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내 마음 속에 독기를 빼고

.. 조회수 : 1,285
작성일 : 2024-10-13 12:54:19

절에 다녀왔습니다.

불교를 좋아는 하지만 저는 아직은 무신론자입니다.

 

불교에 대한 책을 몇 권 읽었으나 도무지 모르겠고

요즘은 유튜브에서 스님의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이 스님은 현대판 원효대사인가 싶어요.

감사하며 잘 듣고 있습니다.

 

그리고 절에 가서 이틀을 자고 왔어요.

얼떨결에 저녁예불에 참여했는데 촛불만 켜놓고 스님의 목탁소리와 독경(염불?)을 들으니까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아

-내가 지금 감상에 빠지고 있다고 깨달으면서 마음을 가라앉혔습니다.

 

사찰 안 여기저기를 마구 돌아다녔습니다.

혼자서도 돌아다니고, 옆방의 할머니와도 함께 다녔습니다.

산에 혼자 올라가도 무섭지 않았고

맨 얼굴에 가득 내리쬐는 햇빛도 좋았고

창호지 바른 문으로 들어오는 햇살도 좋았습니다.

무엇보다 나뭇잎을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가장 좋았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혼자여서인지

옆방에 머물던 할머니와도 대화를 했고

일하시는 보살님들과도 대화를 할 수 있었어요.

짧은 시간 동안 그분들의 삶에 대해 듣기도 했습니다.

저는 친화력이 부족한

나이를 먹어도 아직도 새침하다는 말을 듣는 성격임에도 이번에는 사람들과 쉽게 어울릴 수 있었어요.

 

모든 게 다 좋았습니다.

 

내려오는 길에 생각했습니다.

내 안의 독기가 조금은 빠졌구나..

 

분노나 원망의 감정이 특별히 있었던 건 아니지만

열심히 살겠다고 다짐하는 그런 독기가 제 안에 가득차 있었나 봐요.

그래서 더 맑고 순하게 더 열심히 살겠다는 결심을 했습니다. 이것은 새로운 형태의 독기인가 ㅋㅋ

데리러 온 남편이 평소보다 더 고맙게 느껴졌습니다.

 

주어진 오늘을 산다, 그뿐이다.

 

그렇게 살다가 다시 일상의 독기가 쌓이면

다시 그곳을 찾아갈 것입니다.

 

헐렁한 절복을 입고 햇빛과 바람을 쐬며

순한 절밥을 먹고

부처님 앞에 절을 하고

스님의 독경소리를 들으며 예불을 드리고

산속의 적막함에 잠이 들고

종소리와 함께 잠이 깨는 그곳에 가서 순해지고 싶습니다.

 

 

IP : 118.235.xxx.165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해피
    '24.10.13 1:38 PM (118.235.xxx.19)

    템플스테이 다녀오셨군요
    종교를 떠나서 템플은 힐링자체고 본인의 모습을 돌아보는 좋은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 2. 동감
    '24.10.13 1:50 PM (58.29.xxx.163)

    저는 새싹 돋아나는 봄에 제주 한달살기하면서 올레길을 전구간 걸었었는데 그 때 이런 생각을 했었어요. 가족이 너무 그립고 지인들에게 고마움을 느꼈던, 모든 나쁜 감정들이 씻겨 나가는 그런 시간이었답니다. 그런데 또 시간이 지나니 그 감정들이 희미해지네요.

  • 3. ..
    '24.10.13 2:30 PM (116.88.xxx.40)

    저도 며칠전부터 하루 한 번 주님의 기도를 필사하고 짧은 묵상을 남겨요.
    마음의 디톡스가 필요한 시기같아서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2228 제시 일행은 미성년자팬을 왜 때린거예요? 18 ㅁㅁㅁ 2024/10/14 8,285
1632227 당근에 부모님집 16 .. 2024/10/14 6,051
1632226 아파트 복도에 개가.. 1 ㅇㅇ 2024/10/14 1,725
1632225 고아의 어릴적 기억 10 .. 2024/10/14 3,568
1632224 삶은 밤으로 차를 만들수 있을까요? 9 지혜를모아 2024/10/14 1,266
1632223 당근도둑 1 ㅂㅅㄴ 2024/10/14 1,880
1632222 요즘 스타킹 뭐 신어야 하나요? 3 순두유 2024/10/14 1,521
1632221 재방송 보고있어요 정숙한세일즈.. 2024/10/14 1,141
1632220 흑백요리사 티라미수 7 당근 2024/10/14 3,913
1632219 불광역 근처 숲세권이라할 주택지 있을까요? 2 부동산 2024/10/14 1,243
1632218 비피하면서 난간에 앉아있던 나비 1 나비 2024/10/14 1,320
1632217 냉동 야채는 어떤가요? 7 궁금 2024/10/14 1,772
1632216 고통없이는 살 안빠져요 20 .. 2024/10/14 7,263
1632215 당근 대화 5 뭘까요 2024/10/14 1,507
1632214 오늘 3만보 넘게 찍었네요 3 ... 2024/10/14 3,163
1632213 나물을 이렇게 먹을 수 있을까요? 10 야채먹자 2024/10/14 2,803
1632212 오늘 환율 왜 그런거죠? 6 오늘 환율 2024/10/14 5,305
1632211 만원의 행복 함께 하신분들 보세요 10 유지니맘 2024/10/14 2,459
1632210 양곰탕 쉽게 끓이는 법 아실까요? 7 국밥 2024/10/14 866
1632209 비문증이 심해지고 머리가 아파요 6 123 2024/10/14 1,911
1632208 밧데리방전으로 출장밧데리 이용 6 ㅇㅇ 2024/10/14 736
1632207 석사지만 간병인 해보고싶어요. 22 , , , .. 2024/10/14 6,794
1632206 세금 관련 잘 아시분 계실까요 세금 2024/10/14 427
1632205 ott 저희 너무 많이 보나요 12 ㅇㅇ 2024/10/14 3,462
1632204 회사에서 하루 공방체험해서 만든가방 촌스러워도 하실건가.. 10 가방 2024/10/14 3,1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