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염장질일지도 모르나 시가 안간 추석 한갓져 좋네요.

ㅎㅎㅎ 조회수 : 1,362
작성일 : 2024-09-16 11:47:53

 

제가 웃으며 글쓰지만 고3첫애때문에 죽고 싶으나 둘째와 남편 부모님 생각에 죽지 못해 사는 중이니 너무 염장질려 마세요. 

 

결혼 20년, 시가에 별로 맺힌 거 없습니다. 

이런저런 사연으로 남편과 시모는 쟤가 시가 맺혔을거야 눈치보는 거 느껴지지만 그들이 제게 잘못한 것도 없고 단지 발끊은 큰며느리 자식 노릇 안하는(시모는 부모노릇 넘치게 했습니다) 큰아들때문에 지레 기가 죽은 자격지심에 그냥 평범 적정선의 며느리 노릇하는 제 기색살피는 거 알기에 그냥 웃어요. 손윗동서 형님에겐 별 생각 없어요. 형님 부모도 아닌데요 뭘. 그럴수 있죠.  가끔 시숙 생각하면 하 거 참 싶어도 그또한 남일이라... 큰아들에게 버림받은 큰아들 바라기 시모가 내 엄마도 아니고 뭐 딱히 가슴아플거 있나요. 노인네 안됐네... 하고 마는 거죠. 

 

다만 인지상정으로 불쌍타 노인네... 싶고, 남편은 단둘있는 자식, 큰아들에게 버림받은 제 엄마 얼마나 애틋하고 불쌍하겠나 싶어 남편봐서 인류애 발휘하며 삽니다. 

 

남편죽고 혼자사는 노인네 얼마나 적적하겠나 싶어 다른때 일삼아 내려가진 않아도 명절은 꼬박꼬박 챙겨 내려갔어요. 서울-경상도 소도시를. 애 둘 출산때 두번다 명절이 걸려 안내려간 것과 코로나때 두번을 제외하면 매년의 명절, 큰동서에 이어 시숙도 발끊은 뒤에도 5-6년간을 한번도 안빼고 꼬박꼬박. 그냥 첨부터 8 시간은 걸리려니 맘먹고 가면서 국도변 풍경구경하다 시골밥상으로 한끼 때우고 휴게소 들러 간식사먹으며 가끔 남편과 교대로 운전하면서 가면 그 길도 뭐 갈만했어요. 좀 긴 드라이브 한단 생각으로 7시간 걸리면 이번명절 가뿐했네!!! 싶고 10 시간 걸리면 에고 고생좀 했네 싶고. 해마다 두번 반복하는 일이고 이건 뭐 재론의 여지가 없는 일이로다 애초에 생각하니 싸우기는 커녕 스트레스 받을 일도 아니어서 저는 제가 시가 가기 싫어하는 사람이란 생각 한번도 안해봤어요. 가기 싫었던 적 없었고요. 저희 시모 하늘이 내린다는 그 시모 용심 어쩔수 없이 조금은 부리는 사람이어도 ㅎㅎㅎ 제 엄마 아니잖아요. 남편엄마가 본인이 낳으신 아들이 더 좋다는데 그게 뭐 화날일인가요. 저도 절 낳은 우리 엄마가 좋거든요. ^^ 이 또한 인지 상정이로다 이 사람은 내 엄마가 아니라 남편엄마로다 생각하면 화날 일도 별로 없고, 애초에 막 못되게 하지도 못하는 그냥 소소한 용심이라. ㅎㅎ 제게도 울엄마와 시모가 동급이 아닌데 시모에게 아들과 며느리가 동급이길 바라면 그게 도둑심보죠 뭐 별 다를게 있나요. 인생이 원래 한걸음 떨어져서보면 희극이라잖아요. 

 

여튼. 그랬는데. 

 

둘째놈 중간고사대비 학원기타등등으로 이번 명절에 애랑 둘이 서울 남고 남편은 큰애데리고 내려갔어요. 

 

세상에 이렇게 한갓지고 좋을수가!!!!!!!!

 

코로나때도 저랑 애들은 안가고 남편혼자 내려간 명절이 두번이에요. 그땐 남편 혼자 간다고 또 명절음식 바리바리 해서 싸들려 남편 편에 보냈는데(네, 저 10년째 시댁 명절음식 다 해가는 둘째며느리였어요 ㅋㅋㅋㅋㅋ 아 시모도 나름 음식한 거 또 남편 손에 들려 보냈고, 저는 명절음식 하는 걸 늘 즐겁게 했어요. 싫은데 억지로 한 적 한번도 없어요) 이번 명절엔 그것도 다 패스 했어요. 

 

이런저런 사정으로 제가 그로기 상태였거든요. 과일이랑 양념 다 되어 팩에 넣은 LA갈비 만 사서 남편편에 보냈어요. 그 갈비도 남편이 사온 거지 남편이 주문 안했으면 과일만 보냈을 거예요. 

 

음식도 안해, 내려가지도 않아, 대부분의 시간을 학원과 독서실에서 보내는 둘째 끼니나 챙겨주면서 이토록 한갓진 명절은 20년 결혼 처음이네요. 너무 좋아서 인제 저도 남편에 대한 의리니 늙음에 대한 연민이니 뭐니 인류애고 나발이고 손윗동서 가신길을 고이 밟아볼까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명절입니다 하하하. 

 

Ps. 시가 친정 가까워서 시가 안가면 친정도 안갑니다. ㅎㅎㅎ 긍정적 문장으로 고치면 음, 친정가면 시가도 갑니다. ^^

IP : 223.38.xxx.12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9.16 11:53 AM (58.124.xxx.225) - 삭제된댓글

    저는 다 안가요.사이는 좋아요.
    엄마도 쉬고 싶어하고 ㅎㅎ
    평상시에 봐요

  • 2. 윗님
    '24.9.16 12:42 PM (61.39.xxx.90)

    ㅎㅎ 저도 다 안가요.
    저희집은 평소에 가고
    시가는 남편이 평소에 가고~

  • 3. 고3
    '24.9.16 1:55 PM (182.172.xxx.10)

    아이때문에 며칠전부터 바닥을 헤매고 있는 사람 여기 또 있어요...시가 어른들은 내가 어찌 살던 그저 시부모대접, 며느리 도리밖에 모르는 분들이라 오늘도 좁은 집에 친척들 불러놓고 담배에 고스톱에 소주에 세월아 네월아 앉아서 며늘 빨리 안온다고 흉보고 있겠죠.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우리가 살면 얼마나 산다고 있을때 잘해라를 입에 달고 사시는 분들. 이젠 하나도 신경 안쓰이고 눈치볼일도 없지만 자식일은 참 뼈아프네요.
    원글님 푹 쉬시고 오늘만이라도 시름 다 내려 놓으시길 바랍니다.

  • 4. 원글
    '24.9.16 3:44 PM (223.38.xxx.89)

    윗님 같이 힘드신와중에 다정한 위로 감사드립니다.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오늘 날씨는 또 왜이리 미치게 좋은지(남도땅 더운불앞 고생하시는 며느님들껜 죄송합니다…) 베란다 창가에 한참서서 바람 맞다 들어왔네요.
    우리 같이 힘 내요. (이 말이 얼마나 무력한 말인지는 저도 압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64052 대통령 경호처장 입장문 42 ㅇㅇ 2025/01/05 4,505
1664051 미디어몽구 무슨 일인지 아시는 분 4 지금 2025/01/05 3,430
1664050 경찰 왜 저러나요? 1 한남동 집회.. 2025/01/05 2,128
1664049 제3세계 막장국가 된 것 같아요... ... 2025/01/05 1,052
1664048 일안하는 최상목이 끌어내립시다 4 아화남 2025/01/05 992
1664047 물품 후원하시는 분들!! 1 .... 2025/01/05 1,275
1664046 난소종양 수술앞두고있는데 난소암가능성? 3 사십대중반 2025/01/05 1,881
1664045 섬유유연제 냄새 밴옷은 어떻게 없애나요? 5 ... 2025/01/05 1,531
1664044 예정일 혹은 임신 주수를 모를 수도 있을까요? 3 눈이다 2025/01/05 926
1664043 공수처에 전화해봤는데 4 .... 2025/01/05 4,300
1664042 공수처장 3 ... 2025/01/05 1,693
1664041 79년생들은 어떻게 사나요? 6 2025년 2025/01/05 3,377
1664040 김건희 X 한동훈은 언제부터 다른 배를 타게됐나요? 8 .. 2025/01/05 2,396
1664039 오늘 체포 간다 내일 간다 안간다 뭐가 맞나요 5 ㅇㅇ 2025/01/05 1,678
1664038 유가족 브리핑 마무리 7 제주항공참사.. 2025/01/05 1,961
1664037 김재섭 " 체포영장 효력 문제 있다." /펌 22 하이고 2025/01/05 3,592
1664036 내일 낮 서울 눈 녹을까요? 5 . .. 2025/01/05 2,203
1664035 넷플릭스 추천 할게요~ 9 기쁜소식오길.. 2025/01/05 5,322
1664034 대형교회들이 연합해서 은행을 만들고 싶어한다네요 17 2025/01/05 4,281
1664033 고구마 활용한 이 음식. 건강에 좋을까요~~? 7 고구마 2025/01/05 1,909
1664032 내란이고 나발이고 100% 탄핵인용 이유 1 쇼츠 2025/01/05 1,949
1664031 mbn에 나온 이부영 진짜 원로네요 13 하늘에 2025/01/05 3,363
1664030 계절적으로 구정때가 4 ..... 2025/01/05 2,059
1664029 거짓말을 아주 잘하는 사람도 있나요? 15 Darius.. 2025/01/05 2,416
1664028 추접스런 인간들 3 ... 2025/01/05 9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