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진짜 가을이 온 것 같고 출근도 하지 않아
한가한 시간 커피 한 잔 하면서 나이들어 좋은 점 생각해 보고 있어요
(50대 중반 직장맘이다 보니 직장생활에서 좋은 점이 많네요.)
1. 젊을 때 너무 과감한 색감이나 딱 붙는 디자인의 옷들을 튄다고 말들이 많아 못 입었는데
지금 입으면 패션감각 있다는 소리 듣는다.
(길이 짧은 옷들은 제외 )
2.웬만큼 이상한 분위기 연출하지 않는 이상 남자 후배나 동료들과 식사자리 가져도 이상한 소문나지 않는다.
물론 내가 그동안 해온 과거 행동들에 의해 판단 되겠지만.
3. 과감한 화장을 해도 오히려 더 돋보인다.
진빨강 립스틱이나 마른 장미색깔 립스틱을 발라도 이제는 오히려 얼굴이 화사해지는 느낌이 된다. ㅠㅠ
(20대떄는 진빨강 바르면 입술만 동동 뜨는 느낌이 났는데 --
저만 그런게 아니라 대부분 20대들 다.. )
4. 남자 동료들과 이야기할때 자기가 잘못해도 막 우기는 경우가 없다.
젊을 때는 내가 옳아도 이상하게 어떻게 하든 틀려도 맞다고 우기려는 남자동료,후배, 선배들이 많았다.
승진때 음모 뒷담화는 남자들이 더 교묘하게 많았다 ㅠㅠ
이젠 내 이야기를 경청하고 참조하려는 경향들이 많아진다.
오랫동안 같이 일해 온 덕분인지 아니면 내주위의 남자 동료들도 늙어서인지 모르겠다.
대화가 매끄러워 진정한 토론이 될 때가 많다.
5. 부서 내의 분위기가 바로 읽힐때가 많다.
다른 지방 협력업체나 방문했을 때 어떤 분위기인지 한눈에 파악 될떄가 있다.
(이럴때 스스로 좀.... ㅋㅋㅋ 마음속으로 자뻑이 된다.)
누구는 억울하게 일을 좀 더 몰아주기도 하고 누구는 얌체같이 뺀질거리면서 쉽고 폼나는 일만 맡아서
하려는 것들이 다 보이지만 나이든 내가 간섭하기에는 포지션이 참 애매하다.
---> 40대 이하 너무 당하는 것 같은 분들은 머리 잘짜서 반격 시도 해봐도 될듯 위에는 다 알고 있지만
그냥 부서 분위기 흐리기보다 그냥 놔두는 경향이 강하니까.
6 30대까지만 해도 절대 안된다는 나만의 마지노선들이 참 많았다.
하지만 이제는 나는 지키지만 그럴 수도~ 라는 이해의 범위가 넓어진다.
나름 이 나이 되니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풍파 덕분인 모양이다.
나이들어 간다는 게 꼭 나쁘다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젊을때의 불안, 억울함, 스스로에 대한 불만족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게 아니라)
이제는 현실과 많이 타협하고 나의 한계도 어느 정도 알게 되어 무리한 노력이나 무리한 목표를
세우지 않아 나 자신을 덜 다그치네요.
그러다보니 조금 더 사람이 편안해져요.
이제 편안해지는 나이가 된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