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작가는 저를 모를테고 저는 다른 사람들처럼 메스컴을 통해서만이 아는
사람이지만 최근 노벨상수상으로 좀 더 알게 된 한 강 작가를 통해서 제가 받은 위안이랄까
안도랄까 그런게 있어서 써봐요.
노벨상의 무게 만큼이나 그걸 받는 사람에게서도 그 상에 걸맞는 삶, 인격, 뭐 그런 거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그렇지만 제가 지금 이 나이까지 살면서 전 자신의 이름값 내지 명성에 걸맞는 인격이나 삶을
보여주고 그래서 실망하지 않았던 분은 딱 한 분 만 봤기에
그것도 국내 아니고 외국에서 저의 박사지도 교수님이 그랬을 뿐 대개는 평소에 하는 말과
그 사람의 삶은 많이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한강 작가에게서는 제가 생각하는 그 사람의 명성과 그 사람의 모습이
유리되지 않은 모습에서도 작품 만큼이나 위안을 받아요.
우리의 삶의 지향점은 물질이 아닐 뿐더러 소망을 하나님 나라에 두고
물질은 중요하지 않고 재물과 내가 가진 모든 것도 하늘 나라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면서
자기는 많은 액수의 사례비와 자식들 외국에 유학시키고 재산에 등등
이런 종교지도자 내지는 사회지도층이라고 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저는 자신의 삶으로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증명해 보이는 사람은 거의 못 본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 자신이 젊을 때 경제적으로 궁핍했던 7,80대 사람들은
지금 아주 돈이 많게 된 사람들 중에 보면 대개는 자기가 지금 얼마나
잘 사는지 자기가 그 돈으로 자식을 얼마나 많이 도와주고 휘두르는지 그런 건 얘기해도
같이 사는 사회에 대한 의식을 가진 사람은 사회적 지위나 과거에 무슨 일을 했던 간에
드물더라구요.
7,80 대 나이 아래 사람들도
이름값 만큼 그 사람이 살고 있는 그리고 살아온 삶에서도 감동 받아 본 사람은 없었는데
한강 작가에게서는 20대 시절부터 지금의 모습까지 제가 감동을 받은 향기가 있어요.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겠지만 서촌의 자택마저도 뭔가 작가에게 너무 어울리고
부자가 죄는 아니지만 이번에 만약에 노벨문학상 받은 작가인데 이러면서 강남의 어느
부촌 아파트에서 인터뷰를 하는 걸 봤더라면 전 그 노벨상을 받을 만큼 글을 쓴
작가에 대한 감동은 조금 덜 했을 것 같아요.
저 분도 글에서 말하고 추구하는 성찰의 세계와는 달리 부동산 투자도 열심히?? 뭐 이런 생각도 할 수 있겠죠.
돈 안되는 독립책방을 운영하며 사는 것조차 그러하고
솔직히 글 쓰는 유명 작가라는 타이틀 떼고 나가서 보면 사람들이 분명히
머리가 그게 뭐냐 저 나이에 화장도 하지 않고 무슨 자신감이냐 아니면
결례라는 말까지 들을 정도로 그런 것과는 거리를 두고 글쓰는 작가의 본업에
충실한 모습이 온 몸에서 느껴지잖아요.
얼마나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 글 쓸려고 그럴려면 몸이 버텨줘야 하니까
근력운동을 다 하겠어요.
노벨상 수상 직후 인터뷰를 하지 않는 이유가 말하는 성찰까지
저런 사람이 있구나, 돈이 가장 최고의 덕목이 아니라 자신이 말하고 쓴 것과
사람이 일치하는 사람 이런 인상을 받아서 그런 사람을 본 것만으로도 잔잔한 기쁨이 된다고 할까요.
뭔가 다 가짜가 판치고 시끄럽고 그래서 세상은 온통 흙탕물이 되었다고 생각했는데
어딘선가 보니 가늘지만 아주 깨끗하고 맑은 묽이 솟아나고 있는 한 지점을 발견한 것과도 같이
노벨상을 받을 정도의 글을 쓰는 그 작가의 능력 그것 외에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의 사람 자체도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가면서
삶으로 보여주는 사회적 리더의 모습이라 감동적이고 드물고 그래서
소중하다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