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정도 강해졌다싶었는데
아직도 전 멀었군요.
동네에 얼마전에 오픈한 정육점이 있는데
한번가면 4,5만원은 사게 되더라구요.
삼겹살 두근반은 기본으로 사고 소고기 국거리도 사게되고.
사장님의 칼질이 끝나기를 기다리면서
눈앞의 스탠드형 유리진열장안의
밀키트들을 쳐다볼뿐인데
"뭐드려요?? 어??"
성급하게 물어보는 사장님.
제가 뒤를 돌아보니, 마음이 벌써 혼자 급해져서
씨근덕 거리더라구요.
그냥 봤을뿐이라고 하니까,
도마위에 칼이 팍! 내려꽂히는 소리가.
같이 기분이 다운되더라구요.
그 문앞을 지나가기만해도 혹시나 들어오는가싶어
안녕하세요!!라고 큰소리로 벌써 저를 맞이하려고 하고
그런데 돌아서면 금새 이런 일들이 잊혀져서
또 가게안을 들어갔어요.
저녁에 동생도 올거고, 조카가 좋아하는 사시미도 사보니까
또 5만원이 넘어가던데
자주 온듯해서 포인트가 많이 쌓였을거라 생각되어서
오늘은 포인트좀 쓸께요.
라고 했더니,
갑자기 여태까지 기분좋게 답변하시던 사장님이
네??네?
언성이 높아져서 되물어요.
똑같은 대답을 두번씩 하고 써보려고 하니,
1000원쌓였으니 오늘은 못쓴다고 하네요.
기분이 차갑게 식은 사장님은
묵묵히 카드를 결제하고,
왜 난 사장님의 기분을 살피는걸까.
왜..
얼마전엔 서울에서 대전으로 내려올때
모든 기차가 매진이라,
새마을호 입석을 타고 2시간 반동안 서서 왔는데
제가 서있던 자리도 어떤 아줌마가 앉겠다고
주저앉았거든요.
그 옆이 모두 남자들이 주저앉은 자리라,
저는 차마 못앉고 서있다가 맞은편 딸아이한테 가서
서있었어요.
제가 서있던 자리를 당당히 꿰찬 그 아줌마는
다리를 꼬고 뒤에 기대 잠을 자기시작했어요.
또 다음역에서 스트라잎원피스차림의 어떤 아줌마도
자리를 찾아 오다가, 그 남자들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서
온몸으로 자리를 넓혀 앉았어요.
저는 딸과 함께 끝까지 서서 대전까지 왔는데
왜..왜..
제가 너무 소심해서 이런 제가 조용히 화가나요.
그 상황에서 갑자기 생각이 안나요.
그 상황이 지나가고 난뒤면 아, 이랬어야...하는데.
늘 이렇네요.
어떻게 하면 좀 똑똑해질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