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바쁘셨나싶은 미용실원장님

감기조심 조회수 : 2,245
작성일 : 2024-10-02 23:04:45

비오고난뒤  공기중에 부는 바람결속에

찬기운이 돌아요.

가을이 성큼 다가온거지요.

이런날, 갑자기 다정한 친구랑 

커피숍에서 따듯한 커피라도 한잔 하고싶은데

또 막상 그럴 친구가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서

생각끝에

제가 잘가는 미용실을 가기로 했어요.

흰머리가 서너개씩 보이기 시작하는데다가

앞머리도  몇밀리 자랐는데

그게 은근히 시야를 가렸거든요.

 

미용실이 있는 골목초입에 들어섰는데

 선녀보살이라고 절표시가 그려진 왼쪽건물간판에

매달린 작은 종이 땡그랑 땡그랑

바람이 불자 맑게 울려퍼지고 있었어요.

 

예전엔 보살이라고 하면 탱화그림속 부처님등뒤로 가득 앉아있는

그 수많은 스님들인줄 알았는데

문득,  모든 중생들이 성불할때까지 지옥에  끝까지

남아있겠다는 지장보살에 대한 글을 읽고

마음의 위안을 크게 받은 기억이 다시 또 떠올라

컴컴하고 외로워 보이는 점집앞에서

혼자 또 감동하면서 골목길을 내려갔어요.

 

원장님, 제 어깨에 가운을 두르고 염색약을

꼼꼼히 바르던중

친구분이 찾아오셨습니다.

제가 11시에 갔는데 그전에 파마와 샴푸를 끝내고

가신 아저씨한분이 떠나고 어찌하다보니

시간이 어느덧 12시 반

뒷머리를 잡아당기며 가위질을 하는 원장님손끝이

너무 매섭고 고개가 뒤로 끄덕여지면서 함께 두피의머리카락도 잘려

나가는데 아파옵니다.

아마도 친구분과 점심약속이 있는듯.

 

어찌할까, 말을 해야 할까

망설이는중에 단골미용실 원장님인데

라는 생각만 들고,

이젠 드라이로 머리를 만져주시는 원장님께

송구한 마음까지 들어요.

의자밑에 한껏 흩뿌려진 제 머리칼들

수수빗자루로 쓸어담으며

잘가요.

라고 인사하는 원장님.

 

눈물 흘리지 않고 아픈티 안내고 잘 참았어.

근데, 

두번다신 안갈것같아.

라는 생각을 하면서 집에 가는데

오래전 또 책에서 읽었던 구절 하나가 떠올라요.

이발소에서 머리를 깎고 이발소 주인이

세면대에서 고개를 숙이게 하고 머리를 감겨주는데

샴푸가 안나오니까, 그 샴푸로 머리통을 때렸다고,

아팠다고, 그리고 다시는 그 이발소를 가지않았다는

글을 오래전에 읽었는데

또 위안이 되니 , 다행입니다.

 

 

 

IP : 58.29.xxx.41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에
    '24.10.3 6:42 AM (172.224.xxx.25)

    머리 당기셨을 때 아! 소리라도 내시지요....
    소설속 샴푸통으로 손님마리를 때린건 엽기네요...
    다시는 가지마세요. 손님에 대한 예의가 없는집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1706 한국을 동방예의지국이라고 자랑스러워 하는데 11 ㅇㅇ 2024/11/15 1,421
1641705 감기로 입맛없을때 6 감기 2024/11/15 740
1641704 어제 축구 질문이요 쏘니 2024/11/15 670
1641703 내년고3인데 어제수능분석이 중할까요? 1 내넌고3 2024/11/15 914
1641702 삼성페이 교통카드 찍을때..... 3 삼성페이 2024/11/15 1,138
1641701 현직 보험설계사님 계신가요? 3 어려워서 2024/11/15 724
1641700 저는 신의 목소리를 들었는데도 존재가 믿어지지 않아요 19 신기하다 2024/11/15 3,400
1641699 체대입시 선배님들~ 청심환 먹는게 나을까요 3 선배님들 2024/11/15 655
1641698 애가 시험을 못봐서 밥이 안넘어가요 10 789 2024/11/15 2,987
1641697 맥반석 계란 기내에 가져갈 수 있나요 13 ........ 2024/11/15 1,803
1641696 이사 갈 전세집이 겨울만 되면 세탁기 하수구가 언대요. 13 .... 2024/11/15 1,709
1641695 안팔리던 집 헐값에 11 ... 2024/11/15 4,194
1641694 지금 우크라이나 지원 협의 하는게 말이 돼요?? 8 ... 2024/11/15 1,042
1641693 초등.. 이사가며 학년을 낮추는 것.. 5 엄마 2024/11/15 1,215
1641692 이번 수능 진짜 쉬웠나봐요 14 .. 2024/11/15 5,101
1641691 삼성전자 우선주 분할매수 (2) 3 삼성전자 2024/11/15 1,563
1641690 하겐다즈 큰통 어찌 먹나요 12 Umm 2024/11/15 1,644
1641689 장남이 상전인 집들 많나요? 5 --- 2024/11/15 1,384
1641688 고추가 많아요. 저장용으로 뭘 할까요? 4 ㅇ ㅇ 2024/11/15 647
1641687 꼼짝 하기도 싫네요 4 자꾸 2024/11/15 800
1641686 대학진로 고민 5 고3맘 2024/11/15 719
1641685 대학교는 결석이 좀 쉬운가요? 20 ... 2024/11/15 1,604
1641684 무기력을 떨치고 싶은데 안되네요 5 커뮤 2024/11/15 1,362
1641683 국민들이 한 여인을 역겨워합니다. 저도 역겹습니다. 7 zxcv 2024/11/15 950
1641682 초등 걷기 운동 효과 궁금 2 bb 2024/11/15 8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