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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저도 어느새 시모가 되어 위로는 시부모와 아들 내외가 있는 낀 세대

추석 조회수 : 2,913
작성일 : 2024-09-13 11:13:26

아들이 결혼하고 두 번째 맞이 하는 명절입니다.

제사, 차례 지내는 집 맏이와 결혼해서 묵묵히는 아니고

외며느리라 내 할일이다 스트레스 받으며 살아 왔어요.

아들이 성인이 되니 자식이 결혼하기 전 이 문제를 정리해야

내가 살겠다 싶어 코로나 즈음 저는 제사와 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어머니는 제사가 종교인 분이라

우리 보고 오지 말라고 하셨죠.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꼿꼿하게 못 펴는 어른인지라

제가 어머니 혼자 하는 것도 보기 힘든 일이라

저는 가지 않겠다고 했어요.

 

중간에 있는 남편이 차례 지낸 후 점심 이후 아이 둘과

방문하다가 그간 제가 다 만들어 가고

어머님 댁에서 국과 밥을 했던지라 어머니도 항복.

 

그리고 아들이 결혼해서 처음 맞는 명절.

드디어 외.식을 하고 카페를 가는 시간을 가졌지만

반쪽자리 자유였어요.

 

여든, 여든 일곱살 시부모 두 분 사시는데

어머니는 이제 반찬도 사서 드신다고 하니

설에는 고기 재우고, 더덕이며 삼색 나물 기타 몇 가지 반찬을 해서

어머님 댁 가져다 드리고 식당으로 갔거든요.

아들네도 나눠 주고.

 

추석이 다가오니 명절 스트레스는 그대로다 싶어요.

추석날 식당은 예약했는데

그래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자니 마음이 불편하네요.

 

제가 6살, 10살 하원 알바를 하고 있는데

어제 저녁 내일 여행 가서 학원 안 간대요.

너무 부럽다고 했더니 선생님도 여행 가시라고.ㅎ

 

할머니, 할아버지가 계셔서 음식도 해야하고 여행을 갈 수가 없다고 했더니

6살 아이가 음식은 혼자 하느냐 묻기에  같이 할 사람이 없어

혼자 한다니까 가위 바위 보 해서 진 사람이 요리하기 하래요.

싫다고 하면 한 달간 여행가는 것도 괜찮다고.ㅎ

오빠가 한 달이나 선생님 여행가면 우리는 어떡하냐고

일주일만 가시라고

"나도 이제 지쳤어.나 여행갈거니까  알아서 밥들 해먹어! 쾅~"

그러면서 여행을 떠나요 노래를 불러 주더라고요.

그 방법 치사하니 진짜 쉬고 싶을 때 일년에 한 번만 써 먹으라고.

 

몇 가지 사다 놓았지만 더 살것도 있고 음식도 해야하네요.

하고 안 하고는 내 마음인데 왜이리 딱 그만 두지를 못 하는지..

나도 내가 밉네요.ㅠ

성격이 팔자라고.

 

저도 내년에는 홀가분하게 남편과 여행을 실천해보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두 메리 추석~~~

IP : 211.206.xxx.191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고녀석들
    '24.9.13 11:22 AM (211.218.xxx.194)

    참 귀엽고 똘망똘망하네요.^^

  • 2. 그동안
    '24.9.13 11:23 AM (210.108.xxx.149)

    수고 많으셨어요~우리세대가 그렇죠 진정한 자유는 부모님이 돌아가셔야 찾아 옵니다..
    저도 그렇게 지내다 2년전 시어머니 돌아가시고 진짜 한가롭게 지냅니다 애들하고 외식하고 까페가서 차마시며 수다 떨다 헤어집니다 시어머니 계실땐 음식해서 찾아뵙느라 차례 안지내도 나름 바빴지요..
    그래도 우리대에 제사 차례 없앤거 잘했다고 생각해요

  • 3. 아들부부
    '24.9.13 11:31 AM (122.46.xxx.45)

    여행가라하고 시부모는 참 답없죠 ㅠ

  • 4. ....
    '24.9.13 11:33 AM (180.69.xxx.152)

    어우 빌어먹을....그 놈의 명절...그 놈의 제사....염병할....
    대대로 남의 집 딸 데려다가 착취해가면서 이어진 종교화....
    이슬람이랑 다를게 뭐가 있는지....

    그나저나 아이들이 너무 이쁘네요...원글님을 무척 좋아하는듯....ㅎ

  • 5. ..
    '24.9.13 11:40 AM (118.130.xxx.26)

    그 불편한 마음이 몸도 마음도 지치게 하는 것 같아요
    이제 그만 내려 놓으세요
    일흔일곱 부모님도 생각이 있으시겠죠
    싫다고 하지만 다 해다 바치는 며느리
    제사가 신앙이신 그 분들이 할만하니 하시는 겁니다
    그저 내려 놓으라는 말밖에

  • 6. ...
    '24.9.13 11:45 AM (211.206.xxx.191)

    댓글 감사합니다.
    아들 내외에게는 언제든 자유를 줍니다.
    제가 며느리에게 **이는 나처럼 사는 것 싫다고 이야기 했어요.
    어제 두 꼬맹이들과 대화 나누며
    6살 10살 어린 사람들이 참 현명하구나 싶었어요.
    **가 대신 이야기 해 주는 것 만으로도 위로가 된다고 이야기 했어요.
    정말 귀요미들입니다.

  • 7. ......
    '24.9.13 12:17 PM (1.241.xxx.216)

    제사 안하신다고 하셨는데 굳이 음식을 해서 부모님과 아들네 줄 음식을 왜 하실까요
    중간중간 해드리는거야 상황껏 하시면 되지만 명절이라고 또 준비하는건
    또 다른 명절맞이를 하시는 거잖아요
    시부모님 신경쓰이시면 모시고 외식하면 되잖아요
    굳이 원글님 손으로 음식 만들어서 갖다 드리면서 힘들어 안하셨으면 좋겠네요

  • 8.
    '24.9.13 12:18 PM (14.44.xxx.94) - 삭제된댓글

    그게 낀세대의 숙명이래요
    이도저도 아닌 뭘 해도 개운하고 가뿐하게 못하고 어설픈 죄의식만 가득한

  • 9. 저도 시어머니
    '24.9.13 1:31 PM (175.194.xxx.124)

    혼자 계신 친정엄마랑 일요일에 양갈비 먹을거구요(식당)
    결혼한 아들은 멀리살아 안옵니다.
    혼자 있는 아들은 추석전날 와서 갈비랑 고사리나물 해서 먹을거예요.
    저는 갈비랑 고사리 나물만 할거예요.
    아들이 원하면 좀 싸주려구요

  • 10. ..
    '24.9.13 1:44 PM (211.206.xxx.191)

    시부모님도 아들내외와 함께 식당에서 외식 하지요.
    시동생 차로 모시고 와요.

    이제 명절음식 안 하는 게 제 목표.

  • 11. 땅지맘
    '24.9.13 2:11 PM (125.186.xxx.173)

    귀엽네요^^

  • 12. ㅇㅇ
    '24.9.13 5:38 PM (39.117.xxx.171)

    하던걸 안해서 그런거겠죠
    그래도 잘 없애셨어요
    담부턴 여행을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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