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9일 코스트코 양평점에서 불고기용 소고기 앞다릿살을 사 구워 먹던 ㄱ씨의 입속에서 딱딱한 이물질이 씹혔다.
밥알보다 약간 작은 두 조각의 금속이었다.
성분을 조사해보니 산탄총의 납탄 조각이었다.
미국 농장에서 새를 쫓을 때 사용하는 산탄총 총알이 소고기 속에 박힌 채로 한국 대형마트까지 유통된 것이다.
‘총알 박힌 소고기’는 어쩌다 ㄱ씨의 식탁까지 오를 수 있었을까. 이 소고기는 식품특화 중견기업의 육류 수입 계열사인 ㄴ사가 미국 캔자스주의 한 농장에서 수입했고
ㄱ씨가 사먹은 고기는 ㄴ사로부터 원료육을 사들인 코스트코가 불고기용으로 소분해 판매한 것이다.
ㄴ사 관계자는 9일 한겨레에 “(ㄴ사가) 직접 판매하는 원료육은 금속 검출기로 이물질을 걸러낸다. 밥알 정도 크기의 금속도 걸러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덩어리째 코스트코로 납품된 고기들은 별도의 금속검출 절차가 없기 때문에 ㄱ씨의 식탁에 오를 수 있었다는 취지다.
산탄총 총알 발견 뒤 코스트코는 소극적인 대응으로 일관했다.
코스트코는 ㄱ씨로부터 납탄을 수거해 간 뒤 일주일이 넘도록 별다른 설명을 내놓지 않다가, ㄱ씨가 먼저 연락한 뒤에야 ‘산탄총 총알로 추정된다’는 답변을 내놨다.
ㄱ씨는 “코스트코가 처음에는 수입 업체에 문의해보라고 책임을 떠밀었고, 문제의 고기가 다른 고객에게 팔렸을 가능성을 제기하자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고 주장했다.
코스트코는 한겨레의 관련 질의에 “운영 상의 문제는 구매한 회원이 직접 문의를 주셔야 한다”며 답변을 거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