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금목서와 억새와 고마리의 계절입니다

vhvh 조회수 : 1,008
작성일 : 2024-10-12 00:23:39

벼가 익어 들판의 색감이  머스타드 입니다

그 곁으로 억새가 피었어요

심란할 때는 농로로 산책을 갑니다

잠시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며

고양이 밥도 챙기고

산속에 유기된 개의 밥도 챙깁니다

가만히 서있는데

바람이 불면서 일찍 핀  억새의 꽃눈이 날아가요

억새는 땅속의 규석을 빨아들여

단단하다고 하더군요

꽃이 날아간 대는 추운 겨울에도

이듬해 봄까지 남아 자리를 지킵니다

물론 땅속 뿌리에서

새싹을 틔울 준비를 하지만

농부들이 너무 우거진다고

논두렁 태우기를 하면서 불이 많이 나요

119도 오고

산으로 불이 번지기도 하고

논두렁을 태우지 말자는

한국어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외국어가 같이 표기된 프랑이  봄 내내  보호수 나무 아래 걸쳐져 있어요

초봄엔 소쩍새가 울고

시끄러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초여름이 시작되더니 매미 소리를 듣다가 갖은 풀벌레 소리와 귀뚜라미 울음 소리에 귀가 먹먹한 

가을로 왔네요

기온이 떨어지면서

이젠 그마저도 들리진 않고

장가를 가지 못한 몇몇의  곤충들이 내는 애달픈 울음 소리만 들려와  짠한 생각이 듭니다

어제부턴

금목서의 향이 감미롭게 동네를 감싸고 있습니다

어떤 노부부가 인정머리 없다고

동네에서 수군대는데

그 부부가 소유한 비싼 땅에  (평당50)

 금목서를 엄청나게 심었는데

가을마다

동네에 향이 번집니다

서울 땅 값에 비하면 껌값이지만

잠시

나무 하나 없는 도시의 콘크리트 냄새보단

금목서의 향이 비싸지 않을까  잠시 웃어봐요

금목서가 지면 은목서가 피고

농로의 하수로에 시멘트를 발라 고마리도 사라지고 있지만

그나마 실개천이 남아있는

옆동네에 가 예쁜 사진도 찍어 줍니다

옆동네 개천에 있는 고마리를 

누구 하나 봐주지 않고 관심도 없지만

저는

예쁜 고마리들이 오래오래

실개천에 남아 있기를 빌어봐요

별빛이 빛나는 밤입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IP : 114.30.xxx.24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
    '24.10.12 12:40 AM (61.80.xxx.91)

    새로 이사한 아파트
    놀이터에 두 그루 옆동 화단에 두 그루
    금목서가 심어져 있어요.

    꼭!
    멋쟁이 여인네 분냄새 같기도 하고
    달콤한 사과향 같기도 합니다.
    종알종알 핀 작은 꽃송이에서
    어쩌면 그리도 좋은 꽃내음을 피우는지요.
    꽃향기에 취해 산책을 자주 나갑니다.

    제발!
    내년에도 탐스런 모습으로 금목서를
    볼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왜냐면 조경을 한답시고 가지치기를 할까봐
    조마조마하거든요.
    금목서 꽃내음을 생각하면서
    행복한 밤입니다.

  • 2.
    '24.10.12 1:20 AM (59.1.xxx.1)

    가을바람처럼 시원하고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을 산책한것 같아요.

  • 3.
    '24.10.12 3:28 AM (49.1.xxx.217)

    금목서 은목서나무에서
    향기가 막 쏟아져요.
    정녕 아름답고 풍요롭고 모든것이 넉넉한
    우리네 가을입니다.

  • 4.
    '24.10.12 6:53 AM (222.101.xxx.57)

    님들 덕분에 어떤꽃인지 찾아보고 왔어요
    고마리는 개울끼고 걷는 산책중에 자주보던
    꽃인데 꽃보다 더 예쁜 이름을 갖고 있었네요
    다음엔 금목서 은목서도 찾아볼게요
    감사합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7243 계시글 꼭 써야하나요 ? 12 Nn 2024/10/12 1,944
1637242 이탈리아 3주여행 거의 막바지입니다. 19 ... 2024/10/12 3,087
1637241 중학생 딸 괴롭힘 당하고 있습니다 46 두아이맘 2024/10/12 5,472
1637240 북한산 초보코스 4 재영맘 2024/10/12 691
1637239 얼굴 베개자국 없애는 방법 6 미스티 2024/10/12 2,016
1637238 저 지금 고양이한테 물렸어요 10 하.. 2024/10/12 2,640
1637237 아침밥 물어보다가 욱했어요 7 짜증 2024/10/12 2,789
1637236 태항산 2 2024/10/12 469
1637235 그냥 행복해질거라고 23 그냥 2024/10/12 3,437
1637234 안세영 선수도 그렇고 한강 작가도 그렇고 6 흠... 2024/10/12 3,954
1637233 고등아이 패드 마음대로하게 내비 두시나요? 7 부모는 힘들.. 2024/10/12 601
1637232 우왕왕왕 에어프라이어 정말 튀김처럼 나오네요! 10 냠냠이 2024/10/12 2,530
1637231 내가 요즘 좋아하는 것 14 요즘 2024/10/12 3,051
1637230 전자렌지에 돌려서 먹을 수 있는 생선구이 알려주세요 2 고등어 2024/10/12 663
1637229 82가 좋은 이유 6 2024/10/12 992
1637228 어젯밤에 오로라 봤어요. 34 ... 2024/10/12 4,781
1637227 책 샀어요 3 @@ 2024/10/12 954
1637226 단어가 생각이 안나는데 16 단어 2024/10/12 1,350
1637225 사건반장 보도, 가수 제시 연예인 생명 끝이네요 35 ㅇㅇ 2024/10/12 24,610
1637224 이 밤에 글이 많이 올라오네요 ㅎㅎ 13 ... 2024/10/12 1,746
1637223 부산 솥밥 맛집 추천 해주세요 2 ㅇㅇ 2024/10/12 597
1637222 중1 아이가 비염이 너무 심한데 지르텍 먹여도 될까요 9 엄마 2024/10/12 1,303
1637221 노벨상 수상 소식 이후 너무 좋은 것 9 2024/10/12 3,569
1637220 내일 인하대 근처 가요 3 인천 2024/10/12 841
1637219 서울나들이 1 기분좋은밤 2024/10/12 4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