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간병인은 천차만별 복불복인 것 같아요

정말 조회수 : 3,086
작성일 : 2024-10-01 02:13:39

다 그렇다는 얘기는 아니니 간병이나 요양도우미 하시는 분들 기분 나빠하지 마시길 바래요.

 

저는 친정 아버지 돌아가시기 전에 말기암 재발, 의사한테 치료 불가 판정 받고 호스피스로 옮기라는 얘기를 들었어요. 아버지는 죽어도 호스피스는 안 간다 집에서 죽으련다 하셔서 집에 모셨어요. 침대 대여하고 제활용품 물리치료 기구 대여하고 화장실에 지지대도 설치하고 했는데 곧 걸을 수 없게 되셔서 화장실은 사용 안 하셨지만요. 위에 30억 자산가 이야기가 나왔는데 아버지는 재산이 30억 넘었지만 다 부동산이고 사시는 집도 값이 비싸서 역 모기지를 얻을수도 없는 형편. 즉 현금이 없었어요. 매달 나오는 연금은 생활비로 거의 다 썼고 입주 간병인을 부르기엔 좀 빠듯했고요. 사실 날이 얼마 안 남았다니 직장이 제일 안정적인 제가 1년 휴직계를 쓰고 합가해서 간병했어요. 남편도 친정에서 출퇴근하고 아이도 근처 학교로 전학하고요. 의사는 3개월 잘 하면 6개월 남았다고 했는데 아버지가 큰 문제 없이 잘 버텨주셨어요.

 

그러다 제 1년 휴직 기간이 끝나고 저는 직장으로 복귀해야 해서 입주 간병인을 고용했어요. 굉장히 명랑하고 낙천적인 성품의 중년 여성분이었어요. 경험이 많아서 아버지 케어를 확실히 잘 해주시더라고요. 저는 매일 하는 건데도  기저귀 갈아드릴 때마다 쩔쩔 매고 손목도 다치고 잘 씻겨드리지도 못하고 했는데 이 분이 넘겨받고 부터는 아버지가 반들반들 윤기가 도는 것 같았어요. 그러던 어느날 저희집에 30년도 넘게 오신 도우미 이모님이 돌연 그만두겠다고 하셨어요. 가족같은 분이고 본인도 평생 직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셨는데 갑자기요. 이유를 알 수 없어서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도 모르겠고 그래도 저랑 언니가 사정해서 그만두는 건 재고 하시기로 하고 넘어갔는데요.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간병인이 이모님을 그렇게 구박했대요. 저희 집은 부엌에 중문이 있어서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일은 밖에서 알기 어렵거든요. 그 간병인이 이모님한테 했다는 말들 너무 충격적이었어요. 저는 물론 이모님을 믿죠. 30년을 같이 살다시피 한 분인데 한결같고 거짓말 못하는 분인 거 아니까요. 결국 아버지는 간병인의 손에 맡겨진지 6개월 만에 돌아가셨어요. 밤에 주무시다 혼자 돌아가셨고 최초 발견자는 간병인이었고요.

 

제가 해외 출장간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전 장례마치고 돌아왔고 나중에 간병인 분한테 전화해서 그동안 감사했다고 인사드렸어요. 언니가 이미 추가 사례금도 두둑히 드렸다고 저보고 돈을 더 드릴 필요는 없다고 했고요. 근데 제 전화를 받더니 그런 문자를 보내더라고요. 원래 임종해준 사람한테 추가 사례비를 주는 게 관례인데 그걸 가족들이 모르는 것 같아서 얘기하는 거라고요. 임종 사례비? 너무 황당해서 언니하고 의논했더니 말같지도 않은 소리 무시하고 그 여자랑 더 이상 연락하지 말라고 하더라고요. 6개월 동안 이구석 저구석에서 삥땅한 돈도 많은데 아버지한테는 잘 하니 모른 척 하고 넘어갔는데, 돌아가신 다음에까지 또 한 몫 챙길 생각하는 질 나쁜 사람이라고요. 정말 그 선생님 그렇게 안 봤는데, 물론 돈 때문에 그 일 하신다는 건 알았고 돈에 좀 쪼달린다는 얘기를 기회될 때마다 흘리긴 했지만 그 정도인줄 몰랐어요.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속은 모른다더니.

 

이제는 치매이신 엄마 차례라 집에 모시고 보호사님 세 분이 번갈아 오시는데 언니가 매의 눈으로 감시 관리하고 있어요. 한 번 당한 적이 있어서요. 30억으로 사람 부리고 돈 쓰고 죽으면 된다는 생각, 많이 순진하고 구멍이 많은 플랜인 것 같아요

IP : 74.75.xxx.12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의는 하는데
    '24.10.1 2:49 AM (107.77.xxx.169)

    사람은 모두 복불복이랍니다.

  • 2. ....
    '24.10.1 3:58 AM (223.38.xxx.93) - 삭제된댓글

    환자를 맡기는 입장이라 가족들이 어쩔 수 없이
    을이 돼요
    추가사례비 받았다면서 임종 추가사례비를 또
    요구하다니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요

    원글님 고생 많이 하셨어요
    1년 이상 길어지면 가족들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 3. ....
    '24.10.1 3:59 AM (223.38.xxx.93) - 삭제된댓글

    환자를 맡기는 입장이라 가족들이 어쩔 수 없이
    을이 돼요
    추가사례비 받았다면서 임종 추가사례비를
    또 요구하다니 정말 이상한 사람이네요

    원글님 고생 많이 하셨어요
    1년 이상 길어지면 가족들이 너무 지치고 힘들어요

  • 4. ...
    '24.10.1 4:11 AM (42.28.xxx.12)

    맞아요
    어떤사람 만날지몰라요
    저도 간병인이 하루만에 못하겠다고 간 적도 있었어요
    1년간 병원계시게 돼서 ...

  • 5. 그쵸
    '24.10.1 4:12 AM (70.106.xxx.95)

    아무도 몰라요 어떤사람이 올지는요

  • 6. ...
    '24.10.1 5:49 AM (124.5.xxx.71)

    저희 동생 입원했을 때 진짜 나쁜 간병인 봤어요.
    뭐 사러간다하고 뻑하면 자리 비우고
    할아버지 화장실 갈까봐 목마르대도 환자 물을 잘 안줘요.
    말은 청산유수에 싹싹
    말하려고 해도 가족이 잘 안와서 이를 수도 없고

  • 7. ...
    '24.10.1 6:16 AM (121.133.xxx.136)

    요양사도 네,다섯번 바꾸고 좋은분 만났어요

  • 8. ..
    '24.10.1 6:36 AM (221.139.xxx.160) - 삭제된댓글

    저 매장운영 할때 알바 100명 구하면 그중에 사람 노릇 하는건 3-4명 정도 였어요.
    간병인이라고 다를까요?
    인성 좋은 분 만날때까지 계속 바꿔야 하고 또 내가 사람 보는 안목도 있어야 합니다.
    또 좋은 분하고 연이 되면 아낌없이 베풀어야 맞겠다 싶어요.

  • 9.
    '24.10.1 6:41 AM (70.71.xxx.140) - 삭제된댓글

    글쎄.
    호스피스 병동을 권할정도면 말기 암 환자 인데 호스피스 병동에 입원 했을때 평균 생존 기간이 40일 집에 모셨을때 길어야 4개월인데 본인이 잘 해서 1년 이상 모셨고 간병인이 모셔서 언제 돌아가도 이상하지 않으셨던 분인데 6개월 모셨으면 잘 한거 아닌가요? 그 분이 삥땅 했는지 모르지만 그런 구멍을 겆구 계신것도 본인 문제라고 봐요.
    1년 이상 보살 폈으면 돈 들어가는거 잘 알텐데...
    왠지 낲 뒤가 안 맞는 느낌.
    이 글 이 더 불신이네요.

  • 10. 당연한거
    '24.10.1 7:11 AM (118.235.xxx.196)

    아난가요? 그들도 돈벌려고 하는건데 거기다 인성 성실 책임감 돈욕심없길 바라는게 이상해요. 그분이 마지막 돈요구는 황당하지만 직장인들도 아롱이 다롱이 다 있고요 언니분 매의 눈으로 감시 말고 본인이 하시지
    동생부부가 그동안 희생했는데 매의 눈으로 사장이 직원 감시하면 누가 있겠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9887 차량 히터 에어컨 이런거 사용은 3 차궁금 2024/11/18 446
1649886 팔순 안 치르고 돌아가시면 때되서 팔순 크게 치러드려야해요? 23 돌아가신분 2024/11/18 3,232
1649885 미니세탁기 쓰시분 질문이요. 4 ㅇㅇ 2024/11/18 862
1649884 그리운 초이스 쿠키- 일본 모리가나 초이스 쿠키로 사먹어 봤는데.. 5 ㅠ ㅠ 2024/11/18 1,021
1649883 계란 껍데기 건져내는 법 배워왔어요. 8 ... 2024/11/18 2,720
1649882 학대피해아동과 가족의 심리·정서 회복을 도와주세요 2 응원 2024/11/18 399
1649881 지금보면 소름 돋는 2021 국민의힘 경선토론 17 ........ 2024/11/18 2,126
1649880 문과에서 박사까지 하려면... 10 777 2024/11/18 1,439
1649879 수능 본 아이 휴대폰 11 고3맘 2024/11/18 1,749
1649878 마파두부 냉동시켜도 되나요? 4 ... 2024/11/18 329
1649877 무른 김치 2 ..... 2024/11/18 598
1649876 PD수첩 진상 학부모들 다들 보셨나요? 11 2024/11/18 3,060
1649875 싱글.. 괴롭진 않은데 외롭긴 하네요 18 싱글 2024/11/18 3,166
1649874 제가 유방암인데 보험하는지인이 20 ㆍㆍㆍ 2024/11/18 5,613
1649873 맛있는 귤좀 소개해주세요 7 꿈먹는이 2024/11/18 1,119
1649872 이재명 사진에 "신의 사제요, 신의 종이다" 19 .... 2024/11/18 1,529
1649871 진중권을 한심하게 쳐다보는 유시민 9 ㄱㄴ 2024/11/18 2,531
1649870 바디로션바르면 몸이 으슬으슬추워요 3 2024/11/18 1,072
1649869 인생에서 중요한 순위! 15 .. 2024/11/18 3,902
1649868 (넷플)정말 무섭고 재미있는 영화 있을까요? 41 ..? 2024/11/18 2,900
1649867 중학교 외부강의 강의료 11 ㅇㅇ 2024/11/18 993
1649866 부조금 이름 모름 3 ... 2024/11/18 1,082
1649865 강원도리조트 뷰 나오는 아파트살고 계신가요? 5 희망 2024/11/18 1,299
1649864 1/18(월) 마감시황 나미옹 2024/11/18 341
1649863 펌2주 지났는데 컬이 안나와서요, 다시해도 괜찮을까요? 6 펌최소간격 2024/11/18 8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