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공육을 자주 먹으면 다양한 질병 위험이 커진다. 치매가 대표적이다. 미국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이 43년간 성인 13명을 추적 관찰했더니, 가공육을 하루에 적어도 2인분 섭취한 사람은 한 달에 3인분 미만으로 먹은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14% 더 높았다.
성인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에서도 하루에 가공육을 25g(베이컨 약 한 줄) 섭취하면 치매 위험이 44% 증가한다는 결과가 나온 적 있다. 가공육을 만들며 첨가되는 질산염이 체내에서 니트로사민으로 전환돼 신경 전달 물질과 뉴런을 손상시키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이 밖에도 가공육은 암과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키운다. 맛을 내고 보존 기간을 늘리기 위해 가공하는 과정에서 암을 유발하는 다양한 화학물질이 첨가되기 때문이다. 가공육 속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도 건강 악화에 한몫한다. 특히 암의 경우, 가공육을 매일 50g(베이컨 약 두 줄) 이상 섭취하면 발생률이 18% 증가한다고 국제암연구소가 밝힌 적 있다.
한 주에 스팸 반 캔이 최대 가공육만 덜 먹어도 질병 위험이 두루두루 줄어든다. 앞서 언급한 브리검 여성병원 연구팀에 따르면 가공육 40g(베이컨 약 1.5줄)을 같은 양의 콩이나 견과류로 대체하면 인지 저하 위험이 20% 감소했다. 콩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고 가공육을 덜 먹으면 질산염 섭취량이 줄어드는 덕이다.
영국 애든버러대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 힐 공동 연구팀이 시뮬레이션한 결과, 가공육 섭취를 30% 줄이면 10년간 9만 2500건의 심혈관질환, 5만 3300건의 대장암 발병이 예방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육 섭취량을 30% 줄이는 것은 일주일에 고기 패티가 들어간 햄버거 한 개나 베이컨 10개를 덜 먹는 정도를 말한다.
가공육은 최대한 안 먹는 게 좋다. 미국심장협회에 따르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매주 100g 미만으로만 섭취하는 게 바람직하다. 일반적인 스팸 한 캔의 절반에 해당하는 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