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학년 딸이 거짓말을 부쩍 자주하는데요
머리를 스스로 잘라놓고, 제가 머리 잘랐네? 하면 안잘랐어. 아니 머리 자른게 보이는데? 하면 아니라구! 하며 억울해해요.
과외샘이 내준 숙제 하자하고 숙제 범위 (단 두문제) 핸드폰으로 보고 하는 줄 알았거든요. 다했다! 이러고서는 안한거에요. 과외샘이 수업 후 좀 이상하다고..늘 성실한 아이었는데 좀 지켜보자고 하더라구요. 그러고 그 다음 수업 전에 숙제를 하는지 봤어요. 책을 펴고, 숙제 범위를 제 폰으로 보고 무언가를 하는가 싶더니 해맑게 다했다! 이래서 제가 ㅇㅇ아, 숙제 다했나 보자. 했더니 왜?라고 하더라구요. 엄마가 너가 빼먹은거 있나 도와주려구. 했는데 애가 아주 조금 동공지진이 일었고, 아무것도 안한 걸 제가 알아챘고, 아무것도 안돼있는데? 하니까 아깜빡했다 이러고 태연하게 하더라구요. ㅇㅇ야 이제부터는 실수하지 말고 잘 보고해. 앞으로 엄마가 다 체크해줘야겠다 라고 했거든요.
새벽에 침대에 실례를 하고서는 6시에 교복으로 갈아입고, 마치 학교 갈 준비를 한 것처럼 해서 뭐하러 미리 갈아입어 라고 했는데요. 밤에 잘 때 되어서는 엄마 나 잘 때 옆에 있다가 갈꺼야? 응! 하니까 안그래두 되는데 이러고 이불이 아직 젖어있어, 내가 머리감고 침대 가운데서 머리를 부비면서 잤거든, 이라고 하더라구요. 어 이상하다? 그게 아직도 젖어있다고? 하면서 제가 냄새를 맡아보니 오줌 냄새가 났어요. ㅇㅇ야 솔직하게 이야기를 미리해줬으면 엄마가 낮에 시트를 갈아 놓는데, 오줌 싼거야? 그래서 교복도 일찍부터 입은거고? 했더니 미안해. 이러거라구요.
오줌까지는 자기도 민망하고 제가 싫어할 것 같으니까 거짓말하는건 이해가 되는데.. 숙제나 옆머리 짜른거나 사소하게 거짓말하는게 이해도 안되구, 캐물으면 자기가 대답을 못할 때 궁지에 몰리지 않고 안면몰수 해버리는 느낌? 제가 느끼기에.. 더 이상 제 예뻤던 아이가 아니라 이상한 말 안통하는 사람과 대화하는 기분이 들어요. 남편은 제가 혼낼 때 너무 잡아서 그렇다고 하는데, 저도 잡을 땐 이유가 있어서 그런거거든요.
그런데 남편도 똑같이 휴가 쓴걸 숨기고 골프치러 가더라구요. 그러면 걸리지나 말던지.. 하.. 남편은 회피형으로 아무 말도 안하고 두리뭉실 빠져나가며 거짓말을 20프로 정도 보태요. 정말 사소한 것도 거짓말을 살살 하더라구요. 이런거 보면 딸이 아빠 닮았나 싶고. 남편의 어린시절은 어땠을까? 거짓말도 습관이 되어서 어른이 되어서도 분별이 안되는걸까? 하고 별 생각이 다 들어요.
혼란스럽네요. 제가 어떻게 해야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