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파김치

조회수 : 1,766
작성일 : 2024-10-13 08:29:58

80중반 엄마가 김치나 파김치를 가끔 보내주세요.

엄마는 반평생을 음식과 관련없는,,

 장사를 하시다가

뒤늦게 주부가 되셨는데.

그니까 제 학창시절 도시락은 늘 부끄러웠어요.

근데 노력은 하셨어요.

없는시간 쪼개 도시락 싸놓고 일 나가셨고

저녁에 아부래기(어묵)같는 도시락 반찬 사들고 오시고..

맛없기 힘든 아부래기가 엄마 손만 타면 고춧가루로 그냥 비벼놓은 질긴 어묵이 되어있고

된장찌개에도 과감히 계란을 풀고

김치찌개는 꽁다리만 모아서 끓이고.

 

전 늘 그렇게 먹어서 그게 이상한줄 몰랐는데

신혼때 남편이 장모님은 왜 된장찌개에 계란을 푸냐고.

김치찌개는 김치를 먹어야하는데 꽁지만 있고 건더기가 없다고.

그래서 제가 알게됐어요.

모든 엄마의 맛이  진리는 아니구나.

 

어제 엄마가 파김치를 잔뜩 해서 보내셨어요.

없는 살림에 비싼파를 사서 보내셨더라구요.

당근 양파 온갖 양념 다 넣어서

정성들여 담그셨어요.

맛이 안났는지 설탕도 듬뿍.

 

잘 받았다 전화 하면서

엄마! 파김치는 간만 맞으면 맛있으니

저런 잡다한 양념 안넣어도 돼,, 라는 말을

꾹 삼키고.

맛있네 잘먹을게 했어요.

남편은 안주고 저만 먹는 엄마김치네요

IP : 58.225.xxx.20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0.13 8:42 AM (115.22.xxx.162) - 삭제된댓글

    엄마는 김치 담그시면서 사위도 염두에 두시고 더 정성들였을 겁니다.
    드시는 내내 엄마의 사랑과 함께하셨으면 좋겠어요.

  • 2. 향기3622
    '24.10.13 8:42 AM (222.236.xxx.131)

    따뜻한 딸이시네요.

  • 3. 00
    '24.10.13 8:45 AM (182.215.xxx.73)

    아이에게 엄마의 요리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 맛이 없어도 맛있죠

    그래도 단맛 쩡한 그 파김치도 언젠가 다시는 못먹을 그날이 오면 그립게 맛있었던 파김치가 될거에요
    바쁘시고 소질없어도, 늦은 나이에 새로 배우는 초보자의 서툼이 가득해도
    그와중에 담긴 사랑은 숙성된 장 만큼 맛있을겁니다

    부럽습니다 엄마가 계셔서

  • 4. 저는
    '24.10.13 9:08 AM (223.48.xxx.225)

    팩폭하는 딸이라서 이러이러하다고 말해요.
    물론 기분이 조금 상하실 수 있으나 현실을 아셔야 발전이 있죠.
    어릴 적에는 몰라서 못했지만 이젠 어른이잖아요.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든 이렇게한게 더 맛있는 거같다고 하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해요.

  • 5. ㅇㅇ
    '24.10.13 9:08 AM (211.58.xxx.63)

    착한 따님이시네요 엄마한테 잔소리를 많이했어서.. ㅠㅠ 어머니맘도 느껴지고 원글님 맘도 느껴져요

  • 6. .....
    '24.10.13 9:13 AM (118.235.xxx.231)

    딸가족을 위해 김치를 해 보내시는 어머님도
    그 마음을 아는 딸도 정마루보기 좋네요.
    어머니가 일하면서 자식들위해 음식하던 그 정성을
    알아서 그런거겠죠.
    짧은 글만 봐도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었는지 알것 같네요.

  • 7. 그래도
    '24.10.13 10:03 AM (211.206.xxx.191)

    제대로 피드백 해드리면 좋죠.
    엄마는 엄마의 요리 세계에 갇혀 있는 분이니까.
    "엄마 파랑 간단 양념만 하면 더 맛있어.
    과유불급이라 저만 먹어요.ㅠ"

  • 8. 어머님이
    '24.10.13 11:08 AM (172.226.xxx.18)

    지나고 보니 더 잘해줄 걸 이런 맘이 드셨나봐요. 애 키우고 일하고 얼마나 바쁘셨겠어요.. 흠 원글님만 드시는 파감치하면, 부침가루 널고 파김치만 넣고 장떡처험 부쳐드세요. 해물 넣으면 더 좋구요. 아무 맛있는 장떡으로 변신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5262 녹차나 루이보스티 같은거 유통기한이요 3 .... 2024/10/13 641
1635261 귀차니즘 엄청난 사람인데 안 씻고는 못 살겠어요. 3 2024/10/13 997
1635260 주말부부인데 일거리갖고 와서 일하는 남편 어떠세요? 40 ㅇㅇㅇ 2024/10/13 3,858
1635259 마녀스프 끓이는중, 카레가루가 없네요. 6 다욧 2024/10/13 922
1635258 Sk통신사에서 10년뒤 편지도착 어제받앗어요!! 4 감동 2024/10/13 1,772
1635257 굳이 밥이아니어도 사람이 살긴하나봐요 6 ㅁㅁ 2024/10/13 2,344
1635256 대학수능날 중고등 학교 가나요? 12 ... 2024/10/13 1,208
1635255 한강 작가 일본 인터뷰 영상 (2020년) 4 ... 2024/10/13 1,347
1635254 마트 와인 중에서 3 뽀르르 2024/10/13 736
1635253 사주에 화.목이 빠져있어요 17 2024/10/13 1,991
1635252 애들간 대화인데요 38 이런게 2024/10/13 4,788
1635251 위고비와 삭센다 효과의 차이가 뭘까요. 16 2024/10/13 2,412
1635250 부모의 재능 물려받기 5 부모 2024/10/13 1,286
1635249 추워지기 시작하면 샐러드는? 2 궁금맘 2024/10/13 1,390
1635248 중식에서 전분역할은? 5 시간없는 죽.. 2024/10/13 601
1635247 한강 작가 노벨상수상 특집 긴급편성 프로 오늘밤 7시에 하네요 6 ........ 2024/10/13 1,787
1635246 어머니 수술후 회복음식 뭐가 좋을까요? 6 Lio 2024/10/13 803
1635245 질문 자동로그인 되어 비번을 알지 못할때 3 시나몬캔디 2024/10/13 397
1635244 댓글에 상처받았다는 이야기들 38 ... 2024/10/13 2,494
1635243 노래 제목이 생각 안나요.., 8 영어동요 2024/10/13 491
1635242 미서부 여행중 4 미국여행 2024/10/13 1,155
1635241 의대교수 집단 이지매로 인한 11 실화 2024/10/13 3,145
1635240 똑!똑!똑! 4 음*** 2024/10/13 668
1635239 기차나 버스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맙시다. 8 ktx 2024/10/13 1,374
1635238 88세 어머님.임플란트 4개.식사문의 3 며느리 2024/10/13 1,0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