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이십년동안 격주로 장 봐서 시집 가서 차려서 밥 먹고 왔어요. 6남매 중 오직 장남인 우리만 그렇게 했네요. 거기에 명절, 시부모 생신, 집안 행사에 복날, 초파일, 크리스마스까지 갔더니 남편이 제 생일에도 가자고 하더라고요. 시부모 병원 모시고 다니고 모임 모셔다 드리고 그러고 살았는데 돌아가시자마자 집 한 채 유산은 시동생이 가졌네요. 제게는 의논조차 없이 통보만 있었죠.
뭐 맡겨놓은 것처럼 이십년을 자기 부모 수발 들게 하더니 이제 그렇게 안살겠다 하니 천하에 못된 여자라고 대동단결해서 저를 비난하더군요. 그러거나 말거나 착한 며느리병 이제 나아서 그렇게 안살아요. 그래봐야 제사 때 그들 안보는 게 다지만요.
매주 밥 같이 먹는 게 너무 괴로운 그 며느님, 아마도 도우미가 차리는 밥 먹거나 외식 하시는 것 같은데, 용돈은 커녕 시녀 노릇 하고 돈도 드리며 살았던 저같은 여자도 있답니다. 심지어 맞벌이에요.