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사립고 나왔는데
거기 세계사 가르치던 할아버지 교사가 있었어요.
정말 최고령 교사였을 듯.
백발에 걷는 것도 느릿느릿
설명도 기력 딸려서 못하시고
가래 끓은 소리
애들도 너무 할아버지라 그냥
놀리고 장난치고 반항하고 대들고 그런 것도 없고
그냥 수업시간에 퍼질러 잤어요.
세계사 비중이 높지도 않았고
아마 사립이라 재단에 뒷돈 주고 그래서 정년까지
가르친거 같은데
항상 보온병에 도시락이랑 차랑 싸가지고 교무실에서
점심 드셨어요.
다른 교사들은 학교 앞에서 먹고 들어 왔는데.
어린 나이에 왜 저렇게 끝까지 일할까 의아했는데
나이 들어보니 그 분 참 짠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