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마음 속에 독기를 빼고

.. 조회수 : 1,326
작성일 : 2024-10-13 12:54:19

절에 다녀왔습니다.

불교를 좋아는 하지만 저는 아직은 무신론자입니다.

 

불교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으나 도무지 모르겠고

요즘은 유튜브에서 스님의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이 스님은 현대판 원효대사인가 싶어요.

감사하며 잘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절에 가서 이틀을 자고 왔어요.

얼떨결에 저녁예불에 참여했는데 촛불만 켜놓고 스님의 목탁소리와 독경(염불?)을 들으니까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아

-내가 지금 감상에 빠지고 있다고 깨달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사찰 안 여기저기를 마구 돌아다녔습니다.

혼자서도 돌아다니고, 옆방의 할머니와도 함께 다녔습니다.

산에 혼자 올라가도 무섭지 않았고

맨 얼굴에 가득 내리쬐는 햇빛도 좋았고

창호지 바른 문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나뭇잎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가장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혼자여서인지

옆방에 머물던 할머니와도 대화를 했고

일하시는 보살님들과도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짧은 시간 동안 그분들의 삶에 대해 듣기도 했습니다.

저는 친화력이 부족한

나이를 먹어도 아직도 새침하다는 말을 듣는 성격임에도 이번에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었어요.

 

모든 게 다 좋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생각했습니다.

내 안의 독기가 조금은 빠졌구나..

 

분노나 원망의 감정이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그런 독기가 제 안에 가득차 있었나 봐요.

그래서 더 맑고 순하게 더 열심히 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독기인가 ㅋㅋ

데리러 온 남편이 평소보다 더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주어진 오늘을 산다, 그뿐이다.

 

그렇게 살다가 다시 일상의 독기가 쌓이면

다시 그곳을 찾아갈 것입니다.

 

헐렁한 절복을 입고 햇빛과 바람을 쐬며

순한 절밥을 먹고

부처님 앞에 절을 하고

스님의 독경소리를 들으며 예불을 드리고

산속의 적막함에 잠이 들고

종소리와 함께 잠이 깨는 그곳에 가서 순해지고 싶습니다.

 

 

IP : 118.235.xxx.16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피
    '24.10.13 1:38 PM (118.235.xxx.19)

    템플스테이 다녀오셨군요
    종교를 떠나서 템플은 힐링자체고 본인의 모습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 2. 동감
    '24.10.13 1:50 PM (58.29.xxx.163)

    저는 새싹 돋아나는 봄에 제주 한달살기하면서 올레길을 전구간 걸었었는데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가족이 너무 그립고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던, 모든 나쁜 감정들이 씻겨 나가는 그런 시간이었답니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니 그 감정들이 희미해지네요.

  • 3. ..
    '24.10.13 2:30 PM (116.88.xxx.40)

    저도 며칠전부터 하루 한 번 주님의 기도를 필사하고 짧은 묵상을 남겨요.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같아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1531 봄나물에 눈떴어요 11 이와중에 2025/05/10 2,425
1711530 정말 국힘이 아무리 망가졌다지만. 15 심각 2025/05/10 4,529
1711529 고딩 중딩 아들들 있으니 간단하게 못먹음 4 ㅇㅇ 2025/05/10 2,042
1711528 국민의 편에 선 판사들 10 . . . 2025/05/10 4,176
1711527 재협상요? 김문수가 물러날걸요 14 ... 2025/05/10 5,166
1711526 7시 정준희의 토요토론 ㅡ 새로운 대통령실의 조건은? 윤건영 .. 1 같이봅시다 .. 2025/05/10 800
1711525 평소 안하던짓 하면 속이 안좋나요?? 3 ㄴㅇㄹ 2025/05/10 829
1711524 이재명 방명록 글 6 ㄱㄴ 2025/05/10 1,960
1711523 장사 초기인데 자꾸 덤을 줘요 12 장사 2025/05/10 3,866
1711522 고추장이랑 잼 류 버리려고 하는데 1 2025/05/10 1,885
1711521 한동훈 "김문수가 적법한 우리 당 후보" 21 ,, 2025/05/10 3,912
1711520 대학생애들도 연애하며ㆍ 6 요즘 2025/05/10 2,913
1711519 햇반 1개에 김밥 4줄 5 ..... 2025/05/10 3,901
1711518 김문수 가처분 재판부의 워딩 총정리(by 채널A) 6 ㅅㅅ 2025/05/10 2,569
1711517 베디베로 썬글 3 .... 2025/05/10 1,007
1711516 샌드위치 사려다가 맘에 안들어서 재료사와서 해먹었어요 8 저같은. 2025/05/10 2,594
1711515 김앤장 최대 우두머리는 누구일까 14 2025/05/10 5,370
1711514 이와중에 끼리끼리 노는 인간들 ㅇㅇ 2025/05/10 747
1711513 부산해운대 갔다가 놀랐어요 44 .... 2025/05/10 20,604
1711512 남편 49 세인데 초로기 치매 가능성 있을까요 ㅠㅠ 12 Dd 2025/05/10 5,051
1711511 입술안쪽 침띠?가 생기는데 방법있을까요 3 땅맘 2025/05/10 1,140
1711510 냥이 두 마리 키우시는 분~ 3 .. 2025/05/10 946
1711509 커피믹스가 k커피라고 ㅎㅎ 12 ㄱㄴ 2025/05/10 4,275
1711508 카페 업체 실적 현황 (2024) 18 ..... 2025/05/10 4,217
1711507 자매관계 나쁜 intp와 esfp 8 ㅁㅁ 2025/05/10 1,6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