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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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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엄마는 왜 요리비법을 안가르쳐 주셨을까요

오아에우 조회수 : 3,388
작성일 : 2024-09-27 13:21:08

저도 옆에서 엄마가 만드는거 눈으로 보고 맛도 보면서 산게있어서

대충 기억 떠올리고 흉내내서 곧잘 따라하는것도 있지만

가끔 엄마가 하던 그맛이 절대 안날때가 많아서 아쉬울때가 있거든요

나중에 어련히 다할건데 어려서부터 굳이 요리같은거 할필요없다고 생각하신건지 

엄마 왜그랬어요 왜 하나도 안가르쳐 주셨어요 ㅜ.ㅜ

 

김치며 김에 들기름 참기름 발라 재는 방법이며

 

잡채도 야채당면 따로 볶고 무치지 않고 다 때려넣고 첨엔 물이랑 양념장이랑 막 끓이고? 냄비속에서 모두 휘휘 저어주다가? 마지막엔 막 볶다가?ㅎㅎ 진짜 그렇게 만드셨어요 암튼 순식간에 그렇게 만들어 접시에담고 참기름 촤르륵 끼얹어 식탁에 올리는데 따끈따끈 단짠단짠 정말정말 맛있었고요(대체 어떻게 하는거죠?)

명절이나 손님대접할땐 좀 비슷하지만 또 다른 잡채 만드는 방식도 있으셨는데 너무 고급스러워 식구들도 한접시 겨우 얻어먹고 엄마한테 평생 한 서너번 얻어먹어봤네요

 

엄마가 미역국이랑 소고기육개장 하는 방식도 다른집과는 너무너무 남달랐는데 아무리 다른집안 온갖비법 다 따라해봐도 절대 우리엄마 그맛이 아니고요

 

기억을 떠올려보면 엄마는 무심한듯 평범한듯 당연한듯 그냥 만드시는데 늘 요리에 나름의 비법이 있었던것 같았고요

자라면서 식당서 사먹기도 하고 다른집가서 먹어보고 하면서 우리집과 다른집 음식이 많이 다르다는걸 뒤늦게서야 느꼈거든요

 

이곳에도 몇번 글이나 댓글 달았었는데

김밥 단무지를 물에 헹궈 꼭짜서 다시 단촛물에 양념한다던가

카레 마지막 끓을땐 다진마늘 한숟갈 푹떠서 휘휘저어준다거나

뭐 등등이요(이런걸 비법이라 해도되는지 남들한텐 평범한건진 몰라도 나머지 비법들은 저 기분좋을때 또 조금씩 풀겠습니다 ㅎㅎ)

당연한듯 맨날 먹고사니 전혀 몰랐는데 엄마한텐 꼭 음식마다 한두가지씩 킥이 있었던것 같아요

 

집에 따님이든 아드님이든 자녀분들 계시면 아이들 일이나 가사노동 시킨다 생각마시고 가끔 가르치셨음 좋겠어요

짬짬이 레시피북 작성한거 따라하는것도 좋지만 그래도 엄마 옆에서 직접 배우는걸 못따라 가는듯 싶어요

엄마가 떠나시면서 그 맛있는 추억의 음식들도 함께 떠나갔구나 싶어서 문득문득 슬퍼질때가 있네요

 

 

IP : 124.5.xxx.146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ㅠㅠ
    '24.9.27 1:22 PM (223.38.xxx.192)

    너무너무 공감가는 글...

  • 2. ㅇㅇ
    '24.9.27 1:24 PM (118.235.xxx.240)

    그 비법은 미원, 다시다라 안알려주신거 아닐까요? 전 제일 잘한거 엄마 음식솜씨 안배운거.. 다 사먹고 편하게 삽니다. 요리가 즐겁다는 분들 존경스러워요

  • 3. ...
    '24.9.27 1:24 PM (222.101.xxx.97)

    옆에서 20년넘게 같이 산 동서도 그맛 못내던대요
    시어머니 된장 고추장 김치가 예술이었는데

  • 4. mn
    '24.9.27 1:24 PM (49.166.xxx.213) - 삭제된댓글

    엄마는 고수시면서 그걸 평범한 정도라고 생각하셨던거죠. 특별할게 없어. 이런 느낌.
    겸손한 제야의 실력자.
    많이 그리우시겠어요..

  • 5. 울엄마
    '24.9.27 1:24 PM (124.5.xxx.146)

    미원 다시다 절대 안쓰셨어요

  • 6. ㅠㅠ
    '24.9.27 1:25 PM (211.108.xxx.164)

    저는 겉절이요
    그런데 따라해도 그맛이 안나요
    그냥 손맛이 다른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 7. ....
    '24.9.27 1:28 PM (223.39.xxx.120)

    무슨 마음인지 알아요.
    하지만 맛본것도 경험이라고
    엄마가 김치 맛있게 담으시는데 맛보는건 별로 안좋아하셔서 제가 늘 간봤거든요.
    근데 외국나가서 김치 담그는데 간본 세월이 무시못하는지 비슷한 맛을 내려고하더라구요. 남편이 점점 장모님 김치맛이랑 비슷해지고있어 하는거보면
    엄마가 나이드시는게 너무나 느껴지면서
    엄마가 해주신것 중에 내가 좋아하는건 시간날때 배우려고해요. 엄마 안계시면 이제 이거 해줄 사람이 없구나싶은 마음에

  • 8. ..
    '24.9.27 1:30 PM (223.39.xxx.120)

    저희 엄마도 미원, 다시다 안쓰시고
    간장, 고춧가루 엄마가 담근 똑같은건데
    제가 하면 달라요. 배워서 해도 달라요.
    불온도, 양념 넣는 타이밍, 익히는 정도 미세한 차이가 바로 손맛인가봐요

  • 9.
    '24.9.27 1:30 PM (211.234.xxx.172)

    장맛이..기름맛이 다르니..
    어찌 그 맛을 내겠나요

  • 10. ㅎㅎ
    '24.9.27 1:33 PM (175.207.xxx.121)

    비법이라고 생각을 안하시는거죠. 맛있다고 어떻게 하는거냐고 물어보면 그냥 이것저것 넣고 무치면돼~ 라고만 하세요. 엄마가 해주는게 맛있어서 요리하실때 옆에가서 보면 또 할때마다 양념도 다르더라는... 왜 다르게 하냐고 물었더니 정해진게 뭐가 있냐? 그냥 대충넣고 무치는거야~~ 하시더라구요. 엄마 손맛이 최고의 양념같아요..

  • 11. 영통
    '24.9.27 1:43 PM (211.114.xxx.32)

    시어머니 오이 소박이
    신혼 초 사이 좋았을 때 얼른 배워 놓았어야 했는데...

    투박한 듯 맛나던 전라도 음식들...
    비법은 조미료였지만
    시간 안 들이고 뚝딱 만들던 실력

  • 12. ..
    '24.9.27 1:45 PM (202.20.xxx.210)

    전 안 배웠어요. 근데 똑같이 해요. 그게 꼭 가르쳐서 배우는 게 아니라 엄마 하는 거 옆에서 보다가 집에 있는 양념들 보면 비슷비슷하고..
    타고 나야 되는 영역 중 하나죠. 원글님 배우셨어도 엄마 맛이랑 다를꺼에요. 음식도 타고 나야됨.

  • 13. 음…
    '24.9.27 1:53 PM (125.132.xxx.178)

    따로 가르치진 않고 밥먹다가 아이가 물어보면 뭐가 들어갔다 대답해줘요. 이번엔 뭐를 넣었다 등등

  • 14. 예전엔
    '24.9.27 1:59 PM (121.151.xxx.172)

    가정요리가 귀하게 대접받을지 몰랐던거죠. 제가 막내라서 자랄때 엄마를 늦게까지 졸졸 따라다닌 엄마 껌딱지였는데 울엄마는 제가 옆에서 따라하거나 거들려고 하면 못하게 했어요. 이런거 잘해봤자 일복만 많아지고 고생하게 된다고 맨날 말리셨어요

  • 15. 가로수
    '24.9.27 2:03 PM (121.166.xxx.48)

    안타깝네요. 얼마나 많은 전통 음식 명인들이 딸에게 전수 안 하시고 가셨을까요. 이젠 모두 사 드시니까 가업으로만 이어지겠지요.

  • 16. 외국
    '24.9.27 2:05 PM (124.5.xxx.146)

    미국인가 유럽은 중산층 이상되는 집안 조건중 하나가
    그 집안만의 내림 음식이 있는가..
    뭐 그런걸 본적 있는데요
    그시절 다른 어머님들도 그렇고
    울엄마도 그런 음식하나하나가 얼마나 귀한지 미처 모르셨던것 같아요
    아 안타깝습니다

  • 17. ㅠㅠ
    '24.9.27 2:08 PM (222.107.xxx.29)

    요리는 엄마가 만드는 모습 보면서 어깨너머로 배운거 많은데
    맛있는 가자미식혜 대놓고 주문하셨던 집 연락처가 없어요ㅠㅠ
    엄마도 만들어 드시다가 나중엔 거기서 주문해드셨어요

  • 18. 둥둥
    '24.9.27 2:11 PM (203.142.xxx.241)

    전라도분인 우리 외할머니가 동네에서 솜씨 좋기로 유명했대요.
    돌아가시면 손만 내 놓고 묻어야 된다고 할 정도로. 요리며, 바느질이며.

    우리 엄마도 뭐든 맛있게 하셨어요.
    무심한 듯 쓱쓱 뚝딱
    아 그 맛이 너무도 그립고 아쉬워서
    매번 형제들끼리 모일때마다 그 귀한 걸 귀한 줄 모르고
    안배웠던 게 아쉽다고들 타박하곤 해요. ㅠㅠ

  • 19. 가족이뭔지
    '24.9.27 2:40 PM (222.100.xxx.51)

    원글 , 댓글 읽으며 가족들 옹기종기 모여앉아
    별것 아닌듯한 집밥 맛있게 먹는 모습 상상되서 흐믓해요
    가족이 뭔지 집밥이 뭔지 행복이 뭔지....소소한게 우리를 행복하게 하네요.
    오늘 대학생 딸과 국밥 한그릇 먹고 햇살 속 걷는데 너무 행복하더라고요

  • 20. 12
    '24.9.27 3:02 PM (211.189.xxx.250)

    엄마한테 어떻게 만드는건지 물어보셨나요?
    저도 엄마가 붙잡아놓고 알려주신 건 없어요.
    그냥 먹다가 이거 맛있는데 어떻게 한거야 물어본다든지, 따로 물어보고 그랬어요.
    그냥 평범하고 하루하루니까 그게 대단한지 모르셨을 수도 있겠지만
    먼저 물어보지도 않는데 알려주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죠.

  • 21. . .
    '24.9.27 3:08 PM (82.35.xxx.218)

    저는 엄마는 일하느라 바쁘고 할머니가 살림 다 하셨는데 진짜 음식 잘하셨어요. 그때 못배운게 한이에요. 지금도 요리하다 궁금한게 많아요ㅠ

  • 22. ㅇㅇ
    '24.9.27 3:11 PM (210.126.xxx.111)

    저 며칠전에 요즘은 대를 이어 음식을 전수하는게 사라질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옛날에는 딸이 음식잘하고 일 잘하면 시집가서 일 덤탱이 쓴다고 일부러 가르치지 않았던 것도 있잖아요
    대신 시집가서 시어머니한테서 음식을 배웠던 것 같은데
    요즘은 결혼전에도 결혼후에도 음식을 배울 겨를이 없게 된 것 같아요
    고모는 동치미를 그렇게 맛있게 담궜고
    엄마는 얼간이배추 물김치를 참 맛있게 담궜는데
    둘 다 배우지 못했다는 걸 이제야 아쉬워하고 있네요

  • 23. 음식
    '24.9.27 3:38 PM (117.110.xxx.74)

    저도 직장에서 알게된 할머니가 계세요
    태어나서 음식을 먹고 가슴이 찡하게 눈물이 나는 경험을 처음 했었어요
    그 할머니 음식은 이야기 들어보면 일반 조리 과정보다 꼭 한 두단계를 더 거치고 정성스럽게 하신다고 했어요 ~ 타고나야 되는 영역 같아요

  • 24. 등산길에
    '24.9.27 3:42 PM (119.204.xxx.71) - 삭제된댓글

    자주가는 두부두루치기 맛집이 있어요.
    평일에 지인들하고 갔을때 먹었을때랑 주말에 갔을때랑 맛이 좀 달라서
    지켜보니 한가한 평일엔 할머니가 혼자 다 하시고
    바쁜 주말엔 할머니는 부침개 굽느라 바쁘고 두루치기는 딸이 만들더라구요.
    같은 양념으로도 다른맛, 한끝차이가 있는걸 보고 나니
    나도 울엄마 손맛은 영원히 못 따라잡겠구나 포기.

  • 25. 등산길에
    '24.9.27 3:44 PM (119.204.xxx.71)

    자주가는 두부두루치기 맛집이 있어요.
    평일에 지인들하고 갔을때 먹었을때랑 주말에 갔을때랑 맛이 좀 달라서
    지켜보니 한가한 평일엔 할머니가 혼자 다 하시고
    바쁜 주말엔 할머니는 부침개 굽느라 바쁘고 두루치기는 딸이 만들더라구요.
    같은 양념으로도 다른맛, 한끝차이가 있는걸 보고 나니
    나도 울엄마 손맛은 영원히 못 따라잡겠구나 포기.
    저 딸은 평생 먹어왔고 따라해봤을텐데도 할머니 맛은 못냄

  • 26. 맞아요
    '24.9.27 3:57 PM (106.101.xxx.30)

    집안레시피있는집
    넘 좋지요
    딸내미 눈대중으로 매번보더니 저보다 맛나게 만들어요
    평생먹을 자신만의 노하우가 있는거 너무 좋지요
    할머니김장도 배우러갈거래요 김치가 예술이거든요
    이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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