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젓국 먹던 기억

호랑이 조회수 : 1,327
작성일 : 2024-09-17 07:18:38

저 60년대 중반에 태어났어요

어렸을 때는 

뭐든 귀하던 시절이었는데

제사와 차례가 일년에 여덟 번 이상 있었어요

증조부모까지 제사 지냈었거든요

차례 지낼 때 두분씩

제사밥 세번 올리던 기억나네요

 

제사에만 먹을 수 있었던

커다란 조기

정말 짰었어요

조기살 아주 작게 한 점에 밥 한숫갈 크게 떠야 간이 맞았었지요

다음날이면 꼭 쌀뜨물에 생선이 몸을 담그기만 했던 거 같은 국이 밥상에 올랐어요

어제 저녁에 살 다 뜯어먹고 가시와 머리만 남은 조기에 쌀뜨물을 붓고 파,마늘과 미원 한 꼬집, 새우젓 한 숟가락 넣어 찌개를 끓인 거예요

조기는 냄새만 났었는데 조그마한 살점이라도 발견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그 음식을 조기 젓국이라고 불렀어요

가시와 머리까지 아까워서 그냥 버릴 수 없었던 거지요

가난의 상징이던 조기 젓국이

이제는 생선을 통째로 넣거나

쇠고기등 고급 재료를 넣으니

별미가 되었네요

생선가시도 먹어야했던 그 시절을

알뜰하게 살아냈던 우리 부모님들

살아계실 때 한번 더 뵈려구요

 

 

 

IP : 125.178.xxx.16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처음
    '24.9.17 7:45 AM (210.100.xxx.239)

    70년대생이지만 가시와 머리를 넣은 국은
    처음들어요

  • 2. 그리운 비린내
    '24.9.17 8:06 AM (118.235.xxx.173)

    신경숙 소설에 나오는 말이에요.
    그리운 비린내.

    소금항아리에 갈치를 담아 뒀대요.
    그 갈치에 귀한 손님 오실 때에나 맛볼 수 있는 거였고
    주인공은 양치하려고 소금을 꺼낼 때나 그 비린내를 맡을 수 있다고 나와 있어요.

    그걸 읽으면서 생선을 싫어하는 저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안 좋았었거든요.
    한 편으로는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면 그 비린내를 그립다고 했을까하는 생각도 했고요.
    이 글을 읽으니 생각났어요.

  • 3. 젓국
    '24.9.17 8:13 AM (119.64.xxx.75)

    엄마가 안면도 사람인데 외가에서 젓국 자주 끓여먹었어요.
    뼈랑 머리만 넣고 끓인건 아니고, 조기나 박대같은 말린 생선을 넣고 쌀뜨물에 고춧가루 살짝풀고 풋고추 대파도 송송 썰어넣고 두부도 들어갔었던 기억이 나요. 새우젓 넣어 끓인 젓국.
    발음은 젓국이 아니라 쩍꾹에 가까왔어요
    가끔 생각이 나는 맛.
    박대젓국은 진짜 맛있었거든요

  • 4. 흰살생선
    '24.9.17 8:31 AM (39.7.xxx.127) - 삭제된댓글

    뭘해도 맛았죠.

  • 5.
    '24.9.17 8:52 AM (223.38.xxx.81)

    궁금하네요, 그 음식
    음식에 대한 다양한 추억 있으신 분들이 부러워요.

  • 6. ㅅㅇ
    '24.9.17 9:13 AM (106.101.xxx.41)

    여섯 식구 닭한마리 사서 몇번을 재탕 끓여서 먹던 생각이 나네요

  • 7. ...
    '24.9.17 9:29 AM (175.114.xxx.108) - 삭제된댓글

    박대, 양태, 조기...
    차례상에 올라왔던 쪄서 양념얹은 생선을 손으로 뜯어서 먹고 머리와 뼈를 고춧가루 약간 넣고 마늘 파 청양고추 넣고 푹 끓이면 뽀얀국물이 우러나는데 비릿하고 시원했던 기억이 있네요

  • 8. ㅇㅂㅇ
    '24.9.17 10:46 AM (182.215.xxx.32)

    정말 알뜰하게 사셨네요
    고생 많았던 세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6041 카레에 3 2024/11/07 528
1646040 이때는 이재명이 왜 윤석열 쓴다고 했을까요 27 궁금 2024/11/07 2,307
1646039 11/7(목) 마감시황 나미옹 2024/11/07 253
1646038 부산일보 박석호기자님 최고 12 2024/11/07 4,013
1646037 성균관대 이공계열 대학원 어떤가요? 3 대학원 2024/11/07 1,181
1646036 충남 당진 잘 아는 분 계신가요.  14 .. 2024/11/07 1,393
1646035 당선무효. 당선 사기. 6 꺼 져 2024/11/07 1,388
1646034 오늘 회견에서 JTBC는 또 질문기회를 얻지못함 8 그럼그렇지 2024/11/07 2,597
1646033 처방받은약이 근처약국에 없는데 8 ㅏㅏ 2024/11/07 1,170
1646032 지하철 옆자리 아저씨 주식이 다 빨개요 7 와,, 2024/11/07 6,197
1646031 버스안 통화 4 /// 2024/11/07 1,147
1646030 연말에 자동차 할인판매~맞나요? 4 땅지 2024/11/07 774
1646029 주기적으로 전신이 가려워요. 7 ... 2024/11/07 1,148
1646028 윤 정부 최악의 예산안... 영수증 없는 특활비 전액 삭감! [.. 9 ../.. 2024/11/07 1,915
1646027 60대 엄마의 불륜 65 화남 2024/11/07 30,508
1646026 음식점에서 강아지 식사요… 9 놀랬다 2024/11/07 1,823
1646025 국가 반역죄 사기 1 대... 2024/11/07 487
1646024 회사 대표님 노래실력ㅎㅎ 4 ㅋㅋ 2024/11/07 1,358
1646023 오늘 회견을 본 김빙삼 옹. JPG 5 ... 2024/11/07 3,247
1646022 방과후 참관수업 온 학부모들 7 사과사과 2024/11/07 3,052
1646021 수시때문에 조용히 우울해요 10 .. 2024/11/07 3,090
1646020 트럼프는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 끊는다는데 3 .. 2024/11/07 1,714
1646019 감자탕 잔뜩 해서(레시피 O) 매끼니 연속, 매일같이 우거지 잔.. 16 ff 2024/11/07 2,425
1646018 윤 “‘누구 공천줘라’ 이야기 할수 있어…외압 아니라 의견” 26 ... 2024/11/07 3,574
1646017 차량청소기 충전 조금하고 다 됐대요 고장인가요? 2 청소기 2024/11/07 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