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의 파김치

조회수 : 1,855
작성일 : 2024-10-13 08:29:58

80중반 엄마가 김치나 파김치를 가끔 보내주세요.

엄마는 반평생을 음식과 관련없는,,

 장사를 하시다가

뒤늦게 주부가 되셨는데.

그니까 제 학창시절 도시락은 늘 부끄러웠어요.

근데 노력은 하셨어요.

없는시간 쪼개 도시락 싸놓고 일 나가셨고

저녁에 아부래기(어묵)같는 도시락 반찬 사들고 오시고..

맛없기 힘든 아부래기가 엄마 손만 타면 고춧가루로 그냥 비벼놓은 질긴 어묵이 되어있고

된장찌개에도 과감히 계란을 풀고

김치찌개는 꽁다리만 모아서 끓이고.

 

전 늘 그렇게 먹어서 그게 이상한줄 몰랐는데

신혼때 남편이 장모님은 왜 된장찌개에 계란을 푸냐고.

김치찌개는 김치를 먹어야하는데 꽁지만 있고 건더기가 없다고.

그래서 제가 알게됐어요.

모든 엄마의 맛이  진리는 아니구나.

 

어제 엄마가 파김치를 잔뜩 해서 보내셨어요.

없는 살림에 비싼파를 사서 보내셨더라구요.

당근 양파 온갖 양념 다 넣어서

정성들여 담그셨어요.

맛이 안났는지 설탕도 듬뿍.

 

잘 받았다 전화 하면서

엄마! 파김치는 간만 맞으면 맛있으니

저런 잡다한 양념 안넣어도 돼,, 라는 말을

꾹 삼키고.

맛있네 잘먹을게 했어요.

남편은 안주고 저만 먹는 엄마김치네요

IP : 58.225.xxx.20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10.13 8:42 AM (115.22.xxx.162) - 삭제된댓글

    엄마는 김치 담그시면서 사위도 염두에 두시고 더 정성들였을 겁니다.
    드시는 내내 엄마의 사랑과 함께하셨으면 좋겠어요.

  • 2. 향기3622
    '24.10.13 8:42 AM (222.236.xxx.131)

    따뜻한 딸이시네요.

  • 3. 00
    '24.10.13 8:45 AM (182.215.xxx.73)

    아이에게 엄마의 요리는 생존이 걸린 문제라 맛이 없어도 맛있죠

    그래도 단맛 쩡한 그 파김치도 언젠가 다시는 못먹을 그날이 오면 그립게 맛있었던 파김치가 될거에요
    바쁘시고 소질없어도, 늦은 나이에 새로 배우는 초보자의 서툼이 가득해도
    그와중에 담긴 사랑은 숙성된 장 만큼 맛있을겁니다

    부럽습니다 엄마가 계셔서

  • 4. 저는
    '24.10.13 9:08 AM (223.48.xxx.225)

    팩폭하는 딸이라서 이러이러하다고 말해요.
    물론 기분이 조금 상하실 수 있으나 현실을 아셔야 발전이 있죠.
    어릴 적에는 몰라서 못했지만 이젠 어른이잖아요.
    유머러스하게 표현하든 이렇게한게 더 맛있는 거같다고 하든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해요.

  • 5. ㅇㅇ
    '24.10.13 9:08 AM (211.58.xxx.63)

    착한 따님이시네요 엄마한테 잔소리를 많이했어서.. ㅠㅠ 어머니맘도 느껴지고 원글님 맘도 느껴져요

  • 6. .....
    '24.10.13 9:13 AM (118.235.xxx.231)

    딸가족을 위해 김치를 해 보내시는 어머님도
    그 마음을 아는 딸도 정마루보기 좋네요.
    어머니가 일하면서 자식들위해 음식하던 그 정성을
    알아서 그런거겠죠.
    짧은 글만 봐도 얼마나 사랑이 넘치는 가정이었는지 알것 같네요.

  • 7. 그래도
    '24.10.13 10:03 AM (211.206.xxx.191)

    제대로 피드백 해드리면 좋죠.
    엄마는 엄마의 요리 세계에 갇혀 있는 분이니까.
    "엄마 파랑 간단 양념만 하면 더 맛있어.
    과유불급이라 저만 먹어요.ㅠ"

  • 8. 어머님이
    '24.10.13 11:08 AM (172.226.xxx.18)

    지나고 보니 더 잘해줄 걸 이런 맘이 드셨나봐요. 애 키우고 일하고 얼마나 바쁘셨겠어요.. 흠 원글님만 드시는 파감치하면, 부침가루 널고 파김치만 넣고 장떡처험 부쳐드세요. 해물 넣으면 더 좋구요. 아무 맛있는 장떡으로 변신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6494 절임배추하고 김장양념 어디서 사야? 8 배추 2024/11/30 1,665
1646493 수술후 항생제 처방받았는데, 5 수술 2024/11/30 1,060
1646492 피해자 탓하는 심리 4 ... 2024/11/30 806
1646491 지역막걸리는 거기 직접가서 사는 방법 밖에 없나요? 2 바다 2024/11/30 780
1646490 전교생 258명중 253등의 성적표 10 성적표 2024/11/30 4,782
1646489 오늘은 제 생일이자 시모님 생일입니다 13 뉴민희진스 2024/11/30 4,269
1646488 인천 출생아 증가율 8.3% (작년대비) 9 ..... 2024/11/30 1,887
1646487 제가 찍은 사진을 제가 없는 밴드에 올리네요 7 이럴 때 2024/11/30 1,739
1646486 뉴스타파 - 안철수 1등→오세훈 1등… 명태균, 단일화 앞두고 .. 6 ........ 2024/11/30 1,630
1646485 저는 요즘 푸바오 죽순 먹는 모습이 그리 보기 좋더라고요 2 ㅁㅁ 2024/11/30 1,210
1646484 인생 파김치 완성되서 많은데 곁들일 음식은 14 궁금해서 2024/11/30 2,491
1646483 막걸리 여자친구들끼리 여행갈때. 뭐사갈까요? 6 막걸리 2024/11/30 1,186
1646482 녹내장 여쭤봅니다. 3 .. 2024/11/30 1,706
1646481 엄마한테 가스라이팅 당한 거 같아요 9 .... 2024/11/30 3,699
1646480 생굴 먹어도 되겠죠? 16 ㅡㅡㅡ 2024/11/30 3,026
1646479 밥 안먹고 면만 먹어도 5 ... 2024/11/30 1,715
1646478 세상에이런일이..너무나 긍정적인 분이네요 세상에나 2024/11/30 1,373
1646477 caros 캘린더 어플 쓰시는분 있나요? 1 ㅇㅇ 2024/11/30 515
1646476 팔도비빔장하고 메밀국수면 어울릴까요 4 2024/11/30 699
1646475 중국 전기차 자율주행 수준이 대단하네요. 20 우왕 2024/11/30 2,421
1646474 시력교정수술 검안하러가려면 콘텍트렌즈 2 /// 2024/11/30 643
1646473 검사들은 지들이 공무원인걸 잊고 특권을 누리며 살았더만요 13 2024/11/30 1,685
1646472 본의아니게 히든페이스 무대인사 1 hh 2024/11/30 2,458
1646471 들어가도 되나요? 2 오늘 2024/11/30 1,054
1646470 3주이상 집 비울때 보일러 5 추워 2024/11/30 1,6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