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은 참으로 독보적인 스타일이 있는 작가입니다.
20년도 훨씬 전, 저는 글을 쓰겠다는 핑계로 고등학교를 그만둔 이단아였어요. ㅋ
그 무렵 특히 오정희 소설에 푹 빠져 필사를 하곤 했죠.
(82님들 중 아직 오정희 소설을 읽지 못하셨다면 강추드려요. 그 중에서도 문지명작선 <유년의 뜰>!)
그시절 한강의 첫 단편집 <여수의 사랑>을 읽었던 기억이 나요.
그 뒤로도...그녀의 장.단편들을 그래도 꽤나 읽어왔어요.
근 십년은 제가 생활인으로 자리잡고자 고군분투한 시기라,
한국문단과 좀 멀찍이 거리를 두어왔는데
이번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계기로
이북으로 소유하고 있던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를 연거푸 읽었습니다.
아.
살고 싶다.
훌륭한 예술 앞에서 느끼곤 하던 저만이 감각이 다시 살아나는 순간이었어요.
오랜만에 다시 필사를 하고 싶어졌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살아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