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외출할 일이 있어서 아이와 급하게 나오는데
현관앞에 큼지막한 한우세트가 와있더라고요
받는 사람을 보니 친정아빠 성함...
보내는 사람은 모르는 사람이었어요
근데 사람의 마음이란게 순간적으로 여긴 우리집인데 왜 아빠 성함으로 물건이 왔지?란 생각이 드는게
아니라 그냥 식구(!)의 낯익은 이름이니 누가
아빠성함으로 보냈나보네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현관안에 살짝 넣어놓고선 볼 일을 보러 나갔어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 차안에서 정신이 드니 아무래도 이상한 생각이 들더라고요
친정집은 저희 동네가 아니고
아빤 저희집에 사시지도 않았고
재작년에 편찮으셨을때 제가 모시고 와서
일년만 저희집에서 보살펴 드렸었거든요
평생을 건강체질이셨던 아빠는
백신부작용으로 일년을 투병하시고
정말 기가막히게 작년에 하늘나라에 가셨어요
이런 현실이 자각되면서 오배송이 된거라는걸
깨닫게 된거죠
여튼 빠르게 연락을 해서 그 추석선물은 본래의 주인에게로 잘 보내졌어요
근데...
어제부터 지금껏 가슴이 울컥거리고 뭔가 속에서
꿀렁거리면서 넘 슬픈거에요ㅠㅠ
이렇게 비까지 내리니 그리운 아빠가 더 보고싶고
슬퍼진 내 마음을 진짜 어쩌지를 못하겠어요
작년 여름에 우리곁을 떠나가신후론
아빠와 똑같은 이름 석자를 처음 본것뿐인데
왜 이렇게 저 자꾸만 눈물이 나는거죠...
사랑하는 아빠...
올 추석은 아빠만 안계신 명절을 맞게 되네요
아빠가 좋아하시는 꽃게도 많이 보이고
요즘 맛난 가을 과일들도 천지로 많은데
아빤 천국에서 잘 지내시고 계신가요?
막내딸이 비록 잘하는 요리는 아니지만
마음만으로라도 아빠가 잘 드시던 동태전, 잡채,
꽃게탕,나물들 ..등 이것저것 한보따리 만들어서
거기 천국으로 보내드려요
맛이 좀 부족해도 울막내딸 요리솜씨가 그새 늘었구나 흐뭇해하시면서 모쪼록 맛있게 드셔주세요
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