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시아버지의 전화를 받았어요.

... 조회수 : 8,975
작성일 : 2024-09-16 16:22:42

몸이 살짝 아픈 며느리입니다. 

사지는 멀쩡한데 속이 부실해요. 겉으로 보면 멀쩡하죠. 하지만 관리해야하고 갑자기 응급실 가기도 해요. (일년에 한번 정도) 병명이 있어서 환자 취급 받긴 합니다.

 

이번 명절 오지 말라셨어요. 코로나 유행이고 응급실 상황 안좋다고. 니네 식구 다 오지 말라셨지만 남편과 아이는 가기로 했어요. 

 

좀전에 아버님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아침먹었냐. 밥을 먹은거냐. 집에 먹을껀 있냐. 찬밥 먹지말고 따신 밥 먹어라. 넌 아픈사람이니 항시 조심해야한다. 절대 무리하지 말고 쉬어라. 너 명절에 맛있는것도 못먹고 혼자 외로워서 어쩌냐...

 

애 있는 엄마는 아파도 안되고 죽어도 안된다고. 무조건 니건강이 우선이고 너만 생각하라고... 먹고 싶은거 다 시켜먹어라.. 근데 고기 넘 많이 먹지말고 커피랑 콜라는 먹지말라고. 커피 콜라 먹고 싶음 사이다 먹으라고. 시커먼 커피나 콜라보다 사이다가 몸에 좋다고...

 

갑자기 눈물이 났어요. 말씀도 별로 없으시고 무뚝뚝하고 투박한 분이 제가 아픈 이후로 전화도 자주 주시고 너가 우리집 중심이고 기둥이다. 너가 쓰러지면 큰일난다며 제 건강에 엄청난 관심을 가져주시고... 

 

제 나이가 중년을 넘어서 애들은 다 컸고. 

시부모님은 80중반이신데 아픈 며느리  커피와 콜라를 먹지말라는 잔소리에 주책맞게 눈물이 나네요. 

IP : 58.29.xxx.196
3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hh
    '24.9.16 4:25 PM (59.12.xxx.232)

    반전 ㅠㅠ

  • 2.
    '24.9.16 4:25 PM (182.221.xxx.15) - 삭제된댓글

    아버님 ㅜㅜ

  • 3. ^^
    '24.9.16 4:26 PM (116.42.xxx.47)

    읽는 저는 중간쯤에서 귀에 피나겠다 생각했는데
    긴 잔소리에 감동 받으셨다니 다행입니다
    추석 연휴 스트레스 받지 마시고
    맛있는 음식 배달 시키면ㅅㅓ 마음 편히 지내세요

  • 4. oo
    '24.9.16 4:26 PM (211.110.xxx.44)

    엄마표 당부 수준이네요.
    맛있는 거 챙겨 드시고
    얼른 나아요..!

  • 5. 아버님이
    '24.9.16 4:26 PM (58.234.xxx.237)

    좋은 어른이시네요. 원글님 복 받아셨어요.

  • 6. ..
    '24.9.16 4:28 PM (58.236.xxx.168)

    원글님도 잘하실것같아요
    잘챙겨드세요

  • 7. ..
    '24.9.16 4:31 PM (211.109.xxx.57)

    원글님도 안쓰럽고
    걱정하는 아버님도 안쓰럽고...

  • 8. ....
    '24.9.16 4:37 PM (211.228.xxx.30)

    무뚝뚝하고 투박하신 그 연배의 어른이 하실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표현하셨네요. 원글님도 좋은 며느님이신 것 같아요. 아버님 당부대로 꼭 몸조리 잘 하시고 건강하세요.

  • 9. ㅇㅇ
    '24.9.16 4:41 PM (211.179.xxx.157)

    시아버님,
    너무나 큰사랑이네요.

  • 10.
    '24.9.16 4:42 PM (121.188.xxx.21)

    아버님 사랑받아
    어여 툭툭 털고 일어나세요.

  • 11. 어여
    '24.9.16 4:42 PM (59.7.xxx.113)

    싹 나으시고 힘차게 활동하시길~~~

  • 12. ㅇㅇ
    '24.9.16 4:43 PM (211.179.xxx.157)

    애있는 사람은 아파서도 안되고 죽어서도 안된다
    친정부모에게도 사실 듣기힘든말이잖아요.

  • 13. 시아부지
    '24.9.16 4:45 PM (211.221.xxx.43)

    입덧으로 밥 한술 넘기지도 못할때 쟁반째로 음식 날라다주셨던 지금은 돌어가신 울 시아부지 생각이 나네요...

  • 14. ㅇㅂㅇ
    '24.9.16 4:50 PM (182.215.xxx.32)

    무뚝뚝하고 투박하신 그 연배의 어른이 하실 수 있는 최고의 사랑을 표현하셨네요 222__

  • 15. 귀여워라...
    '24.9.16 4:51 PM (211.208.xxx.87)

    재잘재잘 사랑스러운 안부 전화네요. 얼굴 안봐도 꼭 전하고 싶은.

    사이다라고 좋은 건 아닌데 ㅎ 진심이 전해져서 너무 뭉클해요.

    저도 찍 하고 눈물이 나네요. 원글님 무탈하게 저 사랑에 보답하시길요.

  • 16. ..
    '24.9.16 5:01 PM (220.87.xxx.237)

    따뜻하네요.

  • 17. 아버님
    '24.9.16 5:05 PM (118.235.xxx.200)

    집안에 어른의 모습이넹ᆢㄷ

  • 18. 부럽다..
    '24.9.16 5:07 PM (49.170.xxx.206)

    원글님 시아버지 참 따뜻하시네요.
    저는 저 아파 죽어도 아들 밥 걱정 뿐인 시모 뿐이라 참 부럽습니다. 원글님이 잘하셨으니 그런 관계가 된 거 겠지만..
    저도 잘하지는 않아도 못하진 않은거 같은데 왜 이모양이 된 걸까요?
    건강 잘챙기시고, 소중한 인연 잘 가꿔가시길 바랍니다.^^

  • 19. ㅇㅇㅇ
    '24.9.16 5:11 PM (211.234.xxx.137)

    읽으면서 눈물 나네요
    아버님 진심이 느껴져요
    훌훌 털고 일어나시길...
    저도 아프고 나니 시아주버님,형님, 시누이가
    음식하는거 손도 못대게하고
    평소 반찬 해다주시고 수시로 안부전화해
    니몸만 생각해라 당부당부를 하십니다
    25년 살고나니 친정보다 더 편하고 돈독해요

  • 20. 그린 티
    '24.9.16 5:12 PM (39.115.xxx.14)

    글 읽어내려가며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아버님, 며느님 서로 좋은분들이네요.

  • 21. 감사합니다.
    '24.9.16 5:14 PM (58.29.xxx.196)

    건강 잘 챙기겠습니다. 다들 아프지마시고 건강하고 무탈하시길요.
    사이다에 대한 이상한 믿음이 있으신건 확실해요.
    시커먼 색이 주는 나쁜 선입견 같은게 있나봐요.

  • 22. ㅇㅂㅇ
    '24.9.16 5:21 PM (182.215.xxx.32)

    콜라보단 사이다가 낫다고는 해요

  • 23. ...
    '24.9.16 5:23 PM (211.234.xxx.56)

    투박한 어른의 최고의 표현 맞네요.
    모두 즐겁게 명절 보내시길

  • 24. 따뜻해요
    '24.9.16 5:50 PM (74.96.xxx.213)

    원글님두 아버님두 건강하세요.

  • 25. 저도눈물이
    '24.9.16 5:58 PM (61.77.xxx.109)

    눈시울이 뜨거워지네요. 제가 아파도 남편밥 못챙겨줄까봐 저한테 잔소리 하는 시부모예요. 예전에 아기낳고 늙은호박 주셨어요. 저 먹으라는줄 알았는데 호박물 해서 갸(남편)주라고 했어요. 무지 섭섭해서 울었어요.

  • 26.
    '24.9.16 6:17 PM (118.32.xxx.104)

    에고 좋은분이시네요ㅠ

  • 27. .....
    '24.9.16 6:25 PM (110.13.xxx.200)

    진짜 좋은 분이시네요.
    이런 분들이 진짜 어른이시죠.
    며느리에게 집안의 기둥이다 이런말 하는 어른들 없죠.
    아직도 이기적인 노인들이 넘쳐나는데... 시부모복 있으시네요.

  • 28. ....
    '24.9.16 8:29 PM (125.177.xxx.20)

    원글님, 아프지 마요!

  • 29. 맞는 말씀
    '24.9.16 9:06 PM (121.162.xxx.234) - 삭제된댓글

    제가 참 부실해서 ㅜ
    에미는 자식 두고 아파서도 죽어서도 안된다는
    아이들 어릴때 제 다짐이였습니다
    십년전에 조금 바뀌어서
    절대로 부모보다 먼저 죽지 말아야지
    그래야했던 사람들은 발걸음이 얼마나 무거웠을까 싶어요 ㅠㅠ

    잘 드시고 많이 웃으세요
    커피랑 콜라는 줄이시구요^^

  • 30. 쓸개코
    '24.9.16 9:44 PM (175.194.xxx.121)

    세상에나.. 참 좋은 시아버지세요.
    분명 원글님도 좋은 며느리셨을테고요.

  • 31. 힝~
    '24.9.16 10:14 PM (211.206.xxx.191)

    저도 눈물 났어요.
    아버지들이 저 정도 당부하기 어려운데 진심이 느껴지네요.
    콜라 보다는 사이다가 낫기는 합니다.
    원글님 우리 같이 건강관리 잘 해요.
    뭐니 뭐니 해도 머니가 최고가 아니고 건강이 최고 맞아요.
    아버님도 건강하세요

  • 32. 00
    '24.9.16 10:38 PM (175.192.xxx.113)

    원글님 건강하세요~
    무뚝뚝하면서도 다정하고 따뜻했던 아부지 생각나요..
    엄마도 보고싶구요..
    시아버님 너무 좋은 분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45382 남편이 초딩이 됐어요. 14 .... 2024/11/06 5,426
1645381 북한강 동료 군인 살해 유기사건 범인 사진 (얼굴사진x) 41 .. 2024/11/06 6,488
1645380 김성주 - 뭉친 프로젝트와 결별 9 ........ 2024/11/06 4,333
1645379 현미누룽지에 홍차 4 ........ 2024/11/06 688
1645378 과외선생이 명품 목도리 두르고 과외가면 좀 그럴까요 27 Ed 2024/11/06 4,041
1645377 치아가 엉망이라 개별치료만해도 돈이 많이 들어가고 아예 틀니하고.. 11 .... 2024/11/06 1,512
1645376 5살 아들이 한 말 8 ** 2024/11/06 1,914
1645375 이토록 친밀한 배신자 보시는분 44 2024/11/06 3,921
1645374 신현준은 성실하고 사회성이 좋은가봐요. 15 신현준 2024/11/06 4,284
1645373 트럼프 와이프는 재선 된는거 싫어할거 같아요 ㅋㅋ 5 .... 2024/11/06 2,710
1645372 수능장에 손목시계 두 개 갖고가도 되나요? 28 가나다 2024/11/06 1,827
1645371 눈감고 한쪽 다리올리기 5 건강 2024/11/06 1,334
1645370 속쓰릴 때 약 뭐드세요 7 2024/11/06 657
1645369 영어도 문체가 다양할텐데 5 aswe 2024/11/06 533
1645368 정신병. 묫자리 파묘해서 화장해도 도움되나요? 37 2024/11/06 3,438
1645367 신한카드 교체해야되는데 추천 좀 해주세요 1 카드 2024/11/06 717
1645366 2년 안에 A.I가 세상을 바꿀꺼라는데 어찌 생각하세요? 4 .. 2024/11/06 1,400
1645365 식어도 딱딱해지지 않는 주먹밥 어떻게 만들까요? 5 주먹밥 2024/11/06 862
1645364 메가패스. 내년 개학하고 학기중에 끊어도 되나요? ,. 2024/11/06 302
1645363 심각한 ADHD아이와 고슴도치 학부모 7 ... 2024/11/06 2,090
1645362 남편의 이런 심리가 뭔가요? 18 ........ 2024/11/06 3,085
1645361 집에 티비없는지 몇년인데 요금만 계속나가요 12 ... 2024/11/06 1,507
1645360 고덕역 e mart에 남자크로스백 파나요? 6 82 2024/11/06 289
1645359 방과후 2학년부터 안보냈는데 11 방과후 수업.. 2024/11/06 856
1645358 지금은 트럼프 95 해리스 35 8 ㅁㅁ 2024/11/06 3,6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