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만남

친구 조회수 : 684
작성일 : 2024-10-02 12:21:04

10대,  20대를 친자매도 못나눌 우정을 나눈 친구가 있어요. 둘다 가정이 어렵지는 않았지만, 많이 배우신 특이한 부모님들께 불만이 많아 둘이 의지하며 성장했던 것 같아요. 서로 정말 정서적 공동체였어요.

대학을 졸업하며 친구는 미국으로, 저는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고, 친구는 미국에서 여러모로 좋은 남자 만나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잘 살고, 저도 한국에서 평범한 남자랑 결혼해서 아이들 낳고 잘 살고 있어요.

지금 우리의 나이는 60을 바라봅니다. 

친구는 한국과 인연을 끊고, 원래부터 사이가 좋았던 친정엄마와만 교류를 했어요. 저는 그래도 친구에게 전화하고, 메일도 보내고, 친구를 그리워 했어요.

친구는 전화하면 반갑게 받았고, 메일을 보내면 답장은 했지만 먼저 연락을 한 적은 없어요.

저는 그래도 개의치 않았죠.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친구가 미국 간지 약 20년 만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즈음에 처음으로 한국에 왔어요. 저는 너무 기뻤죠.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저는 조문을 다녀왔고, 친구는 아버지 장례식에 오지 못해서 아버지 산소에 가려고 온 것이었어요.

친구가 머무는 곳으로 2시간 넘게 운전하고 가서 같이 자고, 친구와 친구 아이들 밥도 사주고, 친구 조카들 용돈도 주고, 출국날에는 집도 멀었지만 제 남편과 아이들까지 다 데려가서 밥도 사며 배웅했어요. 이별이 슬퍼서 울컥도 했고요.

그런데 친구는 담담히 갔고, 후에도 연락이 없었어요. 그제서야 그 친구는 이제는 어렸을 때의  우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몇십년 미국 생활동안 제게 먼저 연락 한 번도 없었고, 10년 전 한국방문 때 친구의 아이가 친구 핸드폰에 카톡을 개설 했는데도 카톡 한 번이 없었어요.

제가 카톡을 보내봤더니, 이 카톡은 친정 엄마와만 하는 용도라고 간단히 답이 오고, 그 이후 지금까지 10년 동안 연락이 없었어요.

저는 많이 서운했으나, 그 친구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정리하고 잊고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며칠 전에 엄마 봬러 한국에 잠깐 온다고 그 친구에게 카톡이 왔어요. 만나자고요. 친구가 한국에 오면 지낼 형제 집 근처로 오라고 하더군요. 엄마가 요양병원에 계셔서 돌아가시기 전에 뵈러 오는 것 같아요. 저희 집에서 그곳은 안 막히면 차로 1시간이 조금 넘고요.

생각 같아서는 이제 잊은 친구이니 만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싶은데, 어릴적 친구와의 기억은 그 친구에게 고마운 것들이 많아요. 

이젠 제가 그 친구에게 마음이 떠나 왕복 3시간 운전까지 하며 가서 만나고 싶지는 않은데, 그렇게 하려니 너무 매정한 것 같고...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네요.

 

IP : 27.170.xxx.231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담백
    '24.10.2 12:30 PM (210.222.xxx.62) - 삭제된댓글

    담백한 마음으로 만나고 오셔서
    결정하세요
    섭섭한 마음은 있어도 괴롭힘 당한건 아니잖아요
    기대감 없이 선물 같은거 챙기지 말고 그저
    얼굴만 보고 오세요
    친구한테 무슨 사연이 있었을 수도 있고요
    다녀 오셔서 마응정리 해도 늦지 않을듯

  • 2. ...
    '24.10.2 12:36 PM (59.8.xxx.133)

    맘 가는 대로 하시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4256 물건에 미친 엄마 2 쓰레기 2024/11/24 5,227
1644255 저녁에 국이 없는데... 8 밥때또돌아왔.. 2024/11/24 2,142
1644254 인터넷설치와 에그 중 무엇이 더 나을까요? 2 .. 2024/11/24 1,101
1644253 맥도날드 상하이버거 맛있나요? 2 ㅇㅇ 2024/11/24 1,265
1644252 10년만에 영화관가서 히든페이스 봤어요 7 유우 2024/11/24 3,374
1644251 냉장고 소음 해결. 신기한 경험담예요~~ 6 신기 2024/11/24 3,843
1644250 부부 노후자금 17 겨울 2024/11/24 5,611
1644249 진미채무침이 짤때 4 사랑 2024/11/24 1,089
1644248 전 어릴때부터 부엌일을 도왔어요 11 2024/11/24 2,692
1644247 동탄에 월세를 구하려는데요. 4 ... 2024/11/24 1,676
1644246 정유미 여전히 이쁘네요. 15 얼굴 2024/11/24 5,673
1644245 사실상 내일 대한민국이 부도가 난다고 해도 될정도의 현 4 ㅇㅇㅇ 2024/11/24 3,802
1644244 고양이 참치캔 매일줘도 되나요? 8 애옹 2024/11/24 1,219
1644243 11번가에서 너무 싼 건 사기인가요? 6 ... 2024/11/24 1,760
1644242 엘지가스건조기 사용중인데 고장났어요 11 도움좀이요 2024/11/24 1,263
1644241 말이야 막걸리야? 이말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1 그럼 2024/11/24 1,538
1644240 게으름 끝판왕 참여 2 .. 2024/11/24 1,232
1644239 말이야 방귀야? 이 말 어디서 나왔을까요.? 3 2024/11/24 1,485
1644238 도움요청)눈밑에 시커매진 거 어떻게 해야 하나요? 2 어쩌죠? 2024/11/24 1,182
1644237 자식 본인들이 좋아서 낳은거죠. 29 2024/11/24 3,932
1644236 이혼숙려캠프 인가 11 ㄷㄷㄷ 2024/11/24 4,630
1644235 아팠던친구가 톡을 안보네요 23 2024/11/24 7,298
1644234 조국혁신당 대전 탄핵다방 왔어요. 6 행동하는양심.. 2024/11/24 1,070
1644233 양평 이함캠퍼스 인근 카페, 밥집 .. 2024/11/24 483
1644232 이사가는집 방이 작아요 12 어떻게할지요.. 2024/11/24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