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 오늘 생일이예요.

생일 조회수 : 705
작성일 : 2024-09-24 11:52:55

저 오늘 45번째 생일입니다.

워낙 가난하게 자랐고 아이들도 많았고 살면서 생일을 챙겨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결혼했는데 남편이 기념일을 챙기는게 조금 어색했고,

전 늘 까먹었고.

 

9월에 저희 결혼기념일이 있었는데,

그동안 제가 너무나도 가지고 싶어 했던 유기그릇4인셋트를 결혼기념일과 생일 선물로 받았어요.

아무 생각없이 봄쯤에 링크를 보내면서 이거 지금 사면 안되겠지? 우리 김냉도 바꿔야하고,, 냉동고도 하나 더 사야하고 블라블라 했었었는데 그걸 저장했었던 모양입니다.

작년 선물은 아직 안풀러봤는데,, (그 얼굴에 로숀바르고 문지르는 기계 뭐 그런거라대요)

유기그릇은 어찌나 좋던지요.. 오자마자 전용수세미로 닦아서 말려서 사용했지요.

 

오늘 아침에 일어났더니

6시에 출근하는 남편은 비비고 미역국을 끓여놓고 냄비위에 오만원권 한장과 쪽지.

온전한 네 것도 아닌 선물에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니 마음이 짠했다며,

오늘 점심에 맛있는 것 사먹으라고.. 축하하고 사랑한다고 ;;

 

중딩딸은 제가 평소 입고 싶어하던 나이키 바람막이 점퍼와 쪽지.

지난번 아울렛에서 나이키 세일한다고 해서 한번 입어보고 벗어놨던 기억이 있었는데 

이걸 언제 샀나..  자기는 결혼해서도 엄마 옆집에 살꺼니까 건강관리 잘하고 늙어서 자기랑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러 다녀야 하니 바쁘더라도 식사는 꼭 챙겼으면 좋겠다고.. 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을

표현해줘서 고맙다는 글.

 

밤새 부스럭 대던 초딩 아들은.. 긴 장문의 편지와 두바이 초콜렛을 식탁위에.

출근해서 검색해보니 제일 맛없다는 두바이 초콜렛인것 같은데 그걸 어디서 샀는지..

추석때 받은 용돈으로 마크레고를 생각없이 사버려서 엄마 생일선물을 깜빡했다고..

죄송한데 포옹도 선물로 쳐주면 안되겠냐는 귀여운 멘트.

대신 아침에 우렁차게 생일축가를 부르겠다더니 졸린 목소리로 생일가를 불러주긴했습니다.

 

전 아직도 아이들, 남편 생일을 이들처럼 챙겨주지는 못해요.

미역국을 끓이고 작은 선물을 미리 주는 정도지요.. 좀 어색하고 쑥쓰럽습니다.

 

나이먹어서 무슨 생일을 챙기냐 했는데,

매번 생일마다 이렇게 마음을 표현하고 확인하는 소소함들이 일상을 힘차게 살아가게 하는 힘인 것 같습니다. 새삼 시원한 바람과 지나가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잘 즐기면서 보내줘야지 하게 됩니다.

 

혹시나 오늘 저와 같은 생일이신 82분들.

축복하고 축하합니다.

IP : 211.253.xxx.16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9.24 11:55 AM (106.247.xxx.105)

    생일 축하해요~~
    전생에 나라를 구하신듯
    화목한 가정이네요~

  • 2. ...
    '24.9.24 11:59 AM (121.131.xxx.132)

    생일 축하드려요 항상 행복하세요^^

  • 3. 축하해요
    '24.9.24 12:09 PM (112.153.xxx.46)

    작년 그 선물 왜 아직 안봤어요?
    그거 엄청 비싼거예요. 효과도 좋다고 하던데요.
    친구가 그거 너무 좋다고 저한테 시연까지 해 줬거든요.
    그거 덕분에 그 친구는 예뻐졌다고
    저한테 강추했어요. 판매사원 아니고요.
    남편한테 생일선물로 받았대요.

  • 4. 작년선물
    '24.9.24 12:11 PM (211.253.xxx.160)

    저 로숀만 간단히 바르는사람이라... 저런 기계가 익숙하지 않아요. ㅜㅜ
    오늘 한번 오픈해볼께요.. 감사합니다.

  • 5.
    '24.9.24 12:20 PM (118.221.xxx.12) - 삭제된댓글

    그 기계 이름 댓글 달면 고도의 광고라고 할거예요.
    따뜻한 글이 오염될까 두려우니
    기계 이름
    알아도 댓글달지 말자구요.

  • 6. 긴ㄷㅁㅂ
    '24.9.24 12:23 PM (121.162.xxx.158)

    원글님 너무 축하드려요
    따뜻한 가족이야말로 살아가는 이유가 되지요
    님이 좋은 사람이라 가족들이 사랑해주는 걸거에요
    생일 축하드려요

  • 7. 어머
    '24.9.24 12:27 PM (223.38.xxx.234)

    제목만 보고 저처럼 투덜거리고싶은 마음의 글이려니 했는데 반대네요 전 제가 무슨죄를 지은건가 싶네요

    그렇게 기억해주고 해주면 진짜 고마울듯요

    저는 없고 안해줍니다 제가 했던 대가없던 선행과 사랑이 와르르 무너지는 시기

    암튼 원글님 생축

  • 8. ㅇㅇ
    '24.9.24 2:54 PM (1.234.xxx.148)

    생일 축하드려요.
    진심으로 부럽슴다

  • 9. ---
    '24.9.24 10:50 PM (219.248.xxx.133)

    45세인데
    로숀 은 아닌것같아요
    로션으로 해주세요 ㅎㅎㅎㅎ ;;;;
    생일축하합니다! 2살 동생님.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4871 험담 한 사람 &말을 전한 사람 24 주변 2024/09/26 2,596
1624870 김태효 국가안보실1차장 즉각파면 결의안발의 기자회견 16 ㄷㄷ 2024/09/26 1,952
1624869 나이들어 얼굴 커진 분 있나요. 12 . . 2024/09/26 2,453
1624868 독서 습관 7 .m 2024/09/26 1,277
1624867 제주도 최애 맛집 있으신가요? 18 제주도 2024/09/26 2,910
1624866 반포레미안퍼스티지 찬양시래요 11 …………… 2024/09/26 2,693
1624865 운동화 언제 버려요? 9 .. 2024/09/26 2,040
1624864 초등 고학년 지갑 추천해주세요 2 ... 2024/09/26 501
1624863 일일드라마 수준 7 막장 2024/09/26 1,651
1624862 매복 사랑니 쉽게 빼신 분들요 13 발치 2024/09/26 1,496
1624861 아침에 볼일이 있어서 .. 2024/09/26 451
1624860 결핍이 결핍되었대요 5 ..... 2024/09/26 1,833
1624859 아로니아를 어떻게 소진할까요? 20 2024/09/26 1,435
1624858 전기 탄소 매트 1 ..... 2024/09/26 571
1624857 샤넬의 소름돋는 고음 gravity 라이브 숏츠영상 5 ㅇㅇㅇ 2024/09/26 1,079
1624856 지긋지긋한 친정엄마 4 .. 2024/09/26 3,091
1624855 오메가3 5 작은거 2024/09/26 1,172
1624854 노인 조식 배달 서비스 추천 부탁드려요 13 .. 2024/09/26 2,737
1624853 스카이 공대생 엄마의 현실 78 실화냐 2024/09/26 23,480
1624852 82님들 덕분에 저를 돌아보게 되었어요 9 한계돌파 2024/09/26 1,705
1624851 김영선·명태균 측근 E씨 "국감 출석, 증언하겠다&qu.. 5 ........ 2024/09/26 1,179
1624850 하나되는 정치, 협력하는 여야 .... 축협 청문회 1 축구팬 2024/09/26 360
1624849 말투와 말할때 표정이 진짜중요하군요 3 나솔 2024/09/26 2,944
1624848 윤석열 정부 3년차 적자국채 증가 폭, 문재인 정부의 1.5배 5 급가져옵니다.. 2024/09/26 804
1624847 소화가 너무 안되는데 한의원 7 2024/09/26 1,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