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인간이 제 아버지라는 인간이었는데
자세한 역사는 모르지만
술집여자였던 거 같고요
엄마가 말씀하시진않았지만 (고딩때)
어떻게어떻게 제가 알게되어서 제가 너무 공부도 안 되고 힘들어서 아빠 밖으로 따로 불러내어 펑펑울고 왜그러냐고 난리 쳤고 아빠는 그런 거다 아니라고 미안하다고 절대 오해 할 일 없게 행동하고 엄마한테도 상처주지 않겠다고 약속했고요. 엄마한테는 제가 알고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았어요 새벽같이 학교 가서 다시 한 새벽 한두시에나 독서실에서 돌아왔던 기억이 있고요. 최대한 가족과는 마주치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거 같아요
그렇게 몇주 미칠 것 같았던 어느 날
당시 대학생이던 이모의 딸인 사촌언니를 불러내서
짧지만 제가 겪은 고통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대가 차고 정말 똑똑한 언니는
살면서 그럴 수 있는 거라고 이야기해줬어요. 또 언제든 자기한테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언니의 말들이 잘 기억나지는 않지만 저의 아픔을 온전히 공감해주는 것 같아서 좋았던 기억이나요. 울던 어깨를 감싸주던 손이 기억나요.
저희가 다 같은 동네에 살고있었기때문에
생각지도못하게 해줬던말이
절대로 함부로 니 친구들에게 이야기하지 말라고 이 동네가 좁아서 다 말이 도니까 자기한테만 이야기하라고 했어요.
그러고 나서는 딱히 잘 모르겠어요. 더 이상 아빠에게 실망하고 싶지 않아서 회피했던 거 같기도 하고 대학은 잘 갔고 10년정도 흘러 그렇게 저도 결혼하고 그랬어요. 그때가 고등학교 때였는데... 지금같은 늦여름 초가을 이었어요.
지금은 40대 중반.
그때 사촌언니와 함께 걷던 길이 생각나요
한참 좋은 날씨에 말도 제대로
이어가지 못하고 눈물만 펑펑 흘렸던 거 같아요
우리 엄마는 얼마나 힘든 인생을 살았을까..
그 어려울 때가 지금 내 나이 정도 된 거 같은데..
그러고 사촌언니도 결혼해서 저와 비슷하게 엄청 힘든 일들을 겪고..(지금은 다시 평화로워요) 이모들끼리 이야기하는 것를 들어 저도 잘 알았지만 직접 아는척하진않았어요. 누구에게도...
제가 겪은 일들을
아내로써 제 친구가 겪고있어요.
같은 아픔을 겪은 사람한테는 그래도 조금 이야기할 수 있는 거 같아요..
혼인서약을 지키지 못한 인간같지도않은 배신자 때문에 여자들의 죄없는 고통은 정말 너무 가혹한 거 같아요
날씨가 눈이 부시도록 좋은데 마음 한 켠 은 시려서 두 서 없이 글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