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모임도 많이하고 사람들과 두루 잘 지냈습니다.
외향적 성격은 아니지만 외출하고 만남 가지고 이야기 나누고 그러는 거 좋아했고 그동안 잘 지냈습니다. 사교성이 좋은 성격이라는 말을 평생 듣고 살았죠.
그런데 반년전부터 사람 만나는게 너무 귀찮고 번거로운 거예요.
화장하고 차려 입고 반 시간 한 시간 거리 나가서 이야기 나누는 것도 이젠 별로이고
그렇게 만나봤자 대화 내용이 대부분 거기서 거기.
만나자는 연락이 오면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면서 가능한 미루고 있어요.
이러면 조만간 관계가 대부분 다 사라질 것 같아요.
뭔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지도 않지만 새로운 일을 벌이자니 이젠 나이가 많아 어려워져서 인지 대부분의 일에 흥미가 떨어졌어요. 시작을 해도 그게 어떤 과정을 거치고 잘해야 어떤 결과 정도 본다는 생각이 먼저 들어서 하지 않게 돼요.
궁금한게 죄다 사라진 기분이기도 해요.
저녁에 가족들이 귀가 할 때까지 무척 조용한 시간을 보내게 되는데 그게 다소 심심하지만 그렇다고 나가고 싶지도 않고 나갈 일 만들기도 싫구요.
운동 하러 다녀오고 자기 전에 간단히 스트레칭 하고 청소 요리 같은 집안 일 하고
유튜브 보고 82 보고 잡지나 단행본 읽는게 그나마 루틴입니다.
해외여행 가는 것도 시들해졌다니까요. 국내 여행은 더더욱 흥미가 떨어졌구요.
제가 이렇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지친 걸까요?
기력이 딸리고 체력 회복이 이젠 시간이 더 많이 들어서 그러는 걸까요.
그런데 이렇게 심심한 나날을 앞으로 꽤 오래 동안 가지게 되면 어쩌나 싶어요
심심해서 알바 하러 나갈 생각은 없습니다. 그냥 새로운 누군가와 말 섞고 엮이는 것 자체가 싫어요.
평온한 삶을 사는 것은 무척 감사한 일이지만 이렇게 무의미하게 하루 하루 보내도 되는 걸까 하는 생각이 간혹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