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특목고 보내서 책도 쓰던데요.
그 정도 글쓰기 능력은 안되지만 제 경험으론
첫째, 특목고 보내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너무 애쓰는 것부터가 그릇이 아닌 거다.
굳이 그렇게 애쓰고 들어가면 개고생한다.
(우리 애 개고생썰은 따로 써야...)
둘째, 전교 1등도 학교마다 수준이 천차만별이더라.
역시 탑으로 잘하는 동네서 탑 찍고 온 애가 진짜더라.
못하는 동네서 탑 찍고 온 애가 잘할 확률은 낮더라.
(공부 유전자+근성+체력+사교육용 경제력의 완벽 네 바퀴)
셋째, 특목고도 나름이다. 과학고도 서울 갓반고만도 못한 곳이 전국에 꽤 있다. 전사고도 나름이고 외고 국제고 말해 뭐함. 뽕만 있고 실력은 안되는 학교와 학생도 정말 많음.
넷째, 공부에서 중요한 건 입결. 고졸이 끝이 아니니 들어가서도 잘해야 한다. 그러니 미리 선행으로 준비하지 않을 수 없다. 유명한 고등학교 나와 입결 그저그러면 더 부끄러움.
다섯째, 부모가 뭐 해줘서 애가 잘되는 거 아님. 내 노력이 애의 결과라는 생각을 거둬라. 성공해도 내 노력 운운하면 쿨하지 못한 부모가 된다. 뽑기운 크니 겸손 장착.
여섯째, 공부가 다가 아니더라. 생각보다 인생의 그레이드가 무조건 공부로 나뉘는 건 아니더라. 요즘은 외모 중요성도 높고 eq도 좋아야 인생이 살기 좋더라. 스마트에는 스트릿 스마트(생활지능?)도 있더라.
일곱째, 입시 성공에 사교육이 필요없을 수도 있다. 모의고사 전국 10등 이내 수준이라면...포토그래픽 메모리를 가진 아이가 존재하더라. 책을 사진처럼 찍어서 뇌에 저장. 확률은...음...
자식의 학력이 부모의 왕관인 건 20세기까지고
공부도 다양한 재능 중 하나일뿐이라는...
고입보다 중요한 건 대입
대입보다 중요한 건 취업
취업보다 중요한 건 사회적 성공과 건강한 자아.
사회적 성공에는 공부 외에도 여러 길이 있더라.
아이가 그 길을 찾도록 돕고 지지하는 것이 부모의 역할.
중등에 우리 애 전교권 찍을 때 난독증으로 공부 전교 거의 꼴찌였던 아이. 미술감각으로 어린 나이에 자기 옷 브랜드 만들려고 준비한다는데 진짜 멋진 지향점 아닌지 싶네요.
그깟 공부 뭐라고 과거시험 합격증인 홍패인줄 알고(우리도 부모의 기대 때문에) 우리 부부도 학창시절 열심히 살았고 유학가서 박사하고 애도 푸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진정한 자아가 뭔지 진정한 성취가 뭔지 생각하게 됩니다.
솔직히 전 비지니스가 하고 싶었고 남편은 연예인이 되고 싶었대요. 나를 누르고 부모가 좋아하니 시키는 대로만 살았는데 인생이 노잼이고 무미건조합니다. 우리 애도 영재도 아닌데 공부 쬐끔한다고 노잼의 컨베이어벨트에 올려놓았나 고민하게 되는 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