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의식의 흐름? 이런 저런 잡념들

... 조회수 : 819
작성일 : 2024-09-21 18:54:11

오늘 모처럼 게으름 부리는 하루라 자게에서 글도 많이 읽고 한가로이 글도 쓰네요.

아래 어느분 엄마 부려먹는 올케 얄밉다는 글에 댓글로도 적었는데

그거 물론 올케가 여우짓 하는것도 맞지만 기본적으로 어머님이 아들 사랑해서 하시는거에요.

핑계를 올케가 좋아해서~ 올케가 먹고 싶다고 해서~ 올케가 많이 하라고 해서~ 하시는거죠.

저희도 올케가 그렇게 어머님이 해주시는게 제일 맛있어요~ 해서

엄마가 여든 넘도록 김치를 김치냉장고 몇 대 분량 해서 올케를 주셨어요.

그때마다 제가 화도 내고 했어도 허리 아프다고 벌벌 떨면서 하셨는데

돌아가시고 난 지금 생각하니 바른 소리 하면서 엄마 음식은 갖다 먹지도 않는

(저는 엄마 힘든거 아니까 일부러 안먹은거지만) 쌀쌀맞은 딸보다 여우처럼 어머님 음식이

최고에요~ 하는 올케가 더 효도한것 같아요.

그게 엄마한테는 살아가는 힘이었을테니까요.

 

저는 시가 차례 제사 혼자 차리는 맏며느리에요. (시어머가 하도 원하셔서 살아계신 동안만

해드리려고요)   평소 늘 말린 대추만 상에 올리다 이번 추석에는 거짓말 안하고 애기 주먹만큼 큰 생대추를 상에 올렸거든요.   

저녁먹고 노트북 켜면서 대추 한 알 베어 먹는데 돌아가신 엄마 생각이 났어요.

엄마 아프셔서 움직이지 못하기 직전에 마지막으로 모시고 고향마을 다녀왔는데

오는길에 지역 장이 있어서 쉴겸 들렸지요.

장 입구에 오늘 제가 먹은것처럼 커다란 대추를 팔던데 엄마가 그걸 사고 싶어 하셨어요.

거기가 시장 입구여서 들고 다니기도 귀찮고 둘러보고 산다고 제가 못사게 했거든요.

엄마는 이런 대추는 동네 마트에는 없다고 자꾸 사고 싶어하셨는데 제가 쌀쌀맞게 못사게 한거죠.

시장을 한바퀴 돌고 나오도록 그런 대추를 파는데가 없는거에요.

결국 나오면서 그 가게에서 사야지 했는데 나와보니 그사이 대추가 다 팔렸더라고요.

엄마가 그 대추 못산걸 못내 아쉬워하셨던게 생각나서 입원하셨을때 몇번 사다드렸는데

그때는 거의 드시지도 못할때라 얇게 저며서 입에 넣어드리면 물만 빨아 드시곤 했네요.

 

저는 아이들 어릴때는 떡만 빼고 다 집에서 해먹이는 바지런을 떨었는데

이제는 밥 해먹기도 너무 싫고 귀찮아요.

집 떠나있는 큰 아이 올때만 가끔 한 상 차려주니 집에 있는 막둥이가 하루는 

이렇게 말하네요.   자기는 나중에 엄마가 해준 음식은 기억이 안나고 동네 식당

어디에서 먹었던 뭐뭐 이런것만 생각날것 같다고요.

너 어릴때 엄마가 빵부터 만두 과자 다 만들어 먹였다 이녀석아 해도 기억이

안난대요 ㅎㅎ

 

정리 안된 글을 길게도 썼네요.

그냥 글 읽다가 엄마 생각도 나고 해서 주절댔어요.

회원님들 모처럼 시원한 주말 저녘 보내시고

비 많이 오는 지역에서는 피해 없으시길 바랍니다.

IP : 219.255.xxx.142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dma
    '24.9.21 6:56 PM (221.145.xxx.192)

    아름다운 글 감사합니다.
    어떤 마음으로 이 글 쓰셨는지 잘 알아요...
    저도 비슷한 심정이고 상황입니다.

  • 2. 딴얘긴데
    '24.9.21 7:01 PM (118.235.xxx.2)

    딸둘셋 있는집은 김장 안하더라고요
    사돈댁에서 아들 며느리 먹으라 못먹을 정도로 김치주니
    그게 다 친정으로 가서 김장안해도 된다고 자랑 많이 하세요

  • 3. Zz
    '24.9.21 7:50 PM (122.43.xxx.175)

    이런 글들때문에 82를 못떠나네요
    좋은글 써주셔서 감사해요//
    문학, 예술은 멀리있지않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32668 새 세탁기 도어창 물기찬 상태로 배송 3 이상해 21:35:42 905
1632667 집 청소 정리정돈 2주 일정도 했더니 9 청소 21:31:38 3,486
1632666 주변에 코인으로 돈 번 사람들 있나요? 16 21:31:18 3,045
1632665 파킹 통장 어떤 거 쓰세요? 8 ... 21:29:34 1,606
1632664 콜드플레이 내한 14 1111 21:21:02 2,481
1632663 1월 튀르키예 여행 6 행복날개 21:20:49 1,058
1632662 꿈 왜 그럴까요? 8 요요 21:19:53 642
1632661 60대 남자요 1 .. 21:16:47 846
1632660 (내용 지움) 9 ㅇㅇ 21:16:07 1,432
1632659 튀르키예 열기구 18 날씨요정 21:11:17 3,096
1632658 쿠ㅇ 밥솥 7시간 열어놨네요 1 오늘 21:07:33 1,506
1632657 몸매 좋은 분들은 드러나는 옷 입나요? 11 몸매 21:06:38 1,819
1632656 추워지니 청국장 생각나더라구요. 8 ... 21:06:21 874
1632655 부모가 어느정도 헌신하면..참을수 있는일인가요 9 20:54:35 1,869
1632654 파주 식당 추천부탁드려요 5 ... 20:53:34 738
1632653 나이 들어서도 부모한테 분노가 클 땐 어떻게 해요 9 .. 20:53:34 1,988
1632652 조연급 전성시대같아요 8 123 20:51:48 2,597
1632651 함소원은 또저걸로 18 어휴 20:50:42 4,951
1632650 알바하는데 내일배움카드가 필요하다는데 12 대학생맘 20:47:47 1,851
1632649 그냥 안 덥게 해달랬지 30 ..... 20:40:01 7,414
1632648 호주산 안심 스테이크용 이마트나 홈플에서 7 davff 20:37:38 710
1632647 조카가 친정가족여행사진에 자기얼굴을 머리로 다가리게 찍.. 5 꽃향기 20:37:26 2,985
1632646 인간관계는 얇고 넓게가 장땡 같아요 22 Dd 20:35:15 4,833
1632645 너무 키가 크면 18 20:24:16 2,690
1632644 국립암센터 박상윤교수 잘아시는분 5 명의 20:22:28 1,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