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지난일이고, 지금은 제사 안지내지만
이맘때면 떠오르는 일이 있어요.
시가 동네에서 살았던 신혼때였어요.
시가제사가 3번 (조부모2번, 증조부모 1번),
명절차례까지 5번인데
음식은 첫제사 이후로 저 혼자 다했어요.
시어머닌 그냥 수다만...
오래전 친척들과는 연이 끊겨서
올 손님 없고 제삿상이 평범했거든요.
그리고
시어머니가 본인보다 낫다고 인정할만큼
음식도 잘했구요.
(세월지나 생각해보니 가스라이팅이었던듯)
결혼한지 1년쯤 지나
평일 제사에 도저히 시간을 낼수 없어서
음식을 제집에서 미리 해놓고
제사시간에 맞춰 참석하면 좋을듯 한데
때마침, 제 개인적인 일로 축하할일이 생겨
그핑계로 시가 식구들 대접하는 날을 잡았고
제 딴에는 기분좋을때 여쭈면 좋겠다 싶어서
말꺼냈다가 천하에 몹쓸 며느리마냥
날벼락을 맞았었죠.
사람 많은 유명식당이었는데
마치 세상 사람 다 들으란 식으로
두손으로 테이블을 연신 두들기면서
정성이 있네 없네
연끊어진 당신 동서들에 빗대어
똑같다고 잔머리 굴리지 말라며...
시부모를 얼마나 우습게 알면
그런 소리 하냐고... ㅎ
했던소리 하고 또하고.....
그당시 늦은나이 서른 넘어 결혼해서
사회생활 많이 했어도
그 상황에선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군요.
좋은날 밥먹자고 모였는데
사위들은 물론 자식들도 아무말 못하고
시아버지도 꿀먹은 벙어리...
눈물 콧물 범벅이 되서 있으니까
손아래 시누이가
같이 바람쐬러 나가자고 하는데...
그게 더 수치스러웠고
지금 나가면 못들어 온다고 버티다
도저히 못견디겠어서 혼자 뛰쳐 나왔어요.
그와중에도 계산하라고 제카드 남편에게 주고... 한참 거리를 헤매다 뒤늦게 따라온 남편과
집에 왔고 남편도 어쩔줄 몰라 연신 미안하다고 하는데....
곧바로 시부모님이 쫓아와서
한다는 말이 적반하장...
제사 얘기를 식구들 다 있는데서 한
제 잘못이라더군요.
혼자서 중간에 뛰쳐나간것도 잘못이라며....
부모라도 사과하는게 당연하거늘
사과하면 체면 깍는일이라 여긴건지
미안해하는 낌새는 전혀 없어보였고
제잘못 인정 안하면 안간다는 어거지에 어쩔수 없이 내잘못 맞다 인정할수밖에 없었죠...
대단히 많이 봐주는척 시간내기 정 힘들면
오후 4시전에만 오라고해서 어찌저찌 시간맞춰
갔었던것 같고 막상 그 제사 당일은 기억이 잘 안나요....
우스웠던건..
첫애 낳고도 제사에 빠진적 없고
여전히 음식은 저혼자 다했는데
어느날 본인 친정 며느리 얘길 하면서
그집은 며느리가 제사음식 다 해온다고
요즘 그런 며느리없다고 저 들으란듯 칭찬하던거....
이미 마음이 닫혔고 말길게 해봤자
안통해서 아무말 안했지만 너무 어이없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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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일 말고도 사소한 일로 트집잡고
난리치고 쫓아와 궤변 늘어놓는 일종의
행동패턴이 있어서 그때마다
조건조곤 잘잘못 짚고 넘어가곤 했는데
병든 시모 붙잡고 지난일 따져 물을수도 없고..
저때는 할말 제대로 못할때라
아직도 마음에 많이 맺혀있는지
해마다 이맘때쯤 생각이 나네요.
이젠 좀 털어내고 싶어서
써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