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이 지글지글 끓어대던
추석 명절날
시골집을 갔다가
외부 별채같은 공간인데 지금은 사용을 하지 않는
방 한쪽 천장에 꿀벌이 집을 짓고 있다는 걸 알았어요.
외부 나무 기둥 틈새로 엄청 많은 꿀벌이
윙윙 거리며 들락날락 하길래
더 규모 커지면 문제겠다 싶어
방 안 천장을 네모낳게 잘라봤어요
(오래된 한옥이고 합판으로 천장을 덧대놓은 형식이라..)
세상에 반쯤 잘라 뜯어 보니
엄청나게 큰 꿀벌집을 만들어 놨더라고요.
어찌어찌 해서
3분의 1정도 남기고 꿀집을 잘라냈어요
살면서 벌이 만들어 놓은 꿀벌 집을 통째로 보는 것도 흔치 않는데
어렸을때 동네 마을 입구에
반은 썩은 벚나무 속에 꿀벌이 벌집을 만들어 놓아서
동네 사람들이 모여 나무 속 꿀벌을 따서
나눠 먹었던 경험이 있어요.
그 이후에 또 이런 경험을 할 수 있겠나 싶었는데...
큰 용기에 담아내서
천에 거르고 벌집채 짜내었더니
(가정집이니 꿀만 걸러내기 힘들더라고요)
정말 진한 100% 꿀을 얻었어요.
(꿀벌들에게 미안해~ 고마워~ 인사했어요)
벌집이랑 섞여 짜낸거라
양봉 꿀처럼 맑지는 않고
꿀에 가루 섞인 듯 탁하고 진한데
맛은 또 좋더라고요
양봉 꿀만 먹다가
이걸 먹어보니 순수하게 단 꿀맛이에요.
보통 양봉 꿀은 아주 찬물에 섞으면
잘 풀어지지 않는데
이건 찬물에 섞어도 잘 풀어져서 좋더라고요
남편에게 약처럼 생각하고 먹으라고
타줬더니만
평소 양봉 꿀에 익숙해서 그런지
맛이 좀 안맞는다고 잘 안먹네요
귀한건데 약으로 생각하고 먹으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