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님 돌아가시고 첫 차례를 지냅니다.

시니컬하루 조회수 : 2,725
작성일 : 2024-09-16 18:34:06

아버님이 둘째이시라 집에서 차례는 없었지만

명절 분위기 낸다고 전, 나물, 탕국, 갈비찜 등등으로

당일 모여서 식사하는게 명절 풍경이었어요.

저 음식들 중 전만(꼬치전, 깻잎전, 가끔 육전이나 새우튀김) 저희 집에서 해가고

나머지는 어머니가 하시고..

올 봄에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이번이 첫 차례입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전부터 준비해서 서너시쯤 끝나고

컵라면으로 이른 저녁 먹고 이제 한숨 돌립니다. 

 

우리 아버님,, 경상도 싸나이시라 무뚝뚝하시긴하지만 은근 다정하셨어요.

임신 중일때 가끔 뵈러가면 마당에서 쪼금 나는 무화과랑 블루베리 미리 따놨다가

저만 먹으라고 싸주시고

아이 낳으러 갈때 친정오빠는 제왕하지 말고 자연분만하라고

제왕은 다 의사 상술이라고 씨부렸었는데

우리 아버님은 힘주다가 아플거같으면 그냥 바로 수술하라고..

고생하지 말라고 하셨었죠.

가끔 섭하게도 하셨지만 저런 감사했던 일들로 무한 상쇄되더라구요.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에 식사 제대로 못하셨던게 생각나서 

더 맛있게 더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맛있게 드셔주시겠지요?

 

남편은 나중에 어머님 안계시면 제사 안지낼거라고 하지만 전 하고싶다 했어요.

저도 제사라는게 참 쓰잘데기 없다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 아버님 드실거라 생각하니.. 

뭐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친정엄마아빠라면 더더욱 하고 싶을것 같고요.

다만 형식은 바꾸겠다고.

고인 평소 좋아하셨던 음식으로만 차리겠다고요.

모여 앉아 함께 먹자고요.

예시로, 내 기일엔 모여서 떡볶이에 닭강정 먹으면서 하하호호 내 얘기해라. 

남편 기일에는 제육볶음이랑 꼬막이랑 담배 한보루 놓고 밥 먹으마.

더 필요한거 있으면 죽기전에 미리 말해줘라. ㅎㅎㅎㅎ

 

그런식으로 하면 제사가 피곤한 행사는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에효.. 마무리 어케하지. 

 

82언니들 명절 아프지 말고 무사히 잘 넘기세요~

 

 

 

 

 

 

 

 

 

 

 

 

 

IP : 182.212.xxx.8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9.16 6:39 PM (211.58.xxx.63)

    원글님에 동의합니다 엄마 봄에 하늘 나라가시고 첫 추석인디.. 저는 원래 음식을 못하지만 아버지랑 열심히 장봐서 암투병으로 마지막 달 못드셨던 엄마좋아하던 과일 음식 사다가 차례드릴려구요ㅠㅠ

  • 2. .....
    '24.9.16 6:46 PM (125.191.xxx.71)

    마음이 따뜻하고 너그러우신 분이시네요
    성자님 덕분에 가족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요

  • 3. 호순이
    '24.9.16 6:47 PM (59.19.xxx.95)

    좋네요
    다녀오시구 경락맛사지 받으세요
    나를 위해서도 꼭 경락 받으세요

  • 4.
    '24.9.16 6:51 PM (14.38.xxx.186) - 삭제된댓글

    복 받으셨습니다

    배불러서 힘들다니
    머가 그리 힘드냐
    다 그러고 산다
    언제까지 김장 가져다 먹을거냐
    제사 8번 다 참석해라ㅡ다녀오면 새벽 4시
    ㅡ직장 다녀요 저
    고운점을 찾으려 해도 힘들어서 슬프네요

  • 5. ㅇㅇ
    '24.9.16 6:54 PM (211.179.xxx.157)

    시아버님,따뜻한정이 느껴져요

  • 6. 좋은마음
    '24.9.16 7:01 P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남편도 아버님 닮아서 마음이 따뜻하고
    부인한테 잘하니깐 원글도
    저런맘이 드는거죠.

  • 7. ㅎㅎㅎ
    '24.9.16 7:13 PM (14.53.xxx.152) - 삭제된댓글

    생전에 따뜻한 추억 많이 만들어주셔서 그런가 봐요
    진짜 며느리한테 잘해주면 이런데 왜들 그렇게 못잡아먹어 안달을 내셨을까
    뿌린대로 거두는 건데 말이죠

  • 8. 고인이
    '24.9.16 9:52 PM (211.206.xxx.191)

    좋아했던 음식을 먹으며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는 것.
    좋네요.
    예전 어느 블로그 남자 분인데 그분은
    부모님 기일에 커다랑 항아리 화병에 꽃을 한아름 꽂아 두고
    고인을 추모하더군요.
    오래전인데 참 멋지다 싶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62775 제 주위 똑똑이들은 다 재수하네요 16 ㅇㅇ 2025/01/02 5,794
1662774 기독교 신앙 있으신 분들께. 고민상담이요 ㅠㅠ 5 Dd 2025/01/02 1,378
1662773 (애도) 사악한 바보 한 놈때문에 5천만 수명이 줄어드네 3 쌍욕 나오네.. 2025/01/02 1,327
1662772 윤 대통령 측, 오늘 임명된 정계선·조한창 재판관 '기피 신청'.. 18 ... 2025/01/02 5,438
1662771 임박임박 검토검토 무슨 희망고문 하는것도 아니고 3 2025/01/02 965
1662770 이게 2차 내란인듯 4 내란진행중 2025/01/02 2,259
1662769 제주시 호텔 2곳중 한 곳 골라주세요. 6 sd 2025/01/02 1,881
1662768 공수처 체포 안하는거 같아요 7 현소 2025/01/02 2,532
1662767 혹시 저 좀비들 ㅃ먹은 거 아님?;;; 1 2025/01/02 1,015
1662766 검토처장아 국민들 제명에 못살긋다 ..... 2025/01/02 547
1662765 석열이와 교신 주고 받는듯 13 2025/01/02 4,366
1662764 과자를 먹는 이유 5 ㄱㄴㄷ 2025/01/02 3,195
1662763 역대급 븅딱..에휴.. 2 123 2025/01/02 1,805
1662762 사물이 움직여 보입니다 12 ........ 2025/01/02 2,162
1662761 의대교수들 현타 오겠어요 15 ... 2025/01/02 6,341
1662760 설마 이러다가 5일까지 못하는척~ 1 ㄱㄴㄷ 2025/01/02 1,099
1662759 초중등 수학선행이요 3년이 맥스 맞나요 2 수학선행 2025/01/02 1,101
1662758 공수처, 尹 체포영장 내일 오전 집행할 듯 40 .. 2025/01/02 6,851
1662757 초등2학년 아이가 교실에서 캐시비 교통시계를 3 ㅇㅇ 2025/01/02 2,067
1662756 의대 정시 1 .... 2025/01/02 1,374
1662755 공수처 입구 쳐진 '포토라인' 한남동 관저 앞 긴장 고조 2 ㅇㅇㅇㅇ 2025/01/02 2,086
1662754 분당 지역ㅡ셔플댄스 모임 4 .... 2025/01/02 1,583
1662753 에어랩 대신 샤크 플렉스타일 사면 후회할까요? 2 .. 2025/01/02 1,469
1662752 (우원식 페북) 여야 합의가 분명하게 확인되었습니다 10 ㅅㅅ 2025/01/02 3,165
1662751 1/2(목) 마감시황 나미옹 2025/01/02 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