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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주의자는 줄거리만 읽어봐도 통찰력이 대단한 소설

궁금 조회수 : 3,506
작성일 : 2024-10-13 13:55:51

통찰력이 대단한 소설 아닌가요? 학계에서는 해당 소설이 육식, 가부장제 등에 대한 반항으로 읽힌다고 하는데, 사실 이 소설을 제대로 읽는다면, 몇 가지 테마가 있겠지만

 

(1) 방치: 채식주의를 선언하는 이유, 그리고 거기에 대한 반응 등이 모두 다양하고 일관성이 없어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

 

(2) 절대적인 믿음이 가지고 올 파멸: 절대적인 육식 절제를 선언함으로써 오히려 본능이 저항하고 (새의 피를 핥아 먹는 행위) 끝내는 음식 자체를 거부해 버리는, 죽음을 찬양하기에 이르는 영혜의 어리석음을 비판하는 것

 

이렇게 읽어야 제대로 된 독해 아닐까 생각하는데...

 

그리고 끝끝내 채식주의의 원조인 서구사회가, 여기에서 그리는 그런 흐름을 그대로 타고 있죠. 채식주의로 대표되는 상류층 문화의 지배, 그리고 그것에 대한 반작용으로서 트럼프주의와 백인우월주의의 재등장, 그리고 그것이 서구사회를 위기로 몰고 가는 동시에 동맹국에 위협이 되고 있는...

 

통찰력이 있을 뿐만 아니라 거의 미래 예언적인 소설이라고 보는데...서양애들 입장에선 자기 자신들의 치부를 꼬집었기에 노벨상 안주기 어려운 류의 주제의식...

IP : 1.235.xxx.150
1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독재와폭력의
    '24.10.13 2:02 PM (223.38.xxx.46) - 삭제된댓글

    희생자에 직간접적으로 희생되는, 세대를 거친 폭력의 대물림에 대한 저항과 그 저항에 대한 저항으로 읽었어요.

  • 2.
    '24.10.13 2:04 PM (1.235.xxx.150)

    맞아요 한강을 위대하게 만드는 건 저항이 아니고 저항 자체에 대한 저항인 것 같아요. 물론 이거갖고 유럽인의 구미에 맞춘 부분이 있다고 하면 (...)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지만....핵심은 유럽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 필요로 하는 것은 단순한 채식주의자 선언이 아니고, 우리가 선언하도록 강요받는 것들이 사실 무슨 내용인가를 이해해야 한다는 그거죠.

  • 3. ㅎㅎㅎㅎ
    '24.10.13 2:20 PM (39.123.xxx.83)

    원글님도 통찰력 있으십니다!
    저는 이해가 안되는 작품이었어요 ㅠㅠ

    너무 좋은 작품일테니 부커상을 탔을텐데
    나만 이해를 못하나 싶어 아쉽고 아까웠어요.
    다른 분들 댓글로 자신만의 통찰을 남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4. 어디서보니
    '24.10.13 2:30 PM (58.182.xxx.95)

    외국 한 평론은 가정주부의 우울증으로 인한.. 으로 해석도 하더라고요.

  • 5.
    '24.10.13 2:30 PM (1.235.xxx.150)

    봉준호의 과 맥을 같이 하는 작품으로 보여요.
    다만 기생충이든 채식주의자든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 하는데?"에 대한 답은 사실...없으니 그게 문제.

  • 6. ..
    '24.10.13 2:34 PM (1.227.xxx.55)

    작가가 3년동안 썼었고 그렇게 힘드셨다고 해요.
    인물과 주변 요소들의 이미지를 내면화하는 것이 많이 힘드셨다고... 그 심오한 작가의 메세지를 단 번에 안다면 그게 더 이상할듯요.
    두 번 읽었는데 읽은 후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소설이라 더 좋았습니다. 읽고 생각을 많이 하게되는 책이 곧 사고력이 깊어지는 좋은 책 같다고 생각하는데 채식주의자가 바로 그런 책이라 강추입니다.

  • 7. 사실
    '24.10.13 2:36 PM (1.240.xxx.21)

    채식주의자 하면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게 현실이긴 해요.
    채식을 하겠다는 사람을 존중해주는 분위기는 아니죠.
    소설에선 채식주의자지만 현실에선 보편성에서 벗어난
    모든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그 사람들을 존중하기는 커녕 너는 왜 다른 사람과 다르냐고
    그렇게 살면 안된다고 가르치려드는 우리사회에 대한 풍자라는 생각도 듭니다.

  • 8.
    '24.10.13 2:37 PM (1.235.xxx.150)

    그것도 맞아요. 근데 다른 한편에서는 마치 귀한 작품을 대하듯이 채식주의자를 대상화한다고도 나와 있어요. 한쪽에서는 완전히 대상화하고, 한쪽에서는 이상하다고 몰아붙이고. 그 혼란이 핵심 주제의식인 것 같아요. 양쪽 모두로부터의 소외라고 해야 할까...심지어 채식주의자들끼리도 서로 소외시킬 것 같은 그런 행태.

  • 9.
    '24.10.13 2:38 PM (1.235.xxx.150)

    그 혼란 속에서, 나만의 믿음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광명이 오는 게 아니고...그냥 죽음이 온다. 이거야말로 서구 기독교랑은 완전히 반대의 결을 타는 사고방식. 서양애들은 믿음이 맞다면 광명이 온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전혀 아니라는 것...그래서 서양적 사고방식에 일격을 가하는 소설(사실 소설이라는 매체도 서양에서 탄생한 것이지만) 이니 여러 모로 대단하다고 봐요

  • 10. ;;;
    '24.10.13 4:39 PM (116.32.xxx.155) - 삭제된댓글

    저는 이해가 안되는 작품이었어요 ㅠㅠ

  • 11. 어렵더라고요.
    '24.10.13 4:46 PM (116.32.xxx.155)

    나만의 믿음을 끝까지 밀어붙이면,
    광명이 오는 게 아니고... 그냥 죽음이 온다.

    그 믿음이 보편타당함을 훨씬 넘어선
    극단적인 형태가 되면 그렇다는 건데...
    어쨌든 본인은 원하는 바를 이루었으니(?)
    광명(?)에 이른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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