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버님 돌아가시고 첫 차례를 지냅니다.

시니컬하루 조회수 : 2,433
작성일 : 2024-09-16 18:34:06

아버님이 둘째이시라 집에서 차례는 없었지만

명절 분위기 낸다고 전, 나물, 탕국, 갈비찜 등등으로

당일 모여서 식사하는게 명절 풍경이었어요.

저 음식들 중 전만(꼬치전, 깻잎전, 가끔 육전이나 새우튀김) 저희 집에서 해가고

나머지는 어머니가 하시고..

올 봄에 아버님께서 돌아가시고 이번이 첫 차례입니다.

많은 양은 아니지만 오전부터 준비해서 서너시쯤 끝나고

컵라면으로 이른 저녁 먹고 이제 한숨 돌립니다. 

 

우리 아버님,, 경상도 싸나이시라 무뚝뚝하시긴하지만 은근 다정하셨어요.

임신 중일때 가끔 뵈러가면 마당에서 쪼금 나는 무화과랑 블루베리 미리 따놨다가

저만 먹으라고 싸주시고

아이 낳으러 갈때 친정오빠는 제왕하지 말고 자연분만하라고

제왕은 다 의사 상술이라고 씨부렸었는데

우리 아버님은 힘주다가 아플거같으면 그냥 바로 수술하라고..

고생하지 말라고 하셨었죠.

가끔 섭하게도 하셨지만 저런 감사했던 일들로 무한 상쇄되더라구요. 

 

아버님 돌아가시기 전에 식사 제대로 못하셨던게 생각나서 

더 맛있게 더 정성스럽게 만든다고 만들었는데...

맛있게 드셔주시겠지요?

 

남편은 나중에 어머님 안계시면 제사 안지낼거라고 하지만 전 하고싶다 했어요.

저도 제사라는게 참 쓰잘데기 없다 생각했었는데 막상 내 아버님 드실거라 생각하니.. 

뭐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내 친정엄마아빠라면 더더욱 하고 싶을것 같고요.

다만 형식은 바꾸겠다고.

고인 평소 좋아하셨던 음식으로만 차리겠다고요.

모여 앉아 함께 먹자고요.

예시로, 내 기일엔 모여서 떡볶이에 닭강정 먹으면서 하하호호 내 얘기해라. 

남편 기일에는 제육볶음이랑 꼬막이랑 담배 한보루 놓고 밥 먹으마.

더 필요한거 있으면 죽기전에 미리 말해줘라. ㅎㅎㅎㅎ

 

그런식으로 하면 제사가 피곤한 행사는 아니지 않을까 싶네요.

 

에효.. 마무리 어케하지. 

 

82언니들 명절 아프지 말고 무사히 잘 넘기세요~

 

 

 

 

 

 

 

 

 

 

 

 

 

IP : 182.212.xxx.8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9.16 6:39 PM (211.58.xxx.63)

    원글님에 동의합니다 엄마 봄에 하늘 나라가시고 첫 추석인디.. 저는 원래 음식을 못하지만 아버지랑 열심히 장봐서 암투병으로 마지막 달 못드셨던 엄마좋아하던 과일 음식 사다가 차례드릴려구요ㅠㅠ

  • 2. .....
    '24.9.16 6:46 PM (125.191.xxx.71)

    마음이 따뜻하고 너그러우신 분이시네요
    성자님 덕분에 가족 분위기가 좋을 것 같아요

  • 3. 호순이
    '24.9.16 6:47 PM (59.19.xxx.95)

    좋네요
    다녀오시구 경락맛사지 받으세요
    나를 위해서도 꼭 경락 받으세요

  • 4.
    '24.9.16 6:51 PM (14.38.xxx.186) - 삭제된댓글

    복 받으셨습니다

    배불러서 힘들다니
    머가 그리 힘드냐
    다 그러고 산다
    언제까지 김장 가져다 먹을거냐
    제사 8번 다 참석해라ㅡ다녀오면 새벽 4시
    ㅡ직장 다녀요 저
    고운점을 찾으려 해도 힘들어서 슬프네요

  • 5. ㅇㅇ
    '24.9.16 6:54 PM (211.179.xxx.157)

    시아버님,따뜻한정이 느껴져요

  • 6. 좋은마음
    '24.9.16 7:01 PM (175.124.xxx.136) - 삭제된댓글

    남편도 아버님 닮아서 마음이 따뜻하고
    부인한테 잘하니깐 원글도
    저런맘이 드는거죠.

  • 7. ㅎㅎㅎ
    '24.9.16 7:13 PM (14.53.xxx.152) - 삭제된댓글

    생전에 따뜻한 추억 많이 만들어주셔서 그런가 봐요
    진짜 며느리한테 잘해주면 이런데 왜들 그렇게 못잡아먹어 안달을 내셨을까
    뿌린대로 거두는 건데 말이죠

  • 8. 고인이
    '24.9.16 9:52 PM (211.206.xxx.191)

    좋아했던 음식을 먹으며 돌아가신 분을 추억하는 것.
    좋네요.
    예전 어느 블로그 남자 분인데 그분은
    부모님 기일에 커다랑 항아리 화병에 꽃을 한아름 꽂아 두고
    고인을 추모하더군요.
    오래전인데 참 멋지다 싶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25915 입덧에 생강차 안 좋을까요. 11 우리 팀장님.. 2024/09/17 1,161
1625914 지하철인데 옆에 아저씨 신고하고싶어요 16 아오 2024/09/17 20,623
1625913 지오디~~ 7 지오디 2024/09/17 1,692
1625912 한여름에 추석 쇤 기분이었네요 5 덥다 2024/09/17 2,368
1625911 돌싱남녀 536명이 꼽은 추석 명절 부부싸움 1위는 5 명절 2024/09/17 4,621
1625910 어제 외출했다 땀 범벅했는데 11 hh 2024/09/17 4,957
1625909 윤석열 대통령 탄핵준비 의원연대 제안 기자회견 6 ... 2024/09/17 1,835
1625908 배종옥의 레몬꿀팩 사용해보신분 7 2024/09/17 3,191
1625907 음식먹을때 한쪽으로 흘리는 이유 6 노인 2024/09/17 1,756
1625906 요양원에서 추석이라 26 Jin 2024/09/17 5,844
1625905 곽튜브 옹호하는 윤서인 12 .... 2024/09/17 4,775
1625904 시댁보다 친정가면 더 쉴수가 없어요 14 2024/09/17 6,833
1625903 용산(용리단길) 주변 카페 맛집 부탁드립니다 12 ㅓㅏ 2024/09/17 986
1625902 왜 식혀서 냉장고 넣는건가요 7 2k 2024/09/17 4,358
1625901 고정식유지장치가 떨어졌는지 어떻게 아나오? 2 치아 안쪽에.. 2024/09/17 715
1625900 시어머니의 커피 차별 94 2024/09/17 29,562
1625899 TV가 고장났는데 1 oo 2024/09/17 915
1625898 잘하려고 하지 않는 이유 16 00 2024/09/17 5,646
1625897 SBS 저녁 8시에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합니다 6 오늘 2024/09/17 1,880
1625896 서울은 외국인.관광객들이 1 이젠 2024/09/17 2,398
1625895 드림하고 아쉬운 마음이^^;; 10 .. 2024/09/17 2,843
1625894 유즈뿐비증 아시는 분 2 ㅇㅇㅇ 2024/09/17 844
1625893 매운 고추 3 ... 2024/09/17 809
1625892 고사리 발암물질 7 ㅇㅇ 2024/09/17 5,304
1625891 최악의 실수..ㅜㅜ 15 ... 2024/09/17 9,1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