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젓국 먹던 기억

호랑이 조회수 : 1,349
작성일 : 2024-09-17 07:18:38

저 60년대 중반에 태어났어요

어렸을 때는 

뭐든 귀하던 시절이었는데

제사와 차례가 일년에 여덟 번 이상 있었어요

증조부모까지 제사 지냈었거든요

차례 지낼 때 두분씩

제사밥 세번 올리던 기억나네요

 

제사에만 먹을 수 있었던

커다란 조기

정말 짰었어요

조기살 아주 작게 한 점에 밥 한숫갈 크게 떠야 간이 맞았었지요

다음날이면 꼭 쌀뜨물에 생선이 몸을 담그기만 했던 거 같은 국이 밥상에 올랐어요

어제 저녁에 살 다 뜯어먹고 가시와 머리만 남은 조기에 쌀뜨물을 붓고 파,마늘과 미원 한 꼬집, 새우젓 한 숟가락 넣어 찌개를 끓인 거예요

조기는 냄새만 났었는데 조그마한 살점이라도 발견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그 음식을 조기 젓국이라고 불렀어요

가시와 머리까지 아까워서 그냥 버릴 수 없었던 거지요

가난의 상징이던 조기 젓국이

이제는 생선을 통째로 넣거나

쇠고기등 고급 재료를 넣으니

별미가 되었네요

생선가시도 먹어야했던 그 시절을

알뜰하게 살아냈던 우리 부모님들

살아계실 때 한번 더 뵈려구요

 

 

 

IP : 125.178.xxx.16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처음
    '24.9.17 7:45 AM (210.100.xxx.239)

    70년대생이지만 가시와 머리를 넣은 국은
    처음들어요

  • 2. 그리운 비린내
    '24.9.17 8:06 AM (118.235.xxx.173)

    신경숙 소설에 나오는 말이에요.
    그리운 비린내.

    소금항아리에 갈치를 담아 뒀대요.
    그 갈치에 귀한 손님 오실 때에나 맛볼 수 있는 거였고
    주인공은 양치하려고 소금을 꺼낼 때나 그 비린내를 맡을 수 있다고 나와 있어요.

    그걸 읽으면서 생선을 싫어하는 저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안 좋았었거든요.
    한 편으로는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면 그 비린내를 그립다고 했을까하는 생각도 했고요.
    이 글을 읽으니 생각났어요.

  • 3. 젓국
    '24.9.17 8:13 AM (119.64.xxx.75)

    엄마가 안면도 사람인데 외가에서 젓국 자주 끓여먹었어요.
    뼈랑 머리만 넣고 끓인건 아니고, 조기나 박대같은 말린 생선을 넣고 쌀뜨물에 고춧가루 살짝풀고 풋고추 대파도 송송 썰어넣고 두부도 들어갔었던 기억이 나요. 새우젓 넣어 끓인 젓국.
    발음은 젓국이 아니라 쩍꾹에 가까왔어요
    가끔 생각이 나는 맛.
    박대젓국은 진짜 맛있었거든요

  • 4. 흰살생선
    '24.9.17 8:31 AM (39.7.xxx.127) - 삭제된댓글

    뭘해도 맛았죠.

  • 5.
    '24.9.17 8:52 AM (223.38.xxx.81)

    궁금하네요, 그 음식
    음식에 대한 다양한 추억 있으신 분들이 부러워요.

  • 6. ㅅㅇ
    '24.9.17 9:13 AM (106.101.xxx.41)

    여섯 식구 닭한마리 사서 몇번을 재탕 끓여서 먹던 생각이 나네요

  • 7. ...
    '24.9.17 9:29 AM (175.114.xxx.108) - 삭제된댓글

    박대, 양태, 조기...
    차례상에 올라왔던 쪄서 양념얹은 생선을 손으로 뜯어서 먹고 머리와 뼈를 고춧가루 약간 넣고 마늘 파 청양고추 넣고 푹 끓이면 뽀얀국물이 우러나는데 비릿하고 시원했던 기억이 있네요

  • 8. ㅇㅂㅇ
    '24.9.17 10:46 AM (182.215.xxx.32)

    정말 알뜰하게 사셨네요
    고생 많았던 세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4463 여기 올라오는글 보면 결국 우리도 요양원행 피할 수 없는건가요 .. 25 아이고야~ 2024/09/16 5,371
1624462 인스타에서 마시모두띠를80프로 8 2024/09/16 4,708
1624461 그래 이 맛에 돈 벌지 하는거 있으시죠 27 2024/09/16 7,083
1624460 추석당일과 그 다음날 식당 7 연휴 2024/09/16 2,769
1624459 수위 아저씨 각각 5만원씩 두 분 드리면 너무 적나요? 9 ㅇㅇ 2024/09/16 4,972
1624458 피자스쿨에서 3 ㅇㅇ 2024/09/16 1,380
1624457 기사 제목이 이러면 안되는거 아닌가요? 2 ㅇㅇ 2024/09/16 1,243
1624456 어제까지 카톡하던 사람이 갑자기 프로필을 없앴는데. 17 2024/09/16 6,507
1624455 딸 휴직 사실을 알고 야단치는 친정 아버지 36 화가난다 2024/09/16 10,206
1624454 나를 이해시켜라....는 댓글이 참 많네요. 5 .... 2024/09/16 1,789
1624453 펌)고려의 몽고 항쟁 3 ㄷㅈㅎ 2024/09/16 881
1624452 빨리 독립시키던지 해야지 홧병나겠어요 13 심장두근거림.. 2024/09/16 4,705
1624451 결혼 안해서 망한 여자는 없는거 같아요~ 23 @@ 2024/09/16 7,487
1624450 날씨도 너무하고 남편도 꼴 보기 싫어요 3 명절 2024/09/16 2,631
1624449 올 추석 영화관에서 볼거 너무 없네요??? 10 ... 2024/09/16 2,390
1624448 씽크대 틈새 어떻게 닦으세요? 6 2024/09/16 1,836
1624447 콧등 휜게 저절로 똑바르게 되기도 하나요 2 2024/09/16 1,318
1624446 계속 덥네요  6 ..... 2024/09/16 1,998
1624445 저희 엄마 경계선 지능? 지적장애 같나요? 43 00 2024/09/16 11,380
1624444 나혼산 박지현부모님이요 8 ... 2024/09/16 7,010
1624443 오랜만에 냉장고 청소해서 너무 행복해졌어요. 4 ..... 2024/09/16 1,480
1624442 중학생 어린이치과 계속 다니시나요 5 ... 2024/09/16 883
1624441 지리산..대단하긴 하네요 58 ㅇㅇ 2024/09/16 14,142
1624440 송편보관 4 2024/09/16 1,819
1624439 입추의 새로운 뜻 7 ㅎㅎ 2024/09/16 3,4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