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금목서와 억새와 고마리의 계절입니다

vhvh 조회수 : 1,199
작성일 : 2024-10-12 00:23:39

벼가 익어 들판의 색감이  머스타드 입니다

그 곁으로 억새가 피었어요

심란할 때는 농로로 산책을 갑니다

잠시 

심란한 마음을 다스리며

고양이 밥도 챙기고

산속에 유기된 개의 밥도 챙깁니다

가만히 서있는데

바람이 불면서 일찍 핀  억새의 꽃눈이 날아가요

억새는 땅속의 규석을 빨아들여

단단하다고 하더군요

꽃이 날아간 대는 추운 겨울에도

이듬해 봄까지 남아 자리를 지킵니다

물론 땅속 뿌리에서

새싹을 틔울 준비를 하지만

농부들이 너무 우거진다고

논두렁 태우기를 하면서 불이 많이 나요

119도 오고

산으로 불이 번지기도 하고

논두렁을 태우지 말자는

한국어와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외국어가 같이 표기된 프랑이  봄 내내  보호수 나무 아래 걸쳐져 있어요

초봄엔 소쩍새가 울고

시끄러운 개구리 울음소리를 듣고 초여름이 시작되더니 매미 소리를 듣다가 갖은 풀벌레 소리와 귀뚜라미 울음 소리에 귀가 먹먹한 

가을로 왔네요

기온이 떨어지면서

이젠 그마저도 들리진 않고

장가를 가지 못한 몇몇의  곤충들이 내는 애달픈 울음 소리만 들려와  짠한 생각이 듭니다

어제부턴

금목서의 향이 감미롭게 동네를 감싸고 있습니다

어떤 노부부가 인정머리 없다고

동네에서 수군대는데

그 부부가 소유한 비싼 땅에  (평당50)

 금목서를 엄청나게 심었는데

가을마다

동네에 향이 번집니다

서울 땅 값에 비하면 껌값이지만

잠시

나무 하나 없는 도시의 콘크리트 냄새보단

금목서의 향이 비싸지 않을까  잠시 웃어봐요

금목서가 지면 은목서가 피고

농로의 하수로에 시멘트를 발라 고마리도 사라지고 있지만

그나마 실개천이 남아있는

옆동네에 가 예쁜 사진도 찍어 줍니다

옆동네 개천에 있는 고마리를 

누구 하나 봐주지 않고 관심도 없지만

저는

예쁜 고마리들이 오래오래

실개천에 남아 있기를 빌어봐요

별빛이 빛나는 밤입니다

다들 안녕히 주무세요

 

 

 

 

 

 

IP : 114.30.xxx.246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행복
    '24.10.12 12:40 AM (61.80.xxx.91)

    새로 이사한 아파트
    놀이터에 두 그루 옆동 화단에 두 그루
    금목서가 심어져 있어요.

    꼭!
    멋쟁이 여인네 분냄새 같기도 하고
    달콤한 사과향 같기도 합니다.
    종알종알 핀 작은 꽃송이에서
    어쩌면 그리도 좋은 꽃내음을 피우는지요.
    꽃향기에 취해 산책을 자주 나갑니다.

    제발!
    내년에도 탐스런 모습으로 금목서를
    볼 수 있기를 기원해봅니다.
    왜냐면 조경을 한답시고 가지치기를 할까봐
    조마조마하거든요.
    금목서 꽃내음을 생각하면서
    행복한 밤입니다.

  • 2.
    '24.10.12 1:20 AM (59.1.xxx.1)

    가을바람처럼 시원하고 따뜻한 글 감사합니다. 덕분에 가을 산책한것 같아요.

  • 3.
    '24.10.12 3:28 AM (49.1.xxx.217)

    금목서 은목서나무에서
    향기가 막 쏟아져요.
    정녕 아름답고 풍요롭고 모든것이 넉넉한
    우리네 가을입니다.

  • 4.
    '24.10.12 6:53 AM (222.101.xxx.57)

    님들 덕분에 어떤꽃인지 찾아보고 왔어요
    고마리는 개울끼고 걷는 산책중에 자주보던
    꽃인데 꽃보다 더 예쁜 이름을 갖고 있었네요
    다음엔 금목서 은목서도 찾아볼게요
    감사합니다 ~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1905 종가집 김치를 넘 많이 샀는데.. 14 공간 2025/03/22 3,598
1691904 화물차 기사 소개받았는데 수입이나 이미지가 어떤가요? 19 직업 2025/03/22 4,081
1691903 황교익- 황교안 아님 1 답답 2025/03/22 1,080
1691902 최경영 기자 페북글 7 욕나옴 2025/03/22 1,783
1691901 술술 잘 읽히는 책 있을까요? 5 우울 2025/03/22 1,322
1691900 황동주는 찐인것같네요 ㅋㅋㅋ 12 ㅇㅇㅇ 2025/03/22 5,377
1691899 폭싹 영범 엄마보니 예전 존속살인 사건들 생각나더라구요. 4 정신병 2025/03/22 3,132
1691898 초고령자가 넘쳐나는 사회가 되면 일어날 일 15 ㅇㅇ 2025/03/22 4,514
1691897 전두환 후예들과 따로 살고 싶다. 4 파면 2025/03/22 730
1691896 감사원장과 검사들이 왜 탄핵당했는지 아세요? 8 ... 2025/03/22 1,575
1691895 고혈압. 심장조임 대학생 아들 어떤 진료가 필요할까요? 17 ㅜㅜ 2025/03/22 2,389
1691894 자기 관리 안되는 아이 2 자기관리 2025/03/22 1,506
1691893 ktx 로 1.5 시간 거리 친정 2주에 한번 가는거 괜찮죠? 8 dd 2025/03/22 1,539
1691892 미친 서울경찰청 제 정보도 조회했네요 23 윤수괴즉각파.. 2025/03/22 5,613
1691891 윗잇몸에 넓게 두툼하게 부풀어 올라 물집이 생겼는데 12 ........ 2025/03/22 1,514
1691890 국민연금은 6070이 득보는 방향으로 가는군요. 29 2025/03/22 6,352
1691889 65세 오빠가 건강검진 입원했다가 23 윤석열파면 2025/03/22 13,707
1691888 저아래 보건지각(ㅂㅈ)하니, 건기식 4 .. 2025/03/22 1,719
1691887 지금 한강공원 운동 나가는데 옷차림 조언 부탁드려요 2 운동 2025/03/22 1,046
1691886 결혼식에 블랙진 운동화는 좀 아닌가요? 18 착장 2025/03/22 2,972
1691885 토허제 재지정 뉴스나오고 발빠른 대기자들이 9 ... 2025/03/22 1,540
1691884 김성훈 영장심사할 때 검사가 없었대요. 10 .. 2025/03/22 2,224
1691883 구속영장 발부가 이렇게나 어려운거어요 6 ㄱㄴ 2025/03/22 762
1691882 폭싹 속았수다 김선호 엄마역 배우 이름아시는분? 4 폭삭 2025/03/22 4,417
1691881 직장맘인데 저는 이제 주말에 가끔 내킬때만 요리해요 13 ㅇㅇ 2025/03/22 3,1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