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박 8일 오하우섬에 다녀왔어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휴양지 중 한군데라 무척 설레고 기대가 컸는데
사실은 도착부터 돌아온 후 곰곰히 생각해봐도
아직 하와이의 매력을 크게 발견하지 못한 것 같아요.
사방이 바다고 무척 맑고 아름다운 해변들이 많았고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겠지만
저에게는 파도가 너무 세서 물에 들어가서 놀기도 어렵고
살이 타는 듯한 땡볕에 모래사장은 좁고 사람들은 너무 많아서
오롯이 바다를 즐기기도 쉽진 않았어요.
물멍 몇시간씩하고 노을이지는 해변은 무척 아름다웠고 여행이 주는 여유로움은 좋았고
물가는 듣던 것보다 꽤 괜찮았고 맛집도 많았고
세계곳곳에서 온 관광객들로 섬이 무척 활기있어 좋았어요.
하와이에서만 살 수 있는 여러 상품들도 무척 다양하고 많았어서 좋았구 재미있었어요.
그런데도 기회가 된다면 다시 오고 싶단 생각은 의외로 들지 않았어요.
아마 몇년새 많이 늘었다는 홈리스들을 곳곳에서 보게되고
쇼핑 센터며 거리 여기저기 불쾌한 오물 냄새들이
하와이에 대한 인상을 좀 반감 시켰던것 같아요.
새로운 곳에 가면 차로 다닐곳도 많지만
이 골목 저 골목 구석 구석 다니는 거 좋아하는 편인데
해뜨면 살이 타들어가는 뙤약 볕에 활동하기 어려웠고
해지면 홈리스 분들 마주칠까 겁나서 호텔이랑 와이키키 쇼핑몰 주변만 돌다보니
맘껏 자유롭게 다니지 못하고 제약이 많게 느껴졌어요.
트레일이나 여행하며 만난 여행객들 중엔
한중일 관광객들이 하와이를 먹여살리는거 아니가 싶게 압도적으로 많았어요.
어딜가도 들리는 한국어가 반가워서 좋더라구요.
보태니컬 가든, 카카오 트레일, 폴리네시안 컬츄럴 센터(PCC)가 특히 인상적이었고
코올리나 해변의 라군도 기억에 남게 좋았어요.
섬이 작은 편이라 동서남북 해안들 돌아보며 뷰포인트 보는 것도 괜찮았어요.
바다 거북 보러가기, 하나우마 베이에서의 스노쿠링
레오나즈 베이커리의 말라사다 도넛, 파알라 카이 베이커리의 스노우퍼프,
마노아 폭포 트레일 등은 나쁘진 않았지만 아주 좋았다고 말하기가 그런게
다시 하라면 구지 이 돈내고, 혹은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거나 줄서며
시간과 노력을 마다할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은 들었어요.
하나우마 베이의 절경은 사실 가까이서건 멀리서건 몇 번을 봐도 놀랍도록 아름답고 좋았어요.
근데 인당 25불씩내고 새벽부터 예약하고
시간받아 줄서서 내려가 기대 엄청했던 스노쿨링이
너무도 별게 없이 거친 파도와 섞인 뿌연 흙 모래와
콩나물 시루같이 빽빽히 부딪히는 사람들만 실컷보다 돌아왔어서
들인 시간과 돈, 노력대비 실망스러웠던 거 같아요.
바다 거북도 스노쿨링도 그냥 관광명소를 위해 만들어진 인위적인 이름인가 싶게 별게 없었어요.
아님 사람들이 너무도 많이 오는 바람에 훼손되어 더 이상 옛날의 그모습이 아닐 수도....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하와이 여행을 고대하고 계시는 분이거나
너무 좋았어서 아름다운 추억만 갖고 계시거나
자주 기회될때마다 다녀오시는 분께는
조금 김빠지는 여행 후기를 남기게 되어 죄송합니다
근데 날씨나 상황 그날 그날의 경험이 다 다르므로
제가 다녀간 이 번주의 하와이가 그저 베스트는 아니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