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세대는 보수적이고, 그래도 부모님 아프면 집에서 돌보고 모셔야 한다는 세대인데요.
실은 이걸 안 해본 사람들도 굉장히 많잖아요.
7남매라고 하면, 보통 장남 한명이 모시거나 해서 나머지 6명은 그런 경험을 안 하기도 하죠.
저희 엄마가 딱 그러신데요.
외삼촌이 몹시 효자여서 외할아버지, 외할머니를 돌아가실 때까지 모셨고,
저희 할아버지, 할머니는 일찍 돌아가셨고 아빠가 차남이셔서 큰아버지가 모셨구요.
그러다 보니 40년대 생이시지만, 노인을 돌본 경험도 없고, 심지어 대학병원에서 하루 자면서 간병을 한다든가 이런 경험이 전혀 없으세요.
하지만 효자 외삼촌이 계셨고, 당연히 자식은 부모를 돌봐야 한다고 생각하시구요.
당신이 경험이 없으시다보니 노인을 돌보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이해를 못하세요.
키워준 부모 아플 때 부모를 돌보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하시구요.
그러다보니 저는 남동생이 완전 엄마를 나몰라라 하는 타입이어서 엄마 아프시면
병원 모시고 가고, 간병하고 이런 일들을 제가 주로 하는데요.
병원에 한 번 들르지도 않는 동생 때문에 속터져서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내면,
저희 엄마는 잘 이해를 못 하세요.
엄마가 아픈데 겨우 병원에서 며칠 자고, 몇 주 간병한게 그렇게 힘든 일이냐, 엄마 기저귀 가는 걸 그렇게 힘들다고 생색내냐 이렇게 말하시거든요.
그나마 간병을 하든, 부모님을 모시고 살든 경험을 해 본 노인이 그나마 나은 것 같은데요.
당연히 그 시대에 맞는 보수적 생각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상 본인은 그런 일들을 겪어본 적이 없어서 제가 하는 일들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엄마, 정말 힘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