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골살이 : 가을이 오면 좋은 점

조회수 : 3,096
작성일 : 2024-09-23 09:12:30

시골에서 살면서 평생 알지 못했던 것을 많이 알게됩니다. 

그중 하나가 감나무에 대해서이지요. 

 

제가 사는 동네는 감이 많아요.

길거리에서 가로수는 아니고 그냥 찻길 옆에 

감나무들이 있어서 따갈수 있는 정도에요. 

 

언제 익는지 

언제 따야하는지 모르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따지는 못하고 

 

작년에 가을이 다 가고

남들이 다 따가고 남은것 하나 정도 땄습니다. 

 

근데 정말 안떨어지더군요. 

꽉잡고 비틀어야 겨우 떨어지더라구요. 

 

그래서 감나무에서 감떨어지기를 기다린다는 속담이 

뭔지 알았어요.

익은 감은 저절로 떨어지지 않더라구요. 

 

그런데 저절로 떨어지는 감이 있어요. 

 

올해는 감나무가 창밖에 드리운 집에 이사왔어요.

여름초입부터 누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밤에 나더라구요. 

 

알고보니 감이 떨어지는 

소리였어요. 

 

작은 감도 아니고

크기는 청소년급인 감이 땅에 떨어집니다. 

 

거짓말 안하고 지난 여름동안 100개는 넘게 떨어진것 같아요. 

 

아침이 되면 

마당에 나가서 창 앞쪽으로 떨어진 감들을 주워서 

잡초가 많은 벽쪽으로 던집니다. 

 

안그러면

얘네가 땅위에서 삭으면서

냄새도 나고 

잔디 깍기 기계에 들어가서 걸리고 하기 때문입니다. 

 

오늘 아침도 매일의 루틴처럼

떨어진 감을 주워 던지러 나갔더니 

바닥에 아무것도 없네요. 

 

이제까지 나무에 잘 매달린 녀석들을

이제 가을볕을 맞으며 

익어갈 예정인가봅니다. 

 

바람이 거세지는 밤이면 

옆집 양철 지붕에 떨어지던 감소리에 

이제 익숙해졌는데 

이제는 조용한 밤이 오겠네요.  

 

 

IP : 125.139.xxx.98
1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4.9.23 9:15 AM (193.37.xxx.177)

    항아리 하나 구해서 감식초 담으세요. 건강에도 좋고 최고!

  • 2. contingent
    '24.9.23 9:18 AM (124.48.xxx.26)

    귀촌 로망이 있는 사람이라 감 익어가는 시골... 이라 하면서

    이런저런 상상해가며 글 읽었네요!ㅋㅋㅋ

    넘 좋네요. 덕분에 순간 짜릿하게 행복했습니다.

    글 감사합니다.

  • 3. 아…
    '24.9.23 9:19 AM (39.7.xxx.181)

    이침 출근길에 마른 플라타나스 잎이
    천천히 비행하는걸 보며
    가을이 왔음을 실감했는데
    감 익어가는 풍경과는 비교 불가네요
    아름다운 글 잘 읽었음다

  • 4.
    '24.9.23 9:23 AM (211.235.xxx.96)

    순천이신가봐요
    집집마다 감나무들이 있더라고요
    선암사 가는길 특히나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가로수가 감나무들
    저는 감나무를 보면 마구마구 행복해져서
    가을 순천여행을 최고로 꼽아요

  • 5. 오솔길따라
    '24.9.23 9:26 AM (61.108.xxx.23)

    한 편의 수필 읽는 느낌이에요
    잔잔한 일상을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6. 오오
    '24.9.23 9:30 AM (221.145.xxx.192)

    한편의 수필 같아요

  • 7. 쓸개코
    '24.9.23 9:30 AM (175.194.xxx.121)

    정말 수필 한편이에요.
    원글님 글에서 예쁜 감이 보이고
    가을 볕과 바람이 느껴집니다.
    저는 세상 제일 예쁜 나무중 하나가 감나무라고 생각해요.
    반질반질 기름바른듯 윤나는 나뭇잎도 예쁘고..
    또 감꽃은 얼마나 예쁜가요?
    가을되면 고운빛 감도 익죠.
    집에 감나무 한그루 있으면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이 부러워요.
    주택가 지나가다가도 감나무가 보이면 잠깐 멈추고 바라봅니다. 부러워서 ㅎ
    그나저나 그 감.. 대봉인지 단감인지 궁금하군요!

  • 8. ...
    '24.9.23 9:39 AM (211.218.xxx.194)

    저희도 시골갔더니 올해 감이 많이 떨어져서
    감농사 (그래봐야 두그루) 망했다고 하시더군요.

  • 9. ,,
    '24.9.23 9:48 AM (124.53.xxx.169)

    시어머니의 감 장아찌 생각이..
    그런 음식이 있는 줄도 몰랐는데 작고 앙징스러웟지만
    많은 음식들 속에서도 보석처럼 존재감을 뽐내던 감 장아찌
    그분도 가시고 할줄도 모르고 .. 기억에만 있네요.

  • 10. ···
    '24.9.23 9:49 AM (210.91.xxx.146)

    청소년급 감 소금물에 담궈뒀다 먹음 이른홍시를 맛볼수있는데 아깝습니다
    어릴적 여름방학때 외갓집가면
    외숙모가 그렇게 떨어진 감들
    항아리에 넣고 소금물 부어둔거
    몇개씩 꺼내서 주곤 하셨어요

  • 11. ㅁㅁ
    '24.9.23 9:58 AM (112.187.xxx.168) - 삭제된댓글

    그렇게 나무도 자신이 품어낼 능력만큼만두고 솎아버리는 겁니다
    전문과수원은 약을 쳐서 미리 솎아내구요

    소금물에 삭히는것도 품종이있구요

    바람한번 훏고지나가면 바가지들고
    홍시 주우러 가던 추억이 새록입니다

  • 12. ㅎㅎㅎ
    '24.9.23 10:03 AM (112.186.xxx.86)

    감떨어지는 소리가 있군요 ㅎㅎㅎ
    감이 무르익어 맛나게 드시길...

  • 13.
    '24.9.23 10:30 AM (1.240.xxx.21)

    감나무만이 가진 아름다움이 있죠.
    감나무잎은 비타민c가 많아서 5월에 어린잎으로 차를 만들고
    유난히 두텁고 반짝이는 두터운 감나무잎이
    가을게 단풍 들면 여느 단풍보다 색감이 고와요.
    단풍 든 감나무 잎이 다 떨어지고 나서도 가지에
    남은 빨갛게 익어가는 홍시는 한편의 그림이죠.

  • 14. 아...
    '24.9.23 10:42 AM (211.234.xxx.202)

    가을이 왔군요.

  • 15. 이렇게 좋은
    '24.9.23 11:15 AM (118.218.xxx.85)

    '가을'이 없어진다니 아침에 '계명대'기후학자 김교수님이 나와서 11월 초까지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아마 가을은 없어질거라고 하더군요.
    진짜 '이민'을 생각해야하나 고민이 많아지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7850 한글 한화면에 두페이지 나오게? 2 한글 2024/09/23 536
1627849 공시지가와 실거래가 차이 2 .. 2024/09/23 1,233
1627848 부사(사과)는 언제나오나요? 3 .... 2024/09/23 926
1627847 스텐드1, 벽걸이 4대, 전기료 선방했어요 6 선방 2024/09/23 1,866
1627846 대장내시경 2 궁금 2024/09/23 886
1627845 날이 풀리니 부지런해지네요 15 ... 2024/09/23 2,740
1627844 영화 러브레터감성 있잖아요 14 ..... 2024/09/23 1,646
1627843 결혼후회 33 부인 2024/09/23 5,104
1627842 고양이 있는데 창문 열기는 어떻게 하시나요? 24 나비 2024/09/23 1,484
1627841 인스타 스토리 매일 올리는 사람? 23 ㅇㅇ 2024/09/23 2,877
1627840 뚝배기가 깨졌는데 이참에 스타우브 살까요 24 dd 2024/09/23 2,099
1627839 배추 1망 64,195원이랍니다. /펌 jpg 16 2024/09/23 2,395
1627838 갤럭시 24울트라와 아이폰 16프로 사진화질 비교 2 화질 2024/09/23 861
1627837 아이폰16 프로맥스를 사용하냐 마냐로 계속 고민중입니다. 6 .. 2024/09/23 724
1627836 아들이 딸 뺨을 때렸어요 223 ..... 2024/09/23 31,159
1627835 아빠의 유산을 자식들이 못받는데요 69 달팽이 2024/09/23 19,253
1627834 쥴리의 활약은 앞으로도 계속된다...... 6 ******.. 2024/09/23 1,530
1627833 옥순.. 22기.. 11 나솔 2024/09/23 3,965
1627832 쓰면 이루어진다 3 ㅡㅡ 2024/09/23 2,093
1627831 챗gpt랑 영어공부 하다가 인간적인 따뜻함을 느꼈어요 ㅠ 12 ... 2024/09/23 2,718
1627830 기침감기 심하게 하는 4학년 딸 9 요.. 2024/09/23 948
1627829 요즘 사람들의 열등감이 심한 이유 10 음.. 2024/09/23 2,958
1627828 밥솥패킹 갈고나서 밥 밑이 너무 눌어서 밥이 딱딱해요 6 .. 2024/09/23 697
1627827 12시30분 양언니의 법규 ㅡ처벌법 없어 ,무죄된 캐슬범죄자 .. 1 같이볼래요 .. 2024/09/23 371
1627826 pass 앱 신분증이요 3 현소 2024/09/23 9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