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둘을 키우신 저희 친정 엄마는 유난히 차별이 심했어요.
이유는 알아요, 둘째인 저는 엄마 말 잘 듣고 편식 없이 주는대로 잘 먹고 물려받은 옷 입고 불평없이 공부 잘하고, 언니는 반항하고 공부 안 하고 말썽을 많이 일으켰어요. 하지만 동네방네 소문날 정도로 유난스런 엄마의 차별 때문에 자랄때 힘든 점이 참 많았어요.
추석이 제일 싫었어요. 사돈에 팔촌 대가족이 모이면 어른들이 저를 구박했어요.
니가 그렇게 공부를 잘한다면서, 이번엔 몇 등했는데? 난 또 전국 1등이라도 한 줄 알았네. 엄마가 하도 자랑하니까.
언니는 달덩이같이 예쁜데, 넌 클수록 엄마만 닮아가네. 너 나중에 어떡하니. 큰일났네.
그래서 전 결심했어요. 자식을 낳으면 딱 하나만 낳겠다고요. 제가 엄마를 닮았으니까 외모만 아니라 성격도 닮았을 수 있는데 저도 아이들을 차별하고 한 애만 예뻐하고 다른 하나는 구박하면서 키우면 어떡해요. 그래서 정말 하나만 낳아서 열심히 키우고 있는데요.
남편이 2년전에 고양이를 쌍으로 입양하자고 하더라고요. 지금까지는 한 마리만 키웠는데 너무 외로웠을 것 같다고 둘이 같이 놀게 이번엔 두 마리 입양하자는 말에 넘어가서 정말 생긴 것도 비슷하고 나이도 같은 아기 고양이 두 마리를 업어 왔죠. 근데 어쩜 둘이 그렇게 다를까요. 한 마리는 먹고 뛰어 노는 거 말고는 아무 관심이 없어요. 밥을 두 그릇에 나눠줘도 둘다 먼저 자기가 다 먹고 엄청 커졌고, 또 한 아이는 언제나 양보하고 기다리고 작아졌어요. 큰 아이는 먹이만 채워주면 알아서 놀러 다니고 저희한텐 관심도 없는데요. 작은 아이는 그렇게 다정할 수가 없네요. 제가 소파에 앉으면 조심조심 다가와서 엉덩이를 붙이고 같이 자요. 아침에도 사료 떨어지면 큰 아이가 문을 밀고 들어와서 제 배를 밟으면서 밥 달라고 하는데요, 작은 애는 말리면서 그러지 말라는 느낌이요. 대신, 잘 잤어? 그런 의미인지 냥냥 하면서 제 얼굴을 쓰다듬고 그루밍도 해주네요. 고양이 두마리도 이렇게 호불호가 분명한 성격인데, 내가 자식이 둘이었으면 공평하게 사랑하면서 키웠을까. 물론 고양이와 사람은 다르지만요, 가끔 궁금해요. 애들 여럿 키우는 어머님들, 다 공평하게 사랑의 마음이 우러나나요? 아님 공평하게 사랑하려고 노력을 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