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도 얼굴도 상관없이 그냥 재밌고 좋은 성격인 남자친구들 사귀었었어요
키도 제각각 얼굴도 제각각
잘 생긴 사람한테는 관심 자체가 없었던거 같구요
좀 곰같고 뚝배기같은 외모나 그냥 투박한 느낌의 얼굴들을 더 좋아했기도 하고..잘생긴 남자에 대해 그냥 아무 생각이 없었어요
저한테 얼굴은 그냥 그 사람의 신체 중 하나일뿐
연예인들 볼 때도 얼굴 잘 생긴거 그게 뭐..잘 생기니 배우하겠거니..
근데 제 친구도 저랑 비슷한 성격이라
우린 남자 외모에 기준 자체가 없는 사람들이구나 하곤 했었고 그래서 저희는 정말 저희가 잘생긴 얼굴에 별 반응이 없는 사람들인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이번 여름에 둘이 영화를 보러 갔었는데 어쩌다 무대인사표를 구해서 갔어요
남자배우가 무대인사왔는데 좀 거리가 있으니까 저랑 친구랑 둘이 어어 잘 생겼네..그러고 쳐다보고 있었는데 이 배우가 갑자기 쭉쭉 올라오더니 저희 자리 바로 앞까지 와서 정말 코앞에서 50센티쯤에서 눈 마주쳤는데 우와 이건 진짜 가까이서 보니까 이게 사람인가 싶게 너무너무너무 잘 생긴거에요
좀 멀리서 볼 때 잘 생긴거랑, 가까이서 보는거랑은 완전 다른 차원으로 잘 생겼더라구요
콧대 엄청 높은데 쭉 뻗고 눈빛도 엄청 초롱초롱한데 빨려들거 같이 깊고
너무 눈부시게 잘 생기니까 얼굴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겠더라구요ㅋㅋㅋㅋㅋ그래서 당황스러워서 옆자리 친구쪽으로 눈을 돌렸는데 그 친구도 눈을 저한테 돌리다가 서로 눈 마주쳤어요
나중에 배우들도 나가고 저희도 나와서 커피마시는데, 제가 왜 너는 걜 안보고 날 봤냐고 했더니 저랑 똑같이 말하더라구요
그냥 내려다볼때는 오오 정말 잘 생겼네 이러고 말았는데 가까이 오니까 너무너무너무너무 잘 생겨서 눈을 마주치니까 어찌할 바를 모르겠어서 당황해서 눈피하느라 절 봤다고
분명 봤는데 기억이 휘발된거 같아서 둘이서 더 봐뒀어야 하는데 왜 우린 그 귀한 시간에 쓸데없이 서로 쳐다봤냐며 웃다 나왔네요
우리가 잘생긴 사람에게 관심이 없었던게 아니라 그간 정말 잘 생긴 사람을 실제로 본 적이 없어서였던거구나 하고 결론 내렸어요
약간 사람아니라 요정, 천사, 엘프를 보고 온듯 했어요
연예인들 꽤 봤었는데 거리가 좀 있었어서 그냥 잘생겼네 예쁘네 감탄하고 끝이었거든요
아주 가까이서 눈 마주치니까 정말 홀리더라구요
특히 눈빛 깊고 좋은 연예인은 눈 마주치면 훅 빨려들어갈거 같은 느낌이 있네요
주말이라 심심해서 그냥 써봤어요
뭐 주접일 수도 있지만 좀 놀라운 경험이었어서..
저도 친구도 좀 덤덤하고 대화할때 목소리도 크게 잘 안내는 성격들인데 그날은 둘 다 평소보다 업되어서 한참 떠들었다는 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