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젓국 먹던 기억

호랑이 조회수 : 1,341
작성일 : 2024-09-17 07:18:38

저 60년대 중반에 태어났어요

어렸을 때는 

뭐든 귀하던 시절이었는데

제사와 차례가 일년에 여덟 번 이상 있었어요

증조부모까지 제사 지냈었거든요

차례 지낼 때 두분씩

제사밥 세번 올리던 기억나네요

 

제사에만 먹을 수 있었던

커다란 조기

정말 짰었어요

조기살 아주 작게 한 점에 밥 한숫갈 크게 떠야 간이 맞았었지요

다음날이면 꼭 쌀뜨물에 생선이 몸을 담그기만 했던 거 같은 국이 밥상에 올랐어요

어제 저녁에 살 다 뜯어먹고 가시와 머리만 남은 조기에 쌀뜨물을 붓고 파,마늘과 미원 한 꼬집, 새우젓 한 숟가락 넣어 찌개를 끓인 거예요

조기는 냄새만 났었는데 조그마한 살점이라도 발견하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었어요

우리는 그 음식을 조기 젓국이라고 불렀어요

가시와 머리까지 아까워서 그냥 버릴 수 없었던 거지요

가난의 상징이던 조기 젓국이

이제는 생선을 통째로 넣거나

쇠고기등 고급 재료를 넣으니

별미가 되었네요

생선가시도 먹어야했던 그 시절을

알뜰하게 살아냈던 우리 부모님들

살아계실 때 한번 더 뵈려구요

 

 

 

IP : 125.178.xxx.162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처음
    '24.9.17 7:45 AM (210.100.xxx.239)

    70년대생이지만 가시와 머리를 넣은 국은
    처음들어요

  • 2. 그리운 비린내
    '24.9.17 8:06 AM (118.235.xxx.173)

    신경숙 소설에 나오는 말이에요.
    그리운 비린내.

    소금항아리에 갈치를 담아 뒀대요.
    그 갈치에 귀한 손님 오실 때에나 맛볼 수 있는 거였고
    주인공은 양치하려고 소금을 꺼낼 때나 그 비린내를 맡을 수 있다고 나와 있어요.

    그걸 읽으면서 생선을 싫어하는 저는 생각만으로도 속이 안 좋았었거든요.
    한 편으로는 생선을 얼마나 좋아하면 그 비린내를 그립다고 했을까하는 생각도 했고요.
    이 글을 읽으니 생각났어요.

  • 3. 젓국
    '24.9.17 8:13 AM (119.64.xxx.75)

    엄마가 안면도 사람인데 외가에서 젓국 자주 끓여먹었어요.
    뼈랑 머리만 넣고 끓인건 아니고, 조기나 박대같은 말린 생선을 넣고 쌀뜨물에 고춧가루 살짝풀고 풋고추 대파도 송송 썰어넣고 두부도 들어갔었던 기억이 나요. 새우젓 넣어 끓인 젓국.
    발음은 젓국이 아니라 쩍꾹에 가까왔어요
    가끔 생각이 나는 맛.
    박대젓국은 진짜 맛있었거든요

  • 4. 흰살생선
    '24.9.17 8:31 AM (39.7.xxx.127) - 삭제된댓글

    뭘해도 맛았죠.

  • 5.
    '24.9.17 8:52 AM (223.38.xxx.81)

    궁금하네요, 그 음식
    음식에 대한 다양한 추억 있으신 분들이 부러워요.

  • 6. ㅅㅇ
    '24.9.17 9:13 AM (106.101.xxx.41)

    여섯 식구 닭한마리 사서 몇번을 재탕 끓여서 먹던 생각이 나네요

  • 7. ...
    '24.9.17 9:29 AM (175.114.xxx.108) - 삭제된댓글

    박대, 양태, 조기...
    차례상에 올라왔던 쪄서 양념얹은 생선을 손으로 뜯어서 먹고 머리와 뼈를 고춧가루 약간 넣고 마늘 파 청양고추 넣고 푹 끓이면 뽀얀국물이 우러나는데 비릿하고 시원했던 기억이 있네요

  • 8. ㅇㅂㅇ
    '24.9.17 10:46 AM (182.215.xxx.32)

    정말 알뜰하게 사셨네요
    고생 많았던 세대..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6215 세탁기 1 2024/09/18 529
1626214 두부전골에 가지 넣어도 될까요 8 요리 2024/09/18 955
1626213 내일 출근ㅠ 6 2024/09/18 2,427
1626212 지옥경험 명절…ㅠ 59 2024/09/18 36,303
1626211 증여문제 6 ㅇㅇ 2024/09/18 2,447
1626210 모든 것이 불안한 분? 계신가요 7 앵자 2024/09/18 2,353
1626209 3일동안 시가에서의 먹부림 16 음.. 2024/09/18 6,385
1626208 도와주세요 15 도와주세요 2024/09/18 4,141
1626207 대한민국 사회악은 기레기들 같아요 9 ........ 2024/09/18 1,081
1626206 재난방송 2 oliveg.. 2024/09/18 665
1626205 이 말 하기 쉬운가요? 29 그래 2024/09/18 6,329
1626204 느닷없는 기분에 대한 관찰 기록 3 .. 2024/09/18 894
1626203 시가 친정 식구들이랑 추석 즐겁게 보내신집? 17 ... 2024/09/18 3,456
1626202 비싼 소갈비가 쉰 것 같은데 살릴 수 있나요? 38 소갈비 2024/09/18 4,862
1626201 내년 사해충 질문 1 ㅇㅇ 2024/09/18 784
1626200 70대되면 다 노인 냄새 나나요? 12 ㅇㅇ 2024/09/18 5,192
1626199 세븐스프링스, 남아있는 지점 있나요? 5 ㅇㅇ 2024/09/18 1,978
1626198 연휴에 쇼핑몰 바글바글한거보면 18 2024/09/18 6,144
1626197 친정갔다 오는길에 8 50대 2024/09/18 2,393
1626196 양언니의 매운맛 법규 ㅡ 매년 매진이라더니ㆍㆍ 매년 4만장 K.. 1 같이봅시다 .. 2024/09/18 1,225
1626195 추석동안 도시가 조용하니 너무 좋아요 1 2024/09/18 1,083
1626194 나,시엄마의 추석 6 연휴끝 2024/09/18 3,415
1626193 요즘날씨 정말 10 날씨 2024/09/18 1,908
1626192 여미새가 뭐예요 9 궁금 2024/09/18 3,670
1626191 남의 애 안아주지 않는 사람 어떤가요? 34 의견 2024/09/18 7,9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