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추석에 시어머니 뵌 이야기

시어머니 조회수 : 3,281
작성일 : 2024-09-21 12:25:54

내년에 60이 되는 늙어가는 며느리인 나.

어머니 집 주차장에서

손자  둘 안아주시고

나를 안아주시고

마지막으로 당신 아들을 안으며

아이고, 내 아들~ 너를 키운다고  내가 얼마나 욕 봤는지...

하시는데

순간 어머니 방 창에 스카치테프로 붙여 논

사진이 떠오른다.

젊디젊은 옛날에 어머니 곁에

12살,10살,7살 세 아들이

엄마 옷을 붙들고 서 있는데

7살짜리 막내는 고개가 갸웃하다.

서른 일곱의 젊은 여자는

음력8월7일 그 더운 삼복 더위  한가운데 날

남편을 잃고

남겨진 삼형제 아들들과 그 사진을 찍었노라고.

자고 일어니연 오늘 하루는 뭘 해서

먹고 살까를 고뇌했으리라.

돌아오는 차 안에서 나는

뼈만 남은  85세 노구의 내 시어머니 때문에

목이 칼칼했다.

IP : 222.98.xxx.43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vh
    '24.9.21 12:38 PM (223.39.xxx.34)

    아이고
    같은 여자 입장에서 그 삶이 너무 애처로워
    눈시울이 붉어지네요
    그 어린 나이에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 2. 아..
    '24.9.21 12:40 PM (220.74.xxx.3)

    어머니의 모습을 이렇게 눈물나게 담담하게 적으시는 며느리의 마음이 절로 읽혀집니다.

  • 3. ...
    '24.9.21 12:50 PM (112.187.xxx.226)

    저는 4살에 아빠를 잃었네요.
    남동생 두 돌날...사고가 났고
    29살 엄마는 열흘 후에 셋째 출산 예정.
    55년전 일입니다.
    저도 늙어가는 엄마를 보면
    이제서야 목이 메입니다.
    그동안 나 살기 바빠서 엄마의 고생이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철없는 딸이었어요.
    이젠 엄마라는 단어만 들어도 눈물이 핑~
    모진 세월을 어떻게 헤쳐나오셨지...
    엄마 힘들었지 했더니 이제 다 잊었노라 담담히 말씀하시네요.
    고운 우리엄마 남은 생은 행복하셨으면 좋겠는데 벌써 많이 편찮으세요...ㅠㅠ

  • 4. 얼음쟁이
    '24.9.21 12:53 PM (223.38.xxx.88)

    좋은글에
    지난 내 어머님들이 생각나네요
    친정엄마 시엄마...
    지금은 좋은곳에서 아프지않고 잘 계시겠죠?

  • 5. 행복한새댁
    '24.9.21 12:59 PM (125.135.xxx.177)

    좋은신 분... 글도 넘 좋으네요.. 저도 아들이 셋인데.. 남편없이 어찌 키울까요.. 아들 셋, 어머니 잘 찾아뵈면 좋겠습니다..

  • 6. 82
    '24.9.21 1:44 PM (211.186.xxx.26)

    수필같은 글이네요. 담담하게 쓰신 이 글에 마음이 울컥합니다

  • 7. 저는
    '24.9.21 4:43 PM (211.206.xxx.191)

    당신 아들의 마음이 궁금해요.
    나는 어머니가 안쓰러운데 감정 표현 없는 남편 때문에 울화통
    터질 때가 많고 내가 챙기게 되어서요.

  • 8. 눈물이 난다
    '24.9.21 4:49 PM (112.153.xxx.46)

    하아, 37세에 어린 자식 셋.
    그 무거운 짐 때문에 험한 물길에 휩쓸리지 않고
    버텨 내셨으리라.
    그래서 너무 힘드셨겠다ㅠㅠ

  • 9. lllll
    '24.9.22 3:06 AM (112.162.xxx.59)

    원글님 수필가로 등극하셔도 될듯 하오이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7190 금목서 꽃 핀 곳 있나요? 11 ... 2024/09/21 1,458
1627189 자식 키우며 해 보는 별짓 2 -.- 2024/09/21 1,882
1627188 서울 고즈넉한 동네 사시는 분 계세요? 17 ㅡㅡ 2024/09/21 4,579
1627187 곱슬머리 매직 필요없을 시기가 오나요? 5 .. 2024/09/21 1,621
1627186 전세대출 언제쯤 풀릴까요? 코랄 2024/09/21 1,086
1627185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읽어보신분 10 밀레니엄 2024/09/21 1,692
1627184 개업의들은 요즘 좋은듯 10 ... 2024/09/21 2,205
1627183 수원 통닭거리, 어느 통닭집 추천부탁드려요 9 수원통닭 2024/09/21 1,170
1627182 협재하루여행 5 제주 2024/09/21 933
1627181 김건희가 체코 방명록에 대통령이라 기재함 21 .... 2024/09/21 6,782
1627180 손태영 기사보니 미국현지인한테 번호 따였다고 16 .. 2024/09/21 8,574
1627179 80을 훌쩍 넘은 택시기사님. 14 어쩌나.. 2024/09/21 3,787
1627178 나이들어 좋은 점 13 그냥 2024/09/21 4,469
1627177 살인이 어떻게 15년 형량일 수 있죠???? 14 ........ 2024/09/21 2,125
1627176 돈만 있으면 50넘으면 노는게 남는거에요. 49 . .. .. 2024/09/21 19,568
1627175 추석에 시어머니 뵌 이야기 9 시어머니 2024/09/21 3,281
1627174 다이어트 잘 해놓고 망치고 싶은 기분 아시나요 3 2024/09/21 1,458
1627173 자녀 다 키우신 분들께 질문드려요 17 부모 2024/09/21 3,505
1627172 하루에도 노인 혐오글이 몇 개인지 16 그만! 2024/09/21 1,675
1627171 레이저 시술은 의사가 굳이 할 필요 있나요? 35 피부과 2024/09/21 2,196
1627170 갓김치는 조금 지나도 맛있을까요~? 12 김치 2024/09/21 975
1627169 그제 오이미역냉국 한 통을 2 냉냉 2024/09/21 1,118
1627168 결혼준비 어떻게 해야할까요? 5 결혼준비 2024/09/21 1,301
1627167 연끊은 시모가 자꾸 보자고 해요. 38 .... 2024/09/21 6,716
1627166 노인되면 판단력이 흐려지는건지 9 땅지 2024/09/21 2,4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