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가 말을 했으면 좋겠어요.

00 조회수 : 2,280
작성일 : 2024-09-19 11:36:11

친정엄마가 정말 깨끗했었거든요.

옛날에 마루를 얼마나 닦고 광을 냈는지 동네에서 유명할 정도였으니깐요.


그런데 요양원 들어가시기 2~3년 전부터 달라지기 시작하더군요.
모든 옷들이 장롱 바깥에 나와 있어요.
창문틀에 주루륵 걸려 있구요.
수납가구마다 온갖 잡동사니들이 쌓이고 넘쳐 있구요.
베란다에는 뜯지도 않은 홈쇼핑 물건들이 있었어요.
홈쇼핑에서 주문을 했는데 엉뚱한 걸 주문하거나
주문한지도 모르고 있다가 물건이 오니깐 왜 오는지도 모르고...

외출했다가 버스를 잘못타서 모르는 곳으로 가니깐

스스로 놀라 내려서 택시타고 돌아왔다고 할 때

그때부터 시작이었던 거죠.

 

그래도 원래는 깨끗했던 사람이라 냉장고안까지

그렇게 더럽지는 않았어요.

 

지금은 움직이지도 못하고 언어능력도 상실하여
요양원에 콧줄꼽고 그냥 누워계시거든요.
요양원 들어가고나서 집안 청소는 저랑 남편이 대대적으로 했어요.

심지어 부분적으로 셀프도배까지 했더니

아버지께서 새 집에 이사온것 같다고 할 정도로요.
몇 십년 묵은 짐들 정리하면서

100리터 쓰레기 봉투로 7자루는 버린 듯요.

지금은 면회가서
우리를 알아보는 건지 그냥 눈만 뜨고 계셔요.

지금은 손 잡아드리고 어깨 주물러 드리고

나혼자 주절주절 이야기하다 오는데요.

엄마~ 조금 지저분해도 좋으니 말이라도 해줘.
우리 딸 왔구나 그 말이라도 해주면 좋겠어요.

IP : 117.110.xxx.1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러워요
    '24.9.19 11:51 AM (117.111.xxx.4) - 삭제된댓글

    원래 정리정돈 못하고 물건 못찾고 못찾으니까 또 사고
    수납가구 또사고 돈은 계속 있어서 자잘하게 계속 사들이고
    준 호더로 평생을 산 엄마

    계속 짐만 늘리며 아프다 소리 반복하면서 허리에 안좋은 자세로 티비보고 핸폰보고하루세번 장봐서 계속 쟁이고 얼리고 요리하고 냉장잰동 3개가 터질것 같은데 상할것 같은거 해동해서 먹고 신선한 재료는 말리고 조리고 삭히고 또 쟁여요

    돈 있고 서울 사니까 필요한거 한두개씩만 사다 쓰면 될걸 뭐든지 박스로 식구 10명 있어도 넘치게 사서 배탈나고 저지레하고 그거 깔끔히 정리 못해서 다음에 저지레한거 자식들한테 들키고 걱정듣고 반복..

    수십년 이러니까 지쳐요.

    진짜 좋은 기억 하나도 없고 무슨 짓 할지 몰라서 무서워요.

  • 2.
    '24.9.19 11:59 AM (123.248.xxx.62)

    슬프네요…

  • 3. ..
    '24.9.19 12:10 PM (202.128.xxx.48)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늙고 죽고 그래서 이별하는건 참 슬픈 일같아요.
    그래도 아직 얼굴은 보고 만질수 있으시니 ㅠㅠ
    저도 보고싶고 대화하고 싶은데 영원히 그럴 수 없는 사람이 있어 슬퍼요.

  • 4. ooooo
    '24.9.19 1:07 PM (210.94.xxx.89)

    눈으로라도 많이 대화하시고 만져주시고 안아주세요.
    듣고 계시니까 꼭 사랑한다 고맙다 말씀해주시고
    모든 순간은 돌이켜보면 그때만이라도... 라고 후회하게 되네요.

  • 5. 에휴
    '24.9.19 3:26 PM (61.77.xxx.109)

    우리 엄마보는것 같아요. 그렇게 살아계시는 것만 봐도 부러워요. 엄마가 아무말씀도 못하고 콧줄끼워서 누워계시는거보고 충격받아서 저는 일시적 기억상실도 걸렸어요. 큰병원에 저도 입원했어요. 119가 저 병원으로 데리고 갔어요. 그 이후에 제 기억력도 예전만 못해요. 제 말은 너무 상념치마시고 하실 수 있는것만 하세요. 걱정하고 마음 아파해봤자 잘되는 것도 없어요.지금은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아까는 잊어먹고 엄마한테 전화한 적이 오래라서 전화할 뻔 했어요. 표현은 못하시고 못알아보시지만 따님이 오셔서 기뻐하실거예요.

  • 6. ..
    '24.9.19 4:31 PM (58.236.xxx.168)

    도대체 이병은 뭘까요
    울엄마도 지금 그상태세요
    지금 콧줄에 구축이되어있는 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6608 냉동밥 유리그릇이 깨졌는데 밥을 먹었더니 찝찝해요ㅎㅎ 10 바다 2024/09/19 3,465
1626607 24시간 단식 해봤어요 7 단식 2024/09/19 3,158
1626606 에이프릴 해체시킨 현주 성격 동영상 27 ㅇㅇ 2024/09/19 7,210
1626605 스위치온 해보고 싶은데요 4 .. 2024/09/19 1,467
1626604 배숙 만드는법 알려주세요 1 ... 2024/09/19 567
1626603 거북목 교정되나요 4 2024/09/19 1,924
1626602 소화기내과 잘보는 의사 알려주세요 3 도움 2024/09/19 1,006
1626601 안락사만 허용된다면 13 ..... 2024/09/19 3,547
1626600 봉사 사진 내린 거? 5 참나 2024/09/19 3,268
1626599 전기세 폭탄 맞았네요ㅠ 47 .. 2024/09/19 24,315
1626598 더우면 혈압이 오르는 분 계세요? 8 더워 2024/09/19 1,439
1626597 가을 폭염, 오늘로 끝...내일부터 '가을장마' 시작 5 믿어도될까 2024/09/19 4,179
1626596 유희열은 표절이고 김윤아는 표절아닌가요? 20 .... 2024/09/19 5,248
1626595 배추가 왜 이렇게 상태가 안좋을까요 12 ... 2024/09/19 2,763
1626594 이수지 4단 변신이라는데 세번째가 넘 웃겨요 13 하하하 2024/09/19 5,158
1626593 녹두전 반죽 냉장보관해도 되나요 2 ㅇㅇ 2024/09/19 729
1626592 블핑뒤를 테디걸그룹이 이을꺼같아요 13 ,, 2024/09/19 2,478
1626591 유재석 고강도 세무조사 - 혐의점 없음 5 .... 2024/09/19 5,693
1626590 7시 정준희의 해시티비 라이브ㅡ 추석, 어찌어찌 지나가다 했더.. 1 같이봅시다 .. 2024/09/19 414
1626589 간호학원 국비or자비 어떻게 할까요? 9 또고민 2024/09/19 1,415
1626588 13일 금요일부터 20일 금요일까지 간병인비 14 간병인 2024/09/19 2,511
1626587 김치냉장고 고장으로 새로 구입 2 nn 2024/09/19 1,288
1626586 이번엔 자중이 3 여사님은 그.. 2024/09/19 834
1626585 내향적인 성격의 장점은 무엇일까요.. 21 ㅇㅆ 2024/09/19 4,363
1626584 배를 넘 많이 넣은 불고기 살리고 싶어요~~ 13 이런 2024/09/19 2,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