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님 돌아가시고 첫 차례를 지냅니다.

시니컬하루 조회수 : 2,731
작성일 : 2024-09-16 18:34:06

아버님이 둘째이시라 집에서 차례는 없었지만

명절 분위기 낸다고 전, 나물, 탕국, 갈비찜 등등으로

당일 모여서 식사하는게 명절 풍경이었어요.

저 음식들 중 전만(꼬치전, 깻잎전, 가끔 육전이나 새우튀김) 저희 집에서 해가고

나머지는 어머니가 하시고..

올 봄에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이번이 첫 차례입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전부터 준비해서 서너시쯤 끝나고

컵라면으로 이른 저녁 먹고 이제 한숨 돌립니다. 

 

우리 아버님,, 경상도 싸나이시라 무뚝뚝하시긴하지만 은근 다정하셨어요.

임신 중일때 가끔 뵈러가면 마당에서 쪼금 나는 무화과랑 블루베리 미리 따놨다가

저만 먹으라고 싸주시고

아이 낳으러 갈때 친정오빠는 제왕하지 말고 자연분만하라고

제왕은 다 의사 상술이라고 씨부렸었는데

우리 아버님은 힘주다가 아플거같으면 그냥 바로 수술하라고..

고생하지 말라고 하셨었죠.

가끔 섭하게도 하셨지만 저런 감사했던 일들로 무한 상쇄되더라구요.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에 식사 제대로 못하셨던게 생각나서 

더 맛있게 더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맛있게 드셔주시겠지요?

 

남편은 나중에 어머님 안계시면 제사 안지낼거라고 하지만 전 하고싶다 했어요.

저도 제사라는게 참 쓰잘데기 없다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 아버님 드실거라 생각하니.. 

뭐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친정엄마아빠라면 더더욱 하고 싶을것 같고요.

다만 형식은 바꾸겠다고.

고인 평소 좋아하셨던 음식으로만 차리겠다고요.

모여 앉아 함께 먹자고요.

예시로, 내 기일엔 모여서 떡볶이에 닭강정 먹으면서 하하호호 내 얘기해라. 

남편 기일에는 제육볶음이랑 꼬막이랑 담배 한보루 놓고 밥 먹으마.

더 필요한거 있으면 죽기전에 미리 말해줘라. ㅎㅎㅎㅎ

 

그런식으로 하면 제사가 피곤한 행사는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에효.. 마무리 어케하지. 

 

82언니들 명절 아프지 말고 무사히 잘 넘기세요~

 

 

 

 

 

 

 

 

 

 

 

 

 

IP : 182.212.xxx.8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9.16 6:39 PM (211.58.xxx.63)

    원글님에 동의합니다 엄마 봄에 하늘 나라가시고 첫 추석인디.. 저는 원래 음식을 못하지만 아버지랑 열심히 장봐서 암투병으로 마지막 달 못드셨던 엄마좋아하던 과일 음식 사다가 차례드릴려구요ㅠㅠ

  • 2. .....
    '24.9.16 6:46 PM (125.191.xxx.71)

    마음이 따뜻하고 너그러우신 분이시네요
    성자님 덕분에 가족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요

  • 3. 호순이
    '24.9.16 6:47 PM (59.19.xxx.95)

    좋네요
    다녀오시구 경락맛사지 받으세요
    나를 위해서도 꼭 경락 받으세요

  • 4.
    '24.9.16 6:51 PM (14.38.xxx.186) - 삭제된댓글

    복 받으셨습니다

    배불러서 힘들다니
    머가 그리 힘드냐
    다 그러고 산다
    언제까지 김장 가져다 먹을거냐
    제사 8번 다 참석해라ㅡ다녀오면 새벽 4시
    ㅡ직장 다녀요 저
    고운점을 찾으려 해도 힘들어서 슬프네요

  • 5. ㅇㅇ
    '24.9.16 6:54 PM (211.179.xxx.157)

    시아버님,따뜻한정이 느껴져요

  • 6. 좋은마음
    '24.9.16 7:01 P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남편도 아버님 닮아서 마음이 따뜻하고
    부인한테 잘하니깐 원글도
    저런맘이 드는거죠.

  • 7. ㅎㅎㅎ
    '24.9.16 7:13 PM (14.53.xxx.152) - 삭제된댓글

    생전에 따뜻한 추억 많이 만들어주셔서 그런가 봐요
    진짜 며느리한테 잘해주면 이런데 왜들 그렇게 못잡아먹어 안달을 내셨을까
    뿌린대로 거두는 건데 말이죠

  • 8. 고인이
    '24.9.16 9:52 PM (211.206.xxx.191)

    좋아했던 음식을 먹으며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는 것.
    좋네요.
    예전 어느 블로그 남자 분인데 그분은
    부모님 기일에 커다랑 항아리 화병에 꽃을 한아름 꽂아 두고
    고인을 추모하더군요.
    오래전인데 참 멋지다 싶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70239 논어 책 추천해주세요 소장도서 추천 2 논어 2025/01/20 708
1670238 한국여행 6 외국 2025/01/20 1,024
1670237 명신이 계속 전화 돌려? 3 특검 2025/01/20 1,957
1670236 저희 시어머니의 이런 행동 어떻게 생각하세요? 60 ㅇㅇ 2025/01/20 6,926
1670235 헹굼 몇번 돌리시나요? 28 4~5 2025/01/20 4,017
1670234 훠궈 얼마정도 예상해야하나요 3 ........ 2025/01/20 1,035
1670233 모순 이모부는 어떤사람인가요(스포주의) 7 2025/01/20 1,671
1670232 오늘 저녁 뭐 드세요? 14 -- 2025/01/20 2,740
1670231 홈택스에서 부가세신고할때 신용카드 매출금액요 1 홈택스 2025/01/20 830
1670230 (내란당해체)연말정산 신고서 작성시 의료비 기입이 안되는 이유 연말정산 2025/01/20 523
1670229 오늘 이상하게 마스크 쓴 사람들이 많다했더니만 6 ..... 2025/01/20 5,192
1670228 윤두창이 총쏘라고 했군요 8 ㅇㅇㅇ 2025/01/20 3,317
1670227 읽씹 안읽씹 뭐가 더 나빠요? 4 ... 2025/01/20 1,310
1670226 베를린에서 제4차 윤석열 퇴진 집회 열려 2 light7.. 2025/01/20 686
1670225 아주 몸이 뻣뻣했다가 유연해지신 분들 있으신가여? 3 ... 2025/01/20 1,331
1670224 2030대 젊은 남녀들이 데이트를 하지 않는 이유가 뭔가요? 43 ........ 2025/01/20 7,137
1670223 공동명의 문의 드려요. 1 .. 2025/01/20 1,013
1670222 개신교인 여러분들 우리가 나서봅시다 17 일어나자 2025/01/20 2,318
1670221 주한미군, 중국인 99명 체포" 스카이데일리 보도에 “.. 20 ... 2025/01/20 5,160
1670220 10년 임대후 분양.아파트 어떨까요?? 6 음ㅋ 2025/01/20 1,990
1670219 옆라인 같은평수로 이사가요. 11 Right 2025/01/20 3,445
1670218 저질체력은 무슨 운동부터 시작하는게 좋을까요? 8 진짜 2025/01/20 1,478
1670217 공수처, 윤석열 대통령 강제인치 위해 서울구치소 도착 17 ㅎㅇㅌ 2025/01/20 4,665
1670216 공수처에게 힘을 줍시다!!! 9 ㅇㅇㅇ 2025/01/20 1,274
1670215 이번 대선은 민주주의 VS파시즘 선거네요 8 000 2025/01/20 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