의 사랑이 지속될 수 있었
    다.『개선문』이나『폭풍의 언덕』도 마찬가지 경우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소설 속에서 남
    자 쪽이 먼저 죽는 경우는 드물었다. 아마도 작가가 대부분 남성들이었고, 여류작가의 경우
    라도 수동적 여성상만 그려서 그랬던 것 같다.

    나는 지금까지 ‘연애를 위한 연애’는 꽤 여러 번 해보았고,‘진짜로 사랑에 빠져서 하는 연애’,
    즉 첫눈에 반해서 하는 연애는 딱 한 번밖에 못 해보았다. 첫눈에 반해서 하는 연애는 물론
    짝사랑의 연속이었는데, 한 10 년쯤 하다가 그만 끝장이 나고 말았다. 그녀가 나의 사랑을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녀와 내가 결혼하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나중에 가
    서는 씁쓸하게 이혼하게 되었지만.....

    나는 유미주의자이기 때문에 ‘연애를 위한 연애’의 상대도 외모를 위주로 골랐다. 하지만
    대개는 무언가 미흡한 구석이 한군데라도 있거나, 관능적 매력이 미칠듯 풍겨나오지는 않
    는 그저 곱상한 외모의 소유자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럴 경우 대화가 통한다거나, 술
    이나 담배 쿵짝이 맞는다거나, 춤이나 애무 쿵짝이 맞는다거나 하는 것 등이 나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주었다.

    연애를 위한 연애를 한 경우, 구애의 기간을 오래 가져본 적이 별로 없다. 미치도록 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한두 번 프로포즈해 보다가 안되면 단념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연애를 위한 연애’의 경우는 흡사 ‘서로 첫눈에 반한 것’같은 같은 양상으로 급하게 시작
    되는 수가 많았다. 하지만 나중에 가서 생각해보면 둘 다 ‘몹시 배고픈 상태’에 있었다는
    것이 연애행위를 촉발시킨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진짜 연애의 경우는 배가 고프든 고프지 않든 무조건 반해버린다는데 특색이 있다. 또 상
    대방이 임자가 있든 없든 무조건 돌진하게 된다는 것도 특색이다. 그럴 경우 그 임자가 애
    인이 아니라 남편(또는 아내)이라면 좀 골치가 아파진다. 아직도 우리 나라엔 ‘간통죄’가
    시퍼렇게 살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자있는 여자 (또는 남자)라 해도 짝사랑의 대상으로만 즐기면 후환이 없다. 또
    그래야만 사랑이 오래간다. 그러나 짝사랑의 고뇌끝에 자살하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을
    보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바로 그런 경우다), 이래저래 진짜 연애란 골치 아픈
    것이다. 그렇지만 평생 동안 진짜 연애를 한 번도 못해보고 죽는다면 그것처럼 큰 비극은
    없다.

  • 5. 지나보니
    '24.10.20 2:17 AM (99.241.xxx.71)

    사랑에 빠져 감정과잉인 젊은 시절에 일기장에 적힌 제 글들보면서 전 손가락 좀 오그라 들던데요.
    인간은 아무 조건없이 누군가를 사랑할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장 본능에 가까운 자식조차 아기때가 십대 반항하는 시절보다 더 예뻐보이는게 인간이죠.

    시나 소설이나 노래에서 나오는 바다같은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해요

  • 6. 어머나
    '24.10.20 3:16 AM (218.54.xxx.75)

    125.186님 감사드려요.
    연애에 관한 흥미로운 글 재밌게 읽게 해주셔서..
    마광수님 글 독특하고 설득되는 내용이네요.

  • 7. ..
    '24.10.20 3:20 AM (106.101.xxx.164) - 삭제된댓글

    그 감정
    따지고 보면 다 자기 자신을 위한 거예요
    타인을 위한 게 아닌 오직 내 감정, 욕망에 충실한 거
    그래서 이성간 사랑은
    허상 그 이상이하도 아님

  • 8. 자기연민
    '24.10.20 8:07 AM (180.227.xxx.173)

    감정과잉
    사랑하는 상대를 위한 것이라기보다 사랑하는 자신을 위한 것.
    가장 순수하다는 엄마의 자식사랑조차
    아이가 무기력하게 의지하는 어떤 수준을 지나면
    아이에게 바라는 게 많아짐.
    내 맘대로 못 이룬 사랑을 가슴절절이 아파하는 사람있고
    원글님말대로 아무리 효자효녀라도 시간지나면 절절한 마음은 흐려지는거지요.
    절절한 순간 노래하고 말하는 것일뿐
    시간을 이기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닥터스트레인지빼고는.

  • 9. ㄴㄱㄷ
    '24.10.20 10:44 PM (124.50.xxx.140)

    마광수님 글 새로운 관점 설득되네요
    재미난 글 올려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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